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탐험 - 너머의 세계를 탐하다
앤드루 레이더 지음, 민청기 옮김 / 소소의책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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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조상이 살던 곳에서 떠나 새로운 세계로 발걸음을 내딛었을 때, 인간의 탐험은 시작되었다. 그 첫 이유로는 아마 생존을 위해서일 것이다. 먹을 것이 부족해서였거나, 경쟁자와의 다툼에서 밀려서 더 이상 그곳에서 살 수 없었거나, 혹은 앞의 이유 때문에 안전과 생명의 위협을 느껴서였거나 일 것이다. 아무튼 인류의 조상 중 처음으로 이 자리가 아니다 싶어 떠난 그로부터 인류에게는 이동이라는 본능이 강하게 새겨졌다. 새로운 삶의 터전으로의 이동이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지면서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호기심, 전인미답의 장소에 대한 이동 본능은 그대로 인류의 역사와 결을 같이 한다.

 

이 책은 세계의 역사에서 탐험, 모험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인간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있다. 그리고 지금 인류에게 미지의 세계라 할 수 있는 곳을 앞에 두고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우리에게 대항해시대로 알려진 15세기에서 17세기에 이르는 시기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데, 왜냐하면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교역을 위한 항로 개척 경쟁과, 이후 유럽 열강들의 식민지 개척 과정에서 알려지지 않은 세계가 많이 발견되고 연결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중요한 사실은, 세계사의 중심 흐름이 유럽인들에 의해서만 흘러가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히 고대 폴리네시아 인들의 항해술이나 바이킹족이 오랜 항해 과정에서 당시 다른 나라 선원들의 고질병이었던 괴혈병을 방지할 수 있었던 비결, 몽골제국의 엄청난 진격과 관용, 인도양을 중심으로 한 중동과 인도 등의 아시아 세계가 누리고 있었던 엄청난 풍요 등은 저자가 진정한 의미에서의 세계사 서술을 위해 꽤나 신경을 썼다는 인상을 주었다.

 

또 이 책이 특별히 돋보이는 점은 세계사 서술에 있어서 동양의 비중을 꽤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서방에서는 로마, 동방에서는 명나라라고 할 만큼, 지구 전체를 기준으로 가장 전성기를 구가했던 중국 역사의 찬란했던 시기를 조명하면서, 하나의 문명권이 성장하고 발전하는 요인과 답보하며 퇴보하는 요인을 분석하는 부분에서 흡입력이 있었다.

 

콜럼버스 이야기에서 흥미로웠던 점은, 콜럼버스가 최초로 지구의 둘레를 측정한 에라스토테네스의 기록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아서, 즉 지구가 그만큼 광대하다는 사실을 무시하고 착각한 데서 온 성과다. 이걸 보면 인류의 과감한 탐험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용기나 의지뿐만 아니라, 약간의 둔감함과 고집, 판단 착오도 중요한 요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대륙의 발견과 정복자들의 대륙 탐색 및 분배(?)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서 탐험의 양상은 근대 이후로 과학적 발견과 우주 개척이라는 양상으로 변화되었다. 이 책은 최초의 한 걸음에서 대륙과 인간과 문화를 연결하고, 하늘길을 개척하고, 우주비행선으로 지구의 전경을 확인하고, 이제 태양계 밖의 새로운 개척지나 문명을 탐색이라는 경지까지 온 인류의 탐험 역사를 통해, 생존과 호기심이라는 본능이 인간을 여기까지 오게 했고 앞으로 나아가게 할 가장 강력한 무기임을 보여주고 있다.

 


 


 


 


* 네이버 리뷰어스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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