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바탕에 핑크색 동그라미. 시집의 제목은 '왕만두'
표지부터 눈길을 확 끌어당긴다.
왠지 재미있고 유쾌한 시들이 가득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왕만두'는 아이가 아닌 나이 지긋한 어른이 쓴 동시집이다.
김유석님의 동시는 어릴 적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나는 어린 시절 깡시골, 초갓집에 살았다. 그 집에는 조그만 외양간에 소 한마리도 있었다.
그래서인지 이 시집에 나오는 이야기들이 낯설지 않다.
시를 읽을때마다 그 시절 추억속으로 나를 데려가곤 한다.
미소가 지어지고 옛추억에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이 동시집의 가장 큰 특징은 삽화가 따로 없다는 점이다.
보통의 동시집들은 아이가 그린 듯한 삽화가 채워진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그렇지 않다.
그냥 크고 작은 핑크 점들이 삽화를 대신한다.
각 시마다 점은 한개씩이다. 물론 점조차 없는 부분도 있다.
그리고 또 다른 특징은 각 동시들의 매력포인트가 마지막 행이라는 점이다.
반전도 있고 유머도 있으며 촌철살인의 한마디도 있어 시의 재미를 더해준다.
첫번째 소개된 동시의 제목은 '왕만두'이다.
폭발직전의 엄마 모습을 왕만두에 비교해 재미를 더한다.
'개구리밥'을 읽을 땐 어렸을 때 개구리밥을 보면서 했던 생각이 시로 표현되어 있어서 신기했다.
진짜 개구리가 먹지 않는데 왜 이름이 개구리밥으로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살던 시골은 뱀이 많아서 늘 땅만 보고 다녔던 기억이 있는데 뱀'이라는 시에 표현된 것처럼 뱀이 내 근처를 스르르 지나가면 꼼짝할 수가 없다.
'시샘'이라는 시도 참 재미있다.
마지막 행의 '엄마 모시고 왓!'이라는 부분에서 나도 모르게 빵터지고 말았다.
요즘은 그림을 그릴 때 아이들의 창의성을 존중해주지만 그 시절만 해도 상식적인 색을 칠하지 않으면 선생님께 혼났고 선생님이 늘 엄마모시고 오라고 했었었다.
'외계인이 나타났다'는 시도 참 재미지다. 사춘기인 형을 외계인에 표현했다.
아마 사춘기에 들어선 형제가 있는 집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시다.
사춘기의 이아들은 같은 인간으로서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진짜 정체를 알 수 없는 인간이 아닌 외계인 종족의 출현이다. 특히 마지막 행의 '중학생이면 다냐?'라는 문장이 웃음과 함께 공감 포인트를 끌어낸다.
시인님은 어린시절에 재미있는 추억이 많은 가보다.
덕분에 나도 추억여행을 하게 되어 더 좋았던 것 같다.
어쩜 이렇게 재미있고 다양한 소재로 동시를 쓰시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평화로운 시골풍경과 재미있는 이야기가 가득한 동시집 '왕만두'를 어른들과 아이들 모두에게 강추한다.
추운 겨울 내 마음을 따듯하게 채워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