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쪽에서 세계 작가 그림책 8
로랑스 퓌지에 글, 이자벨 카리에 그림, 김주열 옮김 / 다림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철조망 친 노란색의 높은 담장과 그 위로 보이는 파란 하늘, 그리고 담장아래 쪼그려 앉아 하염없이 담장 위쪽을 바라보는 귀여운 여자아이가 그려진 표지가 무척 인상적이다. 따뜻한 느낌을 주는 노란색과 하늘색의 바탕과 이와는 어울리지 않는 철조망 그림..그리고 “다른 쪽에서”라는 제목. 다른 쪽에는 무엇이 있을까 궁금증을 일으킨다.

‘다른 쪽에서’ 이 책은 여자아이와 남자아이가 높은 담장을 사이에 두고 공을 주고 받다가 나중에는 만나게 되는 이야기이다. 우연히 담장을 넘어간 공 때문에 서로에 대해 알게 되는 두 아이. 하지만 두 아이는 서로 다른 말을 쓴다고 생각하고 쉽게 말을 건네지 못한다. 그래서 생각한 방법이 바로 그림. 공에 그림을 그려 의사소통을 한다.

첫장부터 23페이지까지 높은 담장과 서로 공을 주고 받는 두 명의 아이 그림만 계속된다. 그냥 아기자기하고, 귀엽다. 그러다가 계절이 바뀌고 24페이지에서 드디어 높은 담장이 무너지면서 푸른 바다가 아주 조금 드러난다.

그 다음 장을 넘기면 탁 트인 바다풍경이 드러난다. 그 바다 그림을 보자마자 가슴이 뻥 뚫린 듯 시원한 느낌이 든다. 작고 귀여운 아이들의 모습과 따뜻한 색감의 높은 담장이 나오지만 귀엽고 사랑스런 모습이었지만 계속 담장그림이 나와서 무의식으로 답답했나보다. 그림인데도 바다를 보는 순간 가슴이 탁 트인 기분이었다.

차별과 편견을 깨고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소통이 이루어진다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오늘이 독일의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지 25주년이란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질 때 독일 사람들은 이 책과 같은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세계에서 통일이 안 된 국가는 이제 우리뿐이다. 우리도 ‘다른 쪽에서’의 두 아이들이 서로 공을 주고받았던 것처럼 조금씩 소통을 통해 남북한 사이의 높은 담장을 허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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