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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우아 吾友我 : 나는 나를 벗 삼는다 - 애쓰다 지친 나를 일으키는 고전 마음공부 ㅣ 오우아 吾友我
박수밀 지음 / 메가스터디북스 / 2020년 4월
평점 :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은 너무 피곤하다. 태어나서부터 자기 자신을 제대로 성찰할 기회를 갖지 못한 채 새로운 미션으로 몰리고 겨우 넘어가면 또 새로운 미션이 닦달할 준비를 이미 마치고 기다리고 있다. 그렇게 삶은 틀에 박혀버리고 사니까 사는 게 되어버린다. 인간이 인간일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기원과 존재의 의미, 가치와 방향, 궁극적 목표라는 철학적 본능이 꽃을 피우면서 가능했던 것이다. 그러나 세상이 복잡해지고 기술이 발전할수록 오히려 인간을 인간이게 만든 본질로부터 멀어지고 있다. ‘인간은 필요 없다’ 같은 책 제목이 버젓이 나올 정도로.
그래서인지 요즘은 자아발견, 자아존중의 기치를 내걸고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책들이 많아진 느낌이다. 밖에서 안으로가 아닌, 안에서 밖으로 순서를 조정해 인간성을 재정비하고 살아갈 힘을 얻자는 것이다. 이번에 출간된 「오우아吾友我」 또한 그 대열에 동참한 목소리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1부 나는 나를 벗삼는다, 잃어버린 나를 찾는 길 - 에서는 요즘 인문학적 성찰의 방식을 띈 자기계발서나 에세이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자기 자신으로 오롯이 서는 일’, 즉 주체성을 회복해야 하는 것에 대해 말하고 있다. 더욱 복잡해지고 힘들어진 세상살이에서 흔들리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첫 단계로 남의 시선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을 들여다 볼 것을 이야기한다. 살면서 타인과의 관계는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자기 자신이 누구이며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그 본질적인 물음에 나름의 답이 없으면 뿌리가 부실한 나무와 같다는 것이다.
나를 바로 세운다는 것은 성장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나를 발견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내 발목을 잡고 있는 구태의연한 습관 및 태도와 결별해야 한다. 그리고 겸손한 마음으로 부족함을 인정하고, 타인으로부터 배울 것이 있으면 주눅들지 말고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정진하다 보면, 아무리 먼 곳이라도 한 걸음들이 쌓여 목적지에 도달을 이루는 것처럼 삶이 변화될 수 있음을 말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가치판단의 기준을 세상과 타인의 시선이 아닌 나 자신으로부터 설정하는 것이다.
2부 마음을 바꾸면 삶이 아름답다, 삶의 태도를 바꾸는 길 - 에서는 새롭게 된 내가 일상에서 어떤 태도로 그 새로움이 나타나야 할 것인가를 말한다. 변화를 위한 실천으로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고 결심을 하면 목표가 뚜렷해지지만, 이전 삶의 관성으로 인해 오래 가지 않아 지칠 수 있다. 포기하지 않고, 끈기와 열정으로 성취를 이룰 수 있다. 한 번에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모든 것은 절차가 있으며, 완성은 한 걸음, 벽돌 하나, 하루 한 시의 노력들이 모여 된 것이다. 나는 이 이치에 대한 깨달음은 설득으로 된다기 보다 그 당위성이 절실히 와닿을 어떤 계기가 있어야 된다고 보는데, 여기서 새삼 운명이란 것에 생각하게 된다.
또한 세상 모든 존재는 귀중하고 가치가 있으며, 저마다의 존재 이유가 있기 때문에 우열을 가려서는 안되며, 그렇기 때문에 존중의 태도를 취할 것을 권하고 있다.
3부 멈춤을 알면 오래 간다, 욕망을 다스리는 길 - 에서는 멈출 줄 아는 사람, 즉 욕망을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 오래 간다는 지혜를 전한다. 욕망을 다스린다는 것은 곧 절제를 말한다. 한마디로 절제의 미학이다. 인간은 욕망으로 똘똘 뭉친 존재이기 때문에 끝없는 욕심은 필연적이다. 그러나 인간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있으니, 이 욕망을 마음 먹고 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절제와 열정의 조화를 이룬 사람들이 큰 업적을 이루는 것을 볼 수 있다. 가고 서는 때를 아는 사람, 마음에 깨달음이 있어 생각을 바꾸고 행동을 바꾸고 태도를 바꾸며 좋은 습관이 든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성취를 향한 불 같은 에너지를 적재적소에 분출하고 거두어들이는 지혜다. 인간의 육신은 무리하면 피로가 쌓여 탈이 난다. 쉰다는 것은 더 먼 곳으로 가기 위한 움츠림과 같다. 개구리가 한껏 몸을 움추려 최대한의 탄력으로 뛰어오르듯, 과열된 기계를 정비하여 더 오래 튼튼하게 사용할 수 있듯, 인간의 쉼, 돌아봄, 성찰은 계속 나아갈 힘은 물론, 방향을 교정하여 불필요한 시간과 의욕의 낭비를 줄이게 해준다.
늙고 병들고 죽음. 이것은 결국 인간의 유한성을 의미한다. 흥망성쇠라는 말이 있듯이 모든 존재는 소멸의 단계를 향한다. 모든 것에 한계가 있다는 그 이치에 시선이 이를 수 있다면 삶에 대한 이해는 더 깊어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실패나 좌절도 궁극적으로는 존재를 절망으로 빠트릴 이유가 되지 못한다. 모든 존재의 과정은 한 곳으로 향하기 때문이다. 자연의 섭리를 받아들이고 긍정하면 그뿐인,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4부 내 삶의 주인은 나다, 당당히 혼자서 가는 길 - 에서는 다시 온전한 자존성, 주체적 존재로서의 자각을 상기시킨다. 1부에서 오그라든 존재에서 펼쳐진 존재로, 자기 존재의 의미와 가치를 깨우치기 위해 자신을 발견하고 당당히 설 것을 권했다면, 4부에서는 그런 자기 자신을 좀 더 사랑하고 긍정적으로 바라볼 것을 제시한다. 그리고 다시, 불완전한 존재로서 인간은 서로를 배려하며 의지하고 보완하는 존재가 되어야 함을 말한다. 이를 테면, 친구, 스승과 제자, 리더와 팔로워, 균형과 조화, 바람과 햇볕의 역할이 되어주어야 함을. 그리고 묵묵히 정직과 성실의 가치를 논하며 글을 마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