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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 속 책 한 권 ㅣ 도토리숲 저학년 문고 2
버지니아 리드 에스코발 글, 루시아 스포르자 그림, 김정하 옮김 / 도토리숲 / 2014년 10월
평점 :
한 남학생이 햇살이 내리쬐는 도서관 창가에 서서 책을 읽는다.
그 남학생의 옆으로 하얀색 커튼이 바람에 나부끼는 모습....
영화 러브레터의 한 장면이다. 영화에서 이 장면을 볼 때마다 추억에 잠긴다.
어릴 적 내가 다녔던 초등학교는 6학급짜리 작은 시골 학교였다. 거기엔 내가 좋아했던 도서실이 있었다. 교실 한칸으로 이루어진, 신간은 찾아볼 수 없고 오래된 책들만 책장에 꽂혀있는 오래된 도서실.
나는 그곳에서 나는 책 냄새를 좋아했다. 뭐라고 설명해야 될지 모르겠지만 그곳에서 나는 오래된 책 냄새를 좋아했다. 그래서 점심시간엔 늘 도서실 뒤쪽벽과 책장사이 나만의 아지트에 앉아 책을 읽곤 했다. 책을 읽으며 나는 허클베리 핀과 뗏목을 타고 여행을 가기도 하고, 셜록홈즈와 함께 탐정이 되어 사건현장을 누비기도 했다.
그 시절 내가 좋아했던 책은 셜록 홈즈 시리즈. 정말 재밌었는데.....
“가방 속 책 한 권”은 버지니아 리드 에스코발이 쓴 책으로 루시아 스포르자의 독특하면서도 눈길을 끄는 그림과 멋진 조화를 이루는 책이다. 보통 책을 읽으면 그림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데, 이 책은 장면 하나하나가 글과 함게 들어와서 좋다. 독특한 느낌의 그림이 이 책의 매력 중 하나이다.
이 책은 책읽기를 좋아하는 6학년 여자아이 야니리스의 이야기이다. 야니리스의 고향은 도미니카 아띠요다. 야니리스는 삼학년 때 부모님을 따라 스페인으로 이민을 갔다. 스페인에 온 야니리스는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 가득한 도서관을 좋아했다. 야니리스의 엄마는 가족과 함께 고향으로 여행을 가기 위해 3년 동안 돈을 모았다. 기대에 부푼 야니리스는 친구들에게 줄 선물을 생각한다.
그것은 바로 책!
멋지고 특별한 그림이 가득한 아름다운 책!
“책을 읽으면서 여행을 할 수도 있고, 책을 읽으면서 꿈을 꿀 수도 있어요.
책은 우리를 보호해주고, 어디서든 함께 할 수 있어요.
어디서나 읽을 수 있어요. 친구들이 책을 읽고 즐길 수 있어요.”
그 책이 어떤 책인지 알 순 없지만 야니리스의 마음이 담긴 아주 멋진 책일 것이다. 고향에 온 야니리스의 가족은 활엽수 초등학교를 방문한다. 야니리스는 친구들에게 책을 선물한다. 야니리스의 가족들도 모두 한 권씩.
그들의 가방 속 책들로 인해 6학년 교실엔 가방 속 도서관이 생겨났다.
6학년밖에 안되었지만 야니리스는 생각이 깊고 참 멋진 아이다. 그리고 책이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잘 알고 있다. 아마 야니리스가 가져온 책은 친구들에게 여행도 되고, 꿈도 되며, 언제나 친구들을 보호해주고, 또 언제까지나 함께 할 것이다. 나도 야니리스처럼 가방 속 책 한 권을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