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다시 보기를 권함
페터 볼레벤 지음, 박여명 옮김, 남효창 감수 / 더숲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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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에서 방영하는 극한직업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영림단에 대해 소개하는 내용을 본 적이 있다산림자원을 관리하는 직업인데숲을 가꾸고 어느 정도 자란 나무는 목재로 활용하기 위해 벌목을 하고 훼손된 녹지를 복구하는 등의 작업 등의 내용을 다루고 있었다이 방송을 보면서 우리나라도 장기적 관점으로 정책이 이루어지는 분야가 있었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다시 보기를 권함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국가 차원의 산림 자원 관리도 정책결정자나 주민들의 가치관에 따라 서로 다른 특색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원 활용의 관점에서 나무는 30년이 지나면 더 이상 자라지 않아 벌목해줘야 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이 책을 통해 이런 사항도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나무의 종류에 따라 그 간격이나 관리의 기준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숲은 그 시대의 취향과 경제적 관점에 따라 규모가 축소되거나 확장되는 일종의 순환이 있었는데흥미로웠던 것은 목재가 에너지로 적극 활용될 때 축소되었던 숲의 규모가석탄이나 석유 등이 주요 에너지로 부상하면서 목재가 후순위로 밀리게 되고이는 다시 숲이 다시 확장되는 데 영향을 끼치게 되는 일련의 과정이었다일장일단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지금은 오히려 친환경 에너지를 개발한다면 명목 아래 오히려 기존의 산림 자원이 파괴되는 아이러니를 목격하고 있으니 말이다.

 

너도밤나무가 온전한 성채로 자라는 데 그 생존 확률이 170만 분의 1에 불과하다는 것을 읽으면서 식물 역시 생존을 위한 치열한 경쟁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그 테스트를 통과한 너도밤나무는 최대 50미터 정도까지 자란다고 한다주목되는 점은 혼자 성장하지 않고 네트워크즉 무리를 이루어 생존을 꾀한다는 점이다그래서 병에 걸린 나무가 있으면 다른 나무들이 스스로의 양분을 희생하면서까지 도움을 준다고 한다이러한 전략으로 생존율을 높이는 것이다.







이 책이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자연에 대한 인간의 개입이 최소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인간이 자기 중심적인 관점으로 행하는 모든 형태의 자연보호특히 숲에 행하는 일들이 숲의 건강한 생태계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예를 들어 숲을 관리한다고 기계를 투입하게 되면 최대 95퍼센트까지 물을 저장하는 능력이 상실되는 경우를 볼 수 있다그래서 저자는 자기가 관리하는 숲에서 되도록 기계 시대 이전의 전통적인 방식으로 숲을 관리하고 목재를 생산하는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이 책은 자연을 인간의 관점에서 객체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 위에서 공생하는 협력 관계로 보는 최근의 생명윤리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여기서 공생과 협력이라 함은 인위적인 개입을 최대한 자제하여 생태계에 부담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다특히 숲은 지구의 허파와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기에 산림자원의 경영이 어떤 관점과 정책에서 이루어져야 하는가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 네이버 「문화충전 200%」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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