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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고할미 - 개정판 ㅣ 전통문화 그림책 솔거나라 3
정근 지음, 조선경 그림 / 보림 / 2006년 2월
평점 :
마고할미는 초등학생이 된 우리 둘째가 아주 좋아하는 책이다. 옆으로 위로 펼쳐지는 솔거나라는, 여섯살 때부터 수없이 읽고 또 읽어서 이미 상당부분 찢어져 있다.
이렇게 솔거나라 하면 마고할미를 떠올릴 정도로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마고할미가 신판이 나왔다. 표지부터 종전의 검은색 계열에서 하늘색 계열로 부드러워지고, 무서운 마고할미의 얼굴 대신 살짝 웃고 계시는(!) 부드러운 모습으로 바뀌었다.
내용을 보니 그림은 모두 동일하지만 전체적인 톤이 약간 밝아졌다. 그리고 매우 많이 달라진 건 텍스트였다. 소리내어 읽어보니 상당히 부드럽게 읽혀진다.
구판과 비교해보니 상당부분 어휘를 고르고 문장을 다듬은 것이 눈에 띈다. 문장의 어미가 "--요" 체에서 "--단다" 로 바뀌었는데, 엄마가 옛날이야기 읽어줄 때 어울린다. 그대로 읽어주니 편안하다. 그리고 어려운 단어를 없애고 읽기 리듬을 방해하는 의성어를 과감히 없앴다. 구판에는 천리마, 수백 필의 옷감 등의 다소 어려운 말이 나오는데, 유아에게 읽어줄 때 꼭 설명해주어야 하는 부분이어서 흐름이 끊기는 아쉬움이 있었다.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것은 글의 연결이 조금 어색하다 싶었던 것이 이젠 무리없이 연결된다고 할까? 땅과 하늘이 붙여 있어 답답하던 세상, 마고할미라는 거인이 코를 골고 기지개를 켜면서 하늘이 높이 밀려나고 해와 달, 별들이 제자리를 찾게 되었다는 도입부만 보아도 구판과 다른 면이 보인다. 또한 거제도 해브름성으로 귀결되던 결말이 산과 들, 강과 바다를 창조한 것으로 대체되어 좀더 명확한 내용 파악에 도움이 되고 있다.
생략의 기법이 잦고 시점의 변화가 컸던 구판에 비해,이제 신판은 유아들 대상의 천지창조 동화로 적당한 자리를 찾은 듯 하다. 초등학생이 된 아이는 여전히 마고할미를 읽고 또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