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코노믹스 - 록으로 읽는 경제학
피용익 지음 / 새빛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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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모든 활동이 경제 행위라는 점에 있어서, 예술 계통 종사자들이 가지는 특유의 자부심이나 거드름, 자신들을 특별하게 생각하는 사고방식, 자기들은 뭔가 다르고 창조적인 일을 하고 있다는 식의 태도들은 항상 거슬렸다. 예술이 다른 분야와 차별화되는 점은 좀 더 눈에 띈다는 것, 그것 말고는 사실 다른 노동 행위와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예술계조차도 빈부격차가 발생하며, 부의 쏠림 등 일반적인 경제 현상이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들의 오만과 위선, 허영심은 더욱 사람을 역겹게 한다. 문화예술 분야가 오히려 자본주의의 첨병 혹은 시종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록코노믹스란 책을 보면서 예술이 보통의 노동 행위, 경제 활동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예술이라고 해서 특별하거나 고귀한 위치를 차지할 이유는 없으며, 선한 영향력을 끼친다 따위의 개념은 위선과 기만에 불과하다는 것을 확인한 것만으로 매우 만족스러운 독서를 했다고 생각한다. 한 마디로 모든 것은 돈에 휘둘린다는 것이다. 물론 밥 딜런처럼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다 보니 부와 명예가 따라오는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문화예술계야말로 자본의 논리와 법칙을 따르는 훌륭한 추종 집단이다.

 

이 책을 읽어보면 록 음악이 사회적, 경제적으로 암울한 시기에 그것에 대한 불만과 저항의 메시지를 선언하는 도구로서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았지만, 반대로 경제가 활황일 때는 그에 맞게 성격이 변하는 다중적 성격을 지닌다는 점에서, 록 장르조차 특별하다거나 의미 있는 예술 장르로 취급받을 이유가 없다는 것도 확인된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역시 돈의 논리다. 그리고 애초에 악기나 녹음 장비 같은 것도 자본의 굴레 밖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닌 장르인 것이다.

 

 

 

 

 

 

서문에서 말하고 있듯이 이 책은 경제의 성장과 둔화 과정으로부터 지대한 영향을 받은 록 음악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개인적으로 그 역사 가운데서 기억에 남는 것은 상업적으로 매우 성공적인 기업과 같은 활동으로 막대한 부를 쌓은 롤링스톤즈나 이미 IT가 음악 산업을 완전히 바꿔버릴 것으로 예상하고 먼저 움직인 데이빗 보위의 보위넷이라는 인터넷 서비스 업체 및 금융업과의 연계를 통한 운영 이야기였다.

 

록으로 읽는 경제학이라는 부제에 걸맞은 내용은 이 책의 2장과 3장에 해당하는 부분에 잘 담겨 있다. 부의 편중, 낙수효과, 프레너미, 규모의 경제, 가치의 역설 등을 다룬 2장을 통해 다양한 경제 개념을 재미있게 배울 수 있고, 효과적인 밴드 운영 사례를 통해 성공적인 경영의 원칙을 이끌어내는 3장의 내용이 꽤 도움이 된다. 그 외에는 돈이나 쾌락 때문에 지지고 볶는 이야기들이 많이 보인다.

 

 

 

 

 

* 네이버 문화충전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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