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점'
신기한 그림책이다.
제목처럼 이 책엔 다양한 점들이 나온다.
비, 눈, 우산무늬, 무당벌레의 점, 여자아이 옷의 무늬, 주인공의 눈동자, 식물까지 크기도 색깔도 참 다양한다.
처음엔 제목과 표지를 보고 빗방울이나 점으로 표현할 수 있는 사물에 대한 이야기일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한장한장 넘길수록 혼란스러웠다.
글자가 하나도! 단 한글자도 없다.
그 순간 머릿속이 하예졌다.
글자가 없으니 무슨 이야기인지 알 수가 없었으니까.
이 책은 작가가 비오는 날 버스안에서 본 빗방울과 무당벌레를 보고 떠오른 이미지를 그린 작품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미지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타난다.
삽화는 회색 빗방울을 쳐다보는 장면에서 시작하여 어느 순간 영화 ET의 한장면이 연출되고, 무당벌레로 끝이 난다.
이 설명으로는 무슨 내용인지 가늠이 안 될 것이다.
직접 눈으로 봐야햔다. 아니. 눈으로 봐도 모를 수도 있다.
이야기인 것 같으면서도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삽화도 묘하게 연결되는 듯하면서도 아닌 것 같기도 한..
한마디로 뭐랄까...묘한 작품이라 보면 된다.
하지만 스토리가 따로 없어서인지 상상력은 극대화되는 것 같다.
삽화를 보고 있으면 현실인지 꿈 속 장면인지 아님 꿈속과 현실을 오가는지 분간이 안된다.
이 책의 등장인물은 두 명이다.
나의 편견때문인지 첫장면에 나오는 뽀글머리 여자는 당연히 아줌마라고 생각했다.
1/3정도 지났을 때 양갈래머리 여자아이가 나오는데 이 떄까지만 해도 당연히 모녀관계라 생각했다.
그러다 둘이 킥보드 타는 장면이 나왔을 땐 '순간 뭐지?' 자매인가? 친구인가? 혼란스러웠다.
마지막엔 '설마? 이 뽀글머리가 남자아이는 아니겠지?'라는 생각도 들었다.
등장인물 관계를 파악하느라 책장을 이리 넘겼다가 저리남겼다가 난리도 아니고, 이에 따라 생각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흘러간다.
처음엔 글자가 없어 당황했는데, 계속 보다보니 더 재밌는 것 같다.
다양한 점을 찾는 재미도 있고, 독자마다 다양한 이야기를 지어낼 수도 있어 좋다.
삽화에 나오는 것들로도 나눌 수 있는 대화거리가 가득하다.
다양한 점들로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책 '점점점'을 아이들에게 추천한다.
함께 읽고 나눌 이야깃거리가 무궁무진할 것이다.
또 어떤 상상력을 발휘하여 재미있는 책을 만들어주실지 작가님의 다음 책도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