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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가 달라졌어요 - '좋은 학교'를 위한 1년 6개월 분투기
후지하라 가즈히로 지음, 전선영 옮김 / 부키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궁금했다. 우리보다 먼저 '교장공모제'를 도입한 일본, 아니 정확하게는 '민간인교장'의 임용을 시작한 일본에서 그 평가는 어떠할까? 일본의 민간인교장 중에는 극단적으로 자살을 택한 예도 있다 하고, 이 책의 저자처럼 매우 성공적인 사례로 손꼽히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후자의 예로 언론에서 단편적으로 접하였던 도쿄 와다중학교의 전 교장의 이야기가 책으로 묶어 나왔기에 관심있게 읽게 되었다.
'우리 학교가 달라졌어요'라는 제목을 단 이 책의 마지막장을 넘기며 느낀 첫번째 소감은 학교의 변화에 교장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되는 이것은, 그러나 현재의 승진임용제 상황에서는 반드시 적용된다고 할 수 없다. 학교의 변화를 가져오려는 교장의 의지와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이 책은 새삼 알려준다. 학교의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 진정한 교장의 리더십이다.
두번째로는, 철저히 외부자인 민간인교장이 학교의 경영에서 성공을 거두려면, 철저히 '교육자'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교육의 본질적인 활동에 관여하지 않고 외부 마케팅이나 관리에만 치중한다면 학교는 실질적으로 변화하기 어려울 것이다. 교육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왔고, 교사자격증이 없지만 학생들에게 세상을 가르쳐주는 교육을 직접 기획하고 교내외의 협력을 이끌어온 점이 바로 이 교장의 중요한 성공요인이 아닐까 싶다.
세번째로, 사람이 바뀌더라도 학교의 변화를 위한 노력이 지속될 수 있는 안정된 시스템을 구축하는 노력이 인상적이었다. 교장이 우려했던 것은 자신이 교체되었을 때 학교개혁의 동력이 사라지는 것이었다. 교장은 지역사회와의 협력 모델을 가장 이상적이고 효과적인 학교운영모델로 인식하였다. 사람과 관계없이 학교가 계속적으로 개혁의 동인이 유지될 수 있도록 일정한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시사점을 준다.
이 책은 교장이 신문에 칼럼 형식으로 연재한 토막 이야기를 묶어낸 것이라 전체적인 상황이나 전개과정은 충분히 알기 어렵다. 또한 당사자의 이야기만 실려 있으므로 객관적인 평가를 할 수는 없다. 학교교육과 일본의 상황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없다면 쉽게 읽히지 않을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일본의 민간인교장과 학교개혁 노력에 대해 더 알고 싶은 생각이 들었고, 우리나라 교장공모제에 대한 시사점을 여러모로 생각할 수 있었으니, 작은 책의 가치는 결코 작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