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9 기계가 멈추는 날 - AI가 인간을 초월하는 특이점은 정말 오는가
게리 마커스.어니스트 데이비스 지음, 이영래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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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을 보고서 많은 이들이 의아하게 생각한 것은 저 대국이 과연 공정한 대결인가 하는 것이었다나도 처음에 당연히 알파고 인공지능이 탑재된 하드웨어 한 대가 와서 이세돌과 대국하는 줄 알았는데알고 보니 바다 건너 알파고를 만든 회사 본사까지 연결된 통신망을 통해 수많은 컴퓨터들의 계산과 싸우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이쯤되면 이건 그냥 거대한 한 시스템과 인간 한 사람이 대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에 대결 자체가 성립되어서는 안 되는 조건이라는 생각을 했다물론 이런 부분은 크게 논란이 되지 않았고 사람들은 대체로 인공지능으로 변화될 미래 사회의 전망에만 집중하는 모양새가 되어버렸다사람들은 이제 인공지능이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은 물론이고살아가는 마음가짐예를 들어 인간으로서 자존감을 얻는 방식조차 바꿔야 하는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는 미래 예측에 대해 호기심과 두려움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번에 국내에 출간된 2029 기계가 멈추는 날의 저자들은 AI의 현재 상태에 대해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평가하며 진짜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 개선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딥러닝의 차원을 넘어선 딥 언더스탠딩'(deep understanding), 즉 심층적 이해에 대한 문제의 해결점이 보이는 그 순간이 진정한 의미에서 AI의 전환점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여기서 심층적 이해란 추론상식건전한 응용가치관 등의 개념이 자연스럽게 인공지능을 통해 구현되는 상태를 말한다다시 말해 지금의 인공지능은 매우 과대평가되어 있다는 말이다현재 인공지능의 발전에 있어 대다수의 성공은 빅데이터딥러닝빠른 하드웨어의 결합이라고 할 수 있는데지금까지 진전이 이뤄진 영역인 대상 인식은 의미를 이해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라는 것이다대상 인식에 머무른 인공지능의 현재 수준은 안전이나 사회 혼란 초래 같은 위험 요소가 다분하기에 기껏해야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을 뿐이라고 한다. “전반적인 능력은 떨어지나 특정 분야에서 비범한 능력을 보이는 디지털 서번트’”. 따라서 이 책에서는 반복적으로 현재의 AI에 대해 제한적’narrow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인공범용지능(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으로 나아가지 못하면 인공지능 기술에 더 이상의 발전은 없다는 게 저자들의 논지다. ANI(artificial narrow intelligence)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문제는 지금 이 단계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이것은 완벽한 정보가 주어진 게임에서 활약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지금 유행하는 광고나 상품 추천에는 최적일지 모르나 인간에게 정말 안전하고 유익하고 도움이 되는 인공지능으로 가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저자들은 열린계(개방성-무한성-다양성-복잡성)와 닫힌계(폐쇄성-유한성)의 비교를 통해 현재 인공지능이 어떤 필드에서 한계를 보이는지 설명한다. “바둑은 폐쇄성의 대표적 예라고 할 수 있다지금까지 인공지능 기술이 선보인 활약과 성공은 닫힌계에서의 성공이다그러나 닫힌계에서의 성공이 열린계에서의 성공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점을 저자들은 낱낱이 밝히고 있다.

 

저자들은 현재 인공지능 기술의 한계와 그 해결의 실마리가 인간의 정신에 있다고 주장한다이것은 인간이 자신과 주변을 인식하고 세상을 이해하고 처리하는 방식을 적용하지 않고서는 인공지능의 기술의 미래가 더 나아가지 못함을 의미한다추상화와 일반화라는 정신 활동을 비롯하여 인풋과 아웃풋으로 설명할 수 없는 언어의 미묘함맥락에 대한 이해 부족 등이 직시해야 할 문제들이다이 책은 빅데이터와 머신러닝 기술의 발전으로 인공지능 자체가 큰 발전을 이루었지만 고도의 기계적인 데이터 처리와 표면적인 패턴 발견의 차원과는 다른 심층적 이해의 단계로 나아가는 것만이 인류가 꿈꾸는 인공지능의 세계로 이끌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미디어를 통해 노출되는 인공지능에 대한 가공된 이미지나 빈약한 정보에 지나친 기대나 열광두려움경계심 같은 것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이 책은 현재 있는 그대로의 인공지능의 발전 현황을 보여주고 어디까지 성과를 이루었고 무엇이 과제인지를 객관적으로 밝히고 있어 독자로 하여금 보다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인공지능에 대한 관점을 가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소개된 인공지능 관련 참고문헌들을 기회가 된다면 같이 두루 살펴보는 것도 유익할 것이다.





네이버 「리앤프리 책카페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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