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게 배워야 다르게 성장한다 - 교육전문가 조훈 교수가 제안하는 행복한 자녀 교육법
조훈 지음 / 새빛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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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기술들 가운데 특히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의 급격한 발전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인간에 대한 정의 및 평가에 관한 부분이다. 일반적으로 인간의 고유한 능력이라 여겼던 직관이나 경험, 훈련에 의한 숙련도 같은 것들이 영리한 기계로 대체될 수 있음을 몇 년 사이에 충격적으로 체험하면서 나타난 변화다. 그래서 사람들은 인간의 실존이 위협받지 않기 위해 컴퓨터가 넘볼 수 없는 인간만의 새로운 가치와 능력을 찾았다. 그렇게 발견한 인간의 특성이 바로 창의성이나 서로 다른 개념을 연결 짓고 의미를 부여하는 융합능력 같은 것들이다. 물론 이런 것들이 감춰져 있다가 발견된 것은 아니다. 이미 역사적으로 이런 능력을 지닌 위대한 인물들이 뛰어난 업적을 이뤄왔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러나 군주제, 봉건제를 지나 근대에 와서도 대다수의 사회구성원들이 획일화, 표준화의 저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시대에 순응하는 존재로 살 수밖에 없었다. 그 세계에서는 소수의 뛰어난 천재나 능력자들만이 돋보일 수 있었다.


물리학과 기계공학의 발전으로 동력을 이용한 엔진과 같은 신문물이 등장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일자리가 위협받았을 때, 큰 저항이 있었지만 결국 일반적인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비슷한 현상이 컴퓨터가 발명되면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고도의 컴퓨터 발전은 인간이 산업혁명시대로 인해 맞닥뜨린 인간 실존의 위기를 간신히 극복하며 얻어낸 인간의 존재 및 능력의 가치들을 다시 위협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밀레니엄이 도래하기 전까지는 인간에 대한 근대적 가치들이 어느 정도 유지되었으나, 정보통신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인해 이제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진실 앞에 서게 되었다.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우리가 지금까지 추종해왔던 기준이나 요인들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이를 교육에 대입해보면 그 변화상이 극적으로 다가온다. 우리가 지금까지 겪어왔던 교육의 모습은, 국가나 사회에 이바지하는 구성원으로서의 자격을 갖추게 하는 것이었다. 주로 나라의 부와 힘을 축적하는 생산노동력 자원으로 길러내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것이 더 이상 의미가 없게 되었다. 기계가 대신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산만큼이나 중요한 소비 부분에서는 여전히 인간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러나 생산노동력으로서의 자신의 역할과 존재 의미를 상실하고 있는 인간이 그 소비력을 계속 유지시킬 수 있을 리 없다. 일단 일자리 자체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소비하려면 돈이 있어야 하는데 일을 하지 못하면 가질 수 없는 것이 돈이다. 만족도가 떨어지는 일자리는 사람들을 그저 먹고 사는 데 급급한 존재로 만들었으며, 그것조차 가질 수 없는 사람들은 말 그대로 사회문제가 되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마저도기계에게 내줘야 할 형편이 되었다. 그래서 요즘 기본소득의 문제가 나오는 것이다. 인간의 기본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고상한 의도의 이면에는 기계에 자리를 빼앗기는 인간이 소비로라도 자본주의 체제가 유지하는 데 기여하라는 발상이 바탕에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르게 배워야 다르게 성장한다.는 이전의 상식을 뒤집고 변화하는 세상의 흐름에 걸맞은 교육, 인간의 자존감과 개개인의 개성과 가치를 지키고 확장하는 교육이 다음 세대에 하루라도 빨리 적용되어야 함을 저자는 주장하고 있다. 소극적으로 현상을 유지하거나 틀을 깨지 못하는 교육 정책으로는 나라의 미래가 어둡다고 말하고 있다.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다양한 교육 이론과 학부모 및 학생 상담 사례, 선진화한 교육 정책을 일찍부터 실천하고 있는 다른 나라의 성공적인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단순 노동을 넘어 인간의 지각 능력이 감당해온 영역의 상당 부분까지 지성이 있는 기계가 넘보는 고도 정보 통신 기술의 시대에, 다양한 경험과 오감을 살려 정말로 인간만이 궁극적인 행복을 추구하며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주기 위해, 최적의 계획 아래 아이들의 미래 진로 지도를 바라는 부모님들과 미래 교육의 양상의 변화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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