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코노믹스 - 음악 산업에서는 누가, 어떻게 돈을 버는가
앨런 크루거 지음, 안세민 옮김 / 비씽크(BeThink)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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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로코노믹스의 저자인 경제학자 앨런 크루거는 2019, 58세라는 이른 나이에 안타깝게 사망하면서 이 책이 그대로 마지막 저서가 되었다그는 미국 경제의 문제구체적으로는 중산층의 몰락과 빈부 격차가 심화되는 문제를소수의 일류 뮤지션들은 엄청나게 돈을 많이 벌고 나머지 사람들은 거의 벌지 못하는 음악산업의 모습에 비유하여 잘 지적한 내용을 이 책에 담고 있다다시 말해 승자 독식 구조가 된 경제학의 현재 모습에 대해서다.






음악에 재능이 있고 뮤지션으로서 대중 앞에 나서는 사람들이 특별한 것은 사실이지만어떤 의미에서 이들의 특별함은 유별난 것이라고 생각한다그들은 음악이라는 수단을 통해 돈벌이를 하는 것이다다시 말해 경제적 행위를 음악을 통해 하고 있는 사람들인 것이다그들은 음악이라는 생산품을 통해 돈벌이를 한다그들이 만들어내는 음악 중 대부분은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대중에게 허황된 이미지를 그럴 듯하게 받아들여 지갑을 열게 하는 기술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하지만 대중은 마케팅에 넘어가 마치 대단한 의미가 있는 것처럼 받아들인다따라서 장사가 되는 뮤지션이 있고반대로 기대에 못 미친다거나 때를 잘못 맞춘 상품을 내놓는 등의 이유로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운 뮤지션들이 있다.

 

음악 산업은 경제학의 핵심을 잘 보여준다우리가 전문적인 지식은 없더라도그 분야에 친숙하기 때문에 음악 산업에서 작동하는 경제학 원리에 대해 더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다음악 산업도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수요와 공급규모와 대체 불가능성상품 자체의 성공을 위한 보완적 요소들가격 차별화비용 절감 등의 요인들이 다 포함되어 있다결국 음악도 장사의 영역이란 의미다뮤지션과 음악 소비자 사이의 감정적 유대라는 요인이 중요하긴 하지만 이것을 형성하기 위해 들인 노력으로부터 보는 손실은 결국 더 큰 이익을 이끌어내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경제가 우리의 삶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때론 삶의 양식을 변화시키기도 한다는 점에서 음악 산업은 경제 행위의 주체혹은 소비자로서의 인간 행위를 연구하는 데 요긴하다. 21세기 들어 나타나는 부의 편향 혹은 집중 현상다시 말해 승자독식의 현상이 심화되는 중요한 요인으로 디지털 기술을 든다이 기술 혁명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음악 산업도 마찬가지다이미 인터넷 초창기 시절에 그 가능성을 알아보고 발빠르게 움직인 데이빗 보위의 사례가 좋은 참고가 된다.







최근 들어 비즈니스 모델이 일회적인 상품 거래 모델에서 구독 경제와 경험 경제로 그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다특히 경험 경제라는 측면은 음원이나 음반보다 라이브 공연이나 굿즈 판매 등의 부가 사업을 통해 많은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음악 산업의 모습을 보면 더 와닿게 된다.

 

산업으로서의 음악 분야가 경제학의 원리나 자본주의와 분리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청자와의 강렬한 감정적 유대를 일으킨다는 점이 경제적 가치 이상의 것을 창조한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사람을 변화시키고 문화를 만들어내고 사회적 에너지를 상승시키는 것은 음악의 미덕이다그러나 궁극적으로 우리가 고상하게 생각하는 것인류애적으로 생각하는 것공동체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돈 문제와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음악이 독립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진다기보다 그것을 통해 창조적 행위를 하고 그 행위에서 생산되는 창작물을 소비하는 우리의 삶의 다양한 측면과 결합할 때 그 의미가 드러나고 가치가 높아진다는 것을 가르쳐준다그리고 이런 양상은 비단 음악 산업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고 팔고 소비하고 생산하는 모든 경제적 행위가 서로 상호 연결되어 있고 보완적인 성격을 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 네이버 「리뷰어스 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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