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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라스 중국사 - 역사읽기, 이제는 지도다! ㅣ 아틀라스 역사 시리즈 3
박한제 외 지음 / 사계절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잘 만들어진 중국사 개설서 한권 없을까? 하긴, 어디 중국사 뿐이랴. 한국사 개설서도 딱히 한권 고르기가 쉽지 않다. 먼저 시대사로, 그 다음 분야사로 쪼개지는 역사 연구자의 연구 관행 때문이라고 생각되는데, 시대와 분야를 망라하는 역사 개설서는 어쩌면 가장 어려운 작업일 수도 있다. 그런 생각을 하던 차에 드디어 만나게 된 새로운 중국사 개설서가 바로 [아틀라스 중국사]라는 이야기.
이 책의 키워드는 ‘지도’다. 그런데 우리가 교과서에서 흔하게 본 역사 지도가 아니다. 평면지도 위에 역사적으로 중요한 지역이 표시되고, 점선으로 영역이 표시되거나 화살표로 방향 정도가 표시된 지도에 익숙했는데, 이 책에서 만나는 지도는 상당히 다르게 다가온다. 나름대로 입체적으로 느껴지는 지도가 있는가하면, 주제도에서나 보았던 원그래프, 막대그래프도 자주 등장한다. 이 모든 작업을 스스로 해냈다면 저자의 말처럼 3년이 족히 걸렸을 법 하다. 다만 역사 속에서 계량화된 수치(후세에 통계로 만든)를 제시하는 작업이 얼마나 정밀했는지는 약간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중국의 고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96개의 주제로 나누어 통시적으로 역사를 개괄하고 있는 이 책은 전문성과 가독성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 각 주제의 제목만 보아도 시대상이 어느 정도 그려지며, 저자들의 관점도 파악할 수 있다. 다소 생소한 용어인 ‘호한 합작 정치 집단’이라든가 ‘중체서용론’과 대비되는 관점을 ‘전반서화론’이라 칭하는 것에서 그 일면을 알 수 있다. 각각의 주제마다 양쪽으로 펼쳐지는 2장을 할애하여 읽기가 쉽다는 점도 돋보인다. 지도 뿐 아니라 사진 자료도 상당히 공을 들인 흔적이 있는데, 팔기군의 여덟가지 복색을 직접 볼 때의 느낌은 텍스트로만 접할 때와는 무척 다르다.
지도와 함께 읽는 한권의 중국 역사서로, 새로운 접근으로 만들어진 역사 지도만 꼼꼼히 살펴 보아도 괜찮은 책이다. 사실 얼핏 넘겨본 아틀라스 한국사는 기대에 못 미쳤는데, 이 책을 통해 아틀라스 시리즈의 외국사 편에 기대를 갖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