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교실 거꾸로 공부 - 왜 세계는 거꾸로 교실에 주목하는가
정형권 지음 / 더메이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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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TV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거꾸로 교실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본 적 있다.

 

정말 우연히 보게되었는데, 순간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아이들의 의욕적인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집에서 공부해와야 하는데, 어떻게 저런 표정을 짓는지 신기했다.

 

보통의 아이들같으면 숙제라고 생각해서 인상 찌푸렸을텐데..

 

저 학습법엔 어떤 매력이 있는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거꾸로학습에 대한 책을 몇권 읽고 연수도 들었다.

 

‘거꾸로 교실 거꾸로 공부’ 이 책은 요즘 대세인 ‘거꾸로 교실에 대한 이야기이다.

 

수가타, 살만 칸, 존 버그만이 주장하는 ‘거꾸로 교실’에 대한 내용과 하시모토 다케시의 ‘슬로리딩’, 그리고 미래의 교실에 대한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수카타 미트라는 아이들의 학습능력에 초점을 맞춘다. 아이들은 호기심이 있으면 관심을 갖게 되고 자기가 관심있는 것은 실수를 해도 다시 해보려고 노력하며 스스로 배우고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부모와 교사는 아이의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길러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살만 칸은 학교밖에서의 거꾸로 학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가 조카의 공부를 돕기 위해 만든 동영상 컨덴츠가 인기를 끌면서 칸 아카데미를 세우게 되었는데, 그는 그 당시 학교교육의 문제점을 잘 알고 있었다.  칸 아카데미의 동영상강의는 아이 자신의 수준에 맞게 강의를 선택할 수 있어 수준별 교육이 가능하며, 동영상에는 멈춤버튼이 있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은 몇 번이고 반복해서 공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칸 아카데미의 자료를 학교에 적용해 거꾸로 학습이 가능하게 되었다.

 

거꾸로 교실하면 떠오르는 인물 존 버그만은 거꾸로 교실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다. 존과 그의 동료교사가 운동부 학생들의 위해 만든 동영상 강의를 계기로 거꾸로 교실이 점점 발전되어 왔으니까.

 

 “거꾸로 교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비디오가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질문은 “면대면 수업시간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하는 것입니다."

라는 존 버그만의 주장부분을 읽으면서 내가 그동안 ‘거꾸로교실’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생각들을 바꾸게 되었다.

 

거꾸로 교실 관련 책이나 연수를 들으면서 동영상 자료제작에만 집중했는데, 사실 중요한 것은 따로 있었다.

 

실제 동영상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문제는 다른 데 있었다.

 

거꾸로 교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동영상을 보여준 다음에 어떻게 해야할 지가 문제였다. 아이들이 함께 공부하며 상호작용속에서 다양하고 창의적인 배움이 일어나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 책에는 요즘 유행하는 거꾸로 교실과 비슷한 면이 많은 ‘슬로리딩’에 대한 내용도 있다. 나는 이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잊을 수 없는 소설 한권으로 3년동안 공부하는, 독특하면서도 특별한 이 방법이 마음에 들었다. 매시간 공부할 양이 정해져있고, 교사는 힌트와 재미있는 이야기거리가 담긴 학습지를 제공한다. 이 수업에서  소설책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옆길로 새는 수업도 중요하다는 점이다. 책을 공부하다 옆길로 세면서 그 소설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가 나타난다. 거기엔 미술도 있고, 수학도 있고, 과학도 있다. 요즘의 융합형 수업이 그 학교에서 이루어졌다니. 참 대단한 것 같다.

 

마지막부분에서는 미래의 교실과 공부방법에 대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그는 최고의 공부로 책쓰기를 강조한다. 책 쓰기는 진로탐색과 연구에 효과적이고, 스스로를 돌아보며 내적인 성장을 경험할 수 있으며 성취감과 행복감을 맞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나도 그의 의견에 동의한다. 책 한권을 쓰는 데는 수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여러 과정을 겪으며 아이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거꾸로 교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어 좋았다. 내가 잘못 알고 있었던 것들을 바로잡고, 어떻게 하면 거꾸로 공부를 실천할 수 있을지 많이 고민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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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라디오
모자 지음, 민효인 그림 / 첫눈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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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무한도전에서 멤버들이 라디오DJ에 도전한 적이 있다.

그때 오랜만에 본 배철수님의 목소리에 기분이 묘해졌다.

라디오라는 단어가 내 기억속에서 잊혀진지 참 오래된 것 같다. 


학창시절 나는 내또래 친구들처럼 라디오를 즐겨듣는 편은 아니었다.

TV를 워낙 좋아해서 야자끝나고 집에오면 TV부터 틀기 바빴다.

내 방에는 TV가 없어서 내가 좋아하는 프로그램 보고 내 방으로 가곤 했다.

평일엔 숙제할 때 잠깐 들었고, 주로 시험기간에 라디오를 많이 들었던 것 같다.

깜깜한 밤하늘 옥탑방에서 라디오를 듣고 있는 표지 그림이 참 좋은 것 같다.

제목과 잘 어울리는 표지다.

'방구석 라디오'이 책을 읽으면 그 떄 그 시절이 떠오른다.

'모자'라는 필명을 쓰는 작가는 이 책에서 자신의 어린시절부터 청소년기를 지나 성인인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옛날 시험기간에 라디오에서 들려오던 사연을 듣는 것처럼 작가도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써내려갔다. 


이 책의 앞부분에는 목차가 있는데, 다른 책과는 카세트세대라면 알 수 있는 단어들로 표현하고 있다.

play, rest, replay, stop, shuffle, repeat 참 오랜만에 보는 단어였다.

미니카세트나 오디오에 있던 버튼에 쓰여진 단어들..

이 책은 그렇게 시작한다.

play에는 살고 있는 현재의 일상들에 대해, replay는 옛 추억들에 대해, repeat에는 매일매일 똑같은 일상에 대해..

작가가 나보다 어리지만 그의 삶도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과 비슷한 것 같다. 

늘 행복하기만 한 것은 아닌 굴곡있는 삶을 사는 것 같다.

그가 느꼈던 아프고, 위태롭고 불안한 청춘을 나도 겪었고, 오랜시간 원하던 직업을 얻기 위해 좌절과 고통으로 내 청춘이 얼룩지기도 했었다. 그토록 원하던 직업을 가졌음에도 직장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때려치고 싶었던 때도 있었다.

작가처럼 내가 만만해보였는지, 아님 내가 순딩이처럼 보였는지 사람많은 곳에 가면 언제나 '도를 아십니까'같은 사람들이 들러붙기도 했다. 사회생활을 하기전의 나는 늘 웃고 긍정적인 사람이었는데, 남들 다하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나도 작가처럼 초짜에 일못하고, 멍청하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나이가 다르고 성별도 다르지만 어린시절엔 어린대로, 사춘기면 사춘기, 청춘이면 청춘인대로..

참 신기하게도 그의 글에는 공감가는 내용이 많다.

나 혼자만 느꼈던 게 아니구나. 나 혼자만 그렇게 힘든 시기를 겪었던 게 아니구나..

그런 생각들이 자꾸만 들었다.

작가도 지극히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삻았기에 무난한 삶을 사는 사람들보다 할 이야기가 많았을 것 같다. 

나처럼 평범한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삶과 일상에 대한 이야기들을....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이 하나있다. 그 문구를 보는 순간...

그 문장이 마음에 와 박혔다.

stop편에 첫 페이지에 있는 문장이다.

"조급해하지 않기로 했다. 주변을 둘러보면 나랑 같은 속도로 달리는 사람들이 많더라."

불과 몇년전까지만해도 나는 매우 조급하게 살았다.

남들과 비교하면서, 그러다 우연히 보게 된 인도영화 한 편이 내 삶을 바꾸어 놓았다.

나는 더 이상 조급해하지 않는다..무엇보다 내 자신을 괴롭힞 않게 되었다.

이 책을 먼저 읽었다면 이 책이 나의 삶을 바꾸어놓았을지도 모르겠다.

내 삶을 돌아보게 하니까.

오늘은 왠지 내 방 한구석에 박혀있는 라디오를 꺼내 듣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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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네의 일기 세계 명작 만화 컬렉션 4
안네 프랑크 원작, 윤이현 글.그림 / 문공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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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공사에서 나온 세계 명작 만화 컬렉션 중 하나이다. 빨간머리앤도 좋았는데, 이 책도 좋았다.

중학교때 필독서라고 해서 안네의 일기를 처음 읽었고, 고등학교때 다시 한번 더 읽었다.

암울했던 일제강점기와 비슷한 분위기의 책'안네의 일기'와 알퐁소 도데의 '마지막 수업'을 함께 읽으면서 그 시대의 분위기를 파악하던 기억이 난다. 솔직히 난 이런 무거운 분위기의 책을 좋아하진 않는 편이었다.

학창시절 안네의 일기를 읽었을 땐 그냥 내 또래의 여자아이가 나쁜 사람들을 피해 갇혀있어서 마냥 불쌍하기만 했다. 책을 읽으면서도 나치에게 발각될까봐 가슴이 조마조마해지곤 했다. 안네가 수용소에서 숨을 거두는 장면을 읽고 마음이 너무 아팠었다.

그땐 글자로만 된 책이다보니 자연스레 안네와 주변인물들의 생김새를 상상하게 되고, 그들의 은신처도 상상하고 했었다.

나치를 피해 숨어있던 긴장된 상황임에도 사춘기 소녀의 일기다 보니 긴장외에 여러 복합적인 감정이 느껴지곤 했다.


 

세계 명작 만화 컬렉션 "안네의 일기"는 안네의 일기내용을 만화로 그려놓은 작품이다. 안네의 일기는 독일에서 태어난 안네 프랑크가 독일의 유대인 차별정책때문에 네덜란드로 망명하여 은신처에 숨어살게 된 1942년부터 1944년까지 쓴 일기이다. 안네는 생일날 일기장 한권을 선물 받는다. 그리고 그 일기장에 '키티'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이 책은 1942년 6월 12일부터 1944년 8월 1일까지 안네가 '키티'라는 일기장에 쓴 내용이 만화로 그려져 있다. 세계명작컬렉션  "안네의 일기"는 우선 그림이 너무 예쁘다. 주인공 안네뿐만 아니라 주변인물도 예쁘고 잘생겼다. 학창시절 내가 상상했던 안네보다 훨씬 더 예쁘다. 그리고 만화로 되어 있어서 아이들이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그래서 아이들이 무척 좋아할 것 같다.

그리고, 안네가 이 일기를 썼을 때가 열 세살이었다. 초등학교 6학년아이들과 같은 나이다. 아마 안네 나이 또래의 아이들이 읽으면 좀 더 감정 이입이 잘 될 것 같다. 사춘기에 접어든 자기 또래의 아이가 은신처에 숨어 2년동안이나 지냈으니까..안네의 감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고 더 잘 이해할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 이리기를 끝으로 안네의 일기는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이 마지막 문장이 마음을 참 아프게 한다.

안네의 일기장에 기록된 내용까지만 만화로 그려져 있다. 은신처에서 발각되어 수용소로 가는 과정과 그 이후의 이야기는 만화가 아닌 글로 써놓았다. 어떻게 해서 안네의 일기가 세상에 나오게 되었는지까지..

아이들에게 언제 잡혀갈지 모르는 은신처에서 지내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았던 순수한 소녀 안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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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에게 들키기 싫은 영어 실력 몰래 키워라 - 영어, "딱! 이만큼만" 하면 인생이 즐거워진다!
김영익 지음 / 스마트비즈니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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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가 내 발목을 잡을 줄은 학창시절엔 미처 깨닫지 못했다. 나는 어문계통에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좀 떨어진다.

제일 싫어하는 과목 중에 하나가 국어와 영어였으니까. 책읽는 것은 좋아하지만 어려운 어휘나 다소 고차원적인 내용의 책은 읽지 않는다. 아니 읽기를 포기하는 편이다. 국어도 안 좋아하는데, 영어는 더더욱 더 그렇다.

영어듣기가 있는 날이면 인상쓰며 들을려고 해도 거의 뭔말인지 들리지 않았으니까. 그나마 간간히 기억했던 영문법도 이제는 거의 머릿속에서 잊혀졌다.

"내 아이에게 들키기 싫은 영어 실력 몰래 키워라"를 만난 건 행운이나 다름없다. 이제 쉬운 단어조차 기억안나는 내 자신이 부끄러워 얼마전부터 영어공부를 시작했다. 안하던 공부하려니 참 힘들긴 하다.

이 책을 읽고 알게 되었다. 내가 영어공부를 하면서 목표를 너무 이상적으로 잡았구나. 단순한 의사소통도 안되면서 CNN뉴스를 들으면서 바로 이해하려했다니..그러니까 공부하다 힘들어서 자꾸 포기해버렸나보다.

"Simple is the best." 단순한 게 최고인데..

그동안 나는 목표를 잘못 잡았었구나 반성하게 됐다. 방향도 잘못 잡았다. 방향을 잘 못 잡았으니 공부가 제대로 될리가 없다.

시간만 낭비했었다. 이 책을 읽고 목표를 다시 잡게 되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나오는 "딱! 이만큼"의 영어! 나의 목표는 그거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영어공부 방법은 300프로젝트다.


<300프로젝트>

* 준비물 : Basic Grammar in use, 대화상대, 온라인 영어사전, 노트와 펜

* 미션 : 1. BGIU 완벽체화 : 80시간

            2. 중학어휘& BGIU 듣고 따라하기 : 자투리시간

            3. A4 영어 말하기 훈련 : 72시간

            4. 스피킹 지옥 훈련 스파르타 : 45시간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장에서 4장까지는 예화, 영어를 공부하는 목적,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5장은 300프로젝트를 깔끔하게 정리해놓았다. 특히 총 14주에 걸친 300프로젝트 스케쥴표가 있다. 그뒤에는 300프로젝트를 완성한 후에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그 방법까지도 적혀있어 좋다.  이대로 실천한다면 나윤이아빠처럼 프리토킹이 가능할 것 같다.

이 책에서는 영어공부에 도움이 되는 교재도 추천해주고, 나윤이네 가족을 예를 들어 가장 기본되는 문장, 문장변환,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영어 50문장 등 영어에 도움이 되는 표현들이 제시되어 있어 좋았다.

영어회화자료나 듣기자료를 얻을 수 있는 사이트도 소개되어 있어 영어를 공부하는데 필요한 자료를 얻을 수 있다. 또, 어떻게 연습하고, 어떻게 변형하여 말하는지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어 도움이 많이 된다.  특히 저자 주변의 지인들의 영어관련 경험에 관한 예화가 쓰여 있어 어떻게 하면 영어실력을 키울 수 있을지 배울 수 있어 좋았다. 영어를 못하는 사람은 왜 못하는지, 영어를 잘하는 사람은 왜 잘하게 되었는지 그 경험을 알 수 있어 좋았다.

허황된 꿈으로 영어공부하다보니 늘 작심삼일이 되곤 했었는데...이젠 그러지 않을 자신이 생겼다.

목표가 단순해졌으니까..이 책에서 소개해준 방법대로, 스케쥴표대로 하면 될 것 같다.

내 마음이 변하기 전에 이 책에서 소개한 교재를 주문했다. 책이 도착하면 바로 시작하려고 한다.

계획대로 실천하다보면 나도 딱! 이만큼의 영어실력으로 인생이 즐거워지겠지?

3개월 뒤의 나의 영어실력이 무척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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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일 없는 것처럼 - 아무 일 없지 않지만
설레다(최민정)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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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일 없지 않지만 아무 일 없는 것처럼'이란 제목이 마음을 끌었다.

요즘 내가 느끼는 감정이랑 똑같은 제목이라니..

책을 처음 보는 순간 파란색과 흰색의 바탕에 그려진 토끼 한마리를 보고 나는

"아! 토끼가 안 귀엽네."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다보면 토끼가 왜 안귀여울 수 밖에 없는지 이해가 갔다.

직장생활에 찌들면 절대 네버 귀여울수 없다는 것을..

얼마전 TV에서 우리나라가 OECD국가 중 근로시간이 두번째로 길다는 뉴스를 접했다.

근로시간은 길지만 생산성은 그만큼 안되는걸 보면 그만큼 사람들이 일에 치여 지쳐있나보다.

여유가 있고, 휴식이 있고, 즐거워야 일의 능률이 오르는데..어느 하나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 일 없지 않지만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이 책은 직장인 설레다 토끼의 이야기다.

 주인공 설대리는 직장에 다니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매일매일 일에, 야근에,  직장사람들에 치여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간다.

직장생활의 어두운 면이 적나라하게 들어나있다. 부드러운 표현없이, 사실 그대로.

나는 이런 문체의 책이 좋다. 적나라한 것 표현이 좋다.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감정을 표현하는 책이 좋다.

어쩜 내 마음속에 들어왔다가 간 것처럼 저렇게 똑같이 묘사했을까 신기하기만 하다.

취직하기 전의 나는 별로 속상한 일도, 스트레스 받는 일도 없는 늘 웃는 긍정적인 사람이었는데,

직장에 취직한 뒤의 난 늘 욕 배터지게 먹고, 무능력함에 죄절하고, 내 능력 밖의 일을 자꾸 떠 맡으면서

성격도 많이 변했던 것 같다.

잘 웃던 나였는데, 얼굴에서 웃음도 사라지고, 무표정한 얼굴을 점점 더 많이하게 되고,

늘 지쳐있었던 것 같다.

그놈의 일이 뭔지, 내가 일인지, 일이 나인지 구분가지도 않는 그런 날의 연속이었다.

내가 바라던 직장이었는데, 꿈과 현실은 전혀 달랐다.

늘 챗바퀴돌며 하는 일인데, 하면 할수록 익숙해지기보다 점점 더 힘겹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일에 치여 사는 설레다 토끼를 보며 그 때의 아픔이 떠오른다.

그 해엔 몸도 많이 상해서 아픈데다 일에 치여 살다보니 아주 나쁜 생각도 했을 만큼 힘들었었는데,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어느샌가 설대리의 모습에서 그 시절의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사람의 모습이 아닌 다소 우스깡스런 토끼의 모습인데도 힘겨워보이는 설대리의 모습에 마음이 아프다.

일에 치여 있는 모습이나 얄미운 상사의 모습에 짜증이 나기도 하고, 출근하자마자 퇴근하고 싶다는 설대리의 뇌구조를 보고 빵터지기도 하고..설대리의 일상은 나의 일상과 어쩜 그리 한치의 오차도 없이 딱 맞아 떨어지는지..

읽으면 읽을수록 신기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으면서 거의 마지막 장에 있는 이 문장이 기억에 남는다.

"이건 진심이야. 우린 정말 수고가 많았어."

친구와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나눌 수 있는, 서로에게 할 수 있는 그 말..

그 따뜻한 한 문장이 기억에 남는다.

때론 힘들고, 지쳐도 위로해 줄 수 있는 그 누군가가 있다면...

아무 일 없는 건 아니지만 아무 일 없던 것처럼 할 수 있을 것 같다.

설대리, 수고가 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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