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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붕괴, 지옥문이 열린다 - 펜타곤의 인류 멸종 시나리오
마이클 클레어 지음, 고호관 옮김 /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경희대학교출판부) / 2021년 8월
평점 :
직설적인 제목만큼 눈길을 끄는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다. 눈길을 끄는 정도가 아니다. 다른 곳도 아닌 펜타곤에서 내놓은 기후 관련 위기 시나리오니 말이다.
트럼프가 환경보다 경제를 우선시하는 정책을 펼치는 가운데서도 기후변화에 대한 펜타곤의 연구는 계속되고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실제로 국가안보에 나쁜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확인하고 있었다고 한다. 가장 현실적이면서 중요한 임무를 맡고 있는 미국 군에서 나온 보고서이고 정보이기에 위기의 심각성이 한층 더 느껴지는 대목이다.
실제로 기후와 환경 문제가 안보 위기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점은 국가 간의 위협 요소가 정치적이고 외교적인 것보다는 보다 실질적인 생존의 문제와 직결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순히 국가 간의 자존심이나 경제적 정치적 이익 다툼은 개선의 여지가 있지만, 기후가 위험 단계를 지나버리면 되돌릴 여유가 전혀 없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당장 우리가 2010년대 이후로 겪고 있는 폭염이나 혹한을 떠올려봐도 사태가 간단치 않다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 더군다나 미국은 허리케인이나 지진 등 자연재해의 규모가 우리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크다. 뉴올리언스의 경우처럼 치안이 무너지고 경제가 마비되는 등 사전경고와 같은 신호들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투모로우’라는 영화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점점 살기 힘든 기후 지역의 주민들은 생존을 위해 대규모 이주를 감행할 것이다. 여기에서 발생하는 충돌과 분쟁, 자원 배분 갈등은 핵폭탄을 안고 있는 것 이상의 위험 요소라 할 수 있다. 기후가 곧 전쟁의 불씨인 것이다. 이것은 나아가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펜데믹이 상시화될 위험요소까지 갖고 있다. 또 지금도 에너지 공급 문제는 관리가 까다로운데, 기후위기로 인해 식량뿐만 아니라 냉난방에 필요한 에너지 갈등도 가시권에 와 있다고 할 수 있다.
북극의 얼음이 대대적으로 녹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매년 대규모의 빙하 붕괴 장면이 이제는 새롭지도 않을 지경이다. 새로운 항로가 개척된다고 해당 지역의 경제인들은 웃고 있을지 모르나 지구 전체적으로 봐서 해수면의 상승은 현재진행형인 가장 비극적인 재앙의 하나다.
전 세계의 경찰을 자처했던 미국이 이제는 한 발 빼는 모양새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지구에서 가장 중요한 균형추는 미국이라 할 수 있다. 미 펜타곤의 현실 인식이 앞으로 전 지구적 기후 위기를 어떻게 수습해나갈지, 정부 정책으로는 어떻게 구현되고 추진해나갈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네이버 「리뷰어스 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쓴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