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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똥을 닦는 돼지
최은옥 지음, 오정택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릴적 우리 집엔 책이 없었던 것 같다. 그 흔한 동화책 한 권 없었다.
읽을 거라곤 교과서 아니면 학교도서관에서 빌려온 낡은 책뿐이었다.
6학년때가 되어서야 우리집에 동화전집이 생겼던 것 같다.
친척어른이 자기 집에 읽을 아이가 없다면 가져다 주신 약간은 낡은 동화책.
그래도 그리스로마신화도 있고, 피터팬, 15소년 표류기 등 그 시절 초등학생이 필독서였던 동화는 거의 다 있었다.
처음 가지게 된 동화책에 진짜 열심히 읽었던 기억이 난다.
물론 작가처럼 책으로 집을 쌓았던 적도 많다.
그 시절 종이인형 놀이가 유행이어서 두꺼운 책을 세워 인형집을 만들었던 기억도 있다.
두꺼운 책이 얼마나 쓸모가 있었던지...
"책으로 똥을 닦는 돼지"라는 제목과 장난스런 돼지 한마리..
왠지 재밌을 것 같아 당연히 책을 안 읽는 돼지가 이런저런 일을 겪으면서 책을 읽게 되겠지라고 상상하면서
책을 읽게 되었다. 물론 아이들이 꼭 이 책을 좋아할 거라 에상한 것도 사실이다.
버드나무 마을 동물들은 책을 읽지 않는다.
옛날에는 많이 읽었으나 책을 사용하는 다른 방법들을 알게 되면서 책을 읽지 않게 되었다.
아이들이 이 부분을 읽는다면 버드나무 마을에서 살고싶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꼬마돼지 레옹은 책을 똥닦을 때 쓴다.
뱀할머니는 그늘 만드는데, 곰은 베고 자는데 쓰며, 다른 동물들도 저마다 책의 원래 목적과는 다른 여러 가지 방법으로 사용한다.
이 마을에선 해마다 책 사용법 대회가 개최된다. 레옹은 한번도 참여하지 않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책 사용법을 생ㄱ가해내어 참가한다. 마을 사람들은 항상 시장님을 칭찬한다. 레옹만 빼고.
레옹은 시장님집에서 일하는 고양이 샤샤와 친구이다.
어느 날 우연히 샤샤를 만나러 시장님 집에 갔다가 시장님의 비밀을 알게 된다.
그리고 자신들과는 다르게 책을 재밌게 읽는 시장님을 우연히 훔쳐보게 되고...
레옹은 책은 읽는 것이고, 책 읽는 것은 재미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레옹은 책 사용법 대회에 참가하기로 마음 먹는다.
대회날 레옹은 시장님의 비밀을 밝혀내고, 시장님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친다.
이 사건을 계기로 마을 사람들은 책을 읽기 시작한다.
어쨌든 레옹과 마을 사람들 모두 책 읽는 재미에 빠지게 되었다. 해피엔딩으로 끝이 났다.
아이들이 책을 읽게 하려고 이런 종류의 책들을 가끔 만나게 되는데, 레옹의 이야기는 너무 귀여우면서도 재미있다.
마을 주민들은 모두 동물인데, 시장만 사람이라는 점도. 돼지인 레옹과 고양이인 샤샤가 친구라는 점도...
모두 신기한 것 투성이이다.
더 신기한 점은 레옹뿐만 아니라 다른 동물들도 글자를 아는데, 책을 읽어볼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꼭 무슨 마법에나 걸린 것처럼..
한적한 시골에 살았던 나는 방과후에 친구들과 뒷산에서 자주 놀았다.
그러다 아무 할일없는 날에는 동화책을 읽곤 했었는데..
요즘 아이들은 스마트폰의 즐거움에 빠져 책을 거의 읽지 않는다.
우리 아이들도 레옹처럼 책읽는 재미를 느끼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레옹이 어떻게 책을 읽게 되었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