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호동 왕자 (양장) 푸른도서관 11
강숙인 지음 / 푸른책들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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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생조차도 알고 있을 만큼 유명한 역사 이야기가 호동왕자와 낙랑공주의 이야기가 아닐까. 초등학교 2학년인 작은 아이도 총 10권으로 된 삼국시대 역사 만화 중에서 호동왕자와 낙랑공주 편, 바보온달과 평강공주 편을 곧잘 꺼내온다. 역사에서 왕자, 공주와 관계된 이야기만큼 아이들에게 흥미로운 이야기는 많지 않을 것이다. 거기다 비극으로 끝맺음한 사랑 이야기. 애절하기에 더욱 호기심을 자아낸다.  

  호동왕자와 낙랑공주의 슬픈 사랑 이야기를 소설로 만났다. 이미 저자의 역사소설 ‘초원의 별’을 매우 인상적으로 읽었던 터라 반가운 마음으로 읽었고, 역시 비슷한 강도로 몰입하면서 읽었다. 호동왕자가 적장자가 아니었다는 점, 낙랑국 정벌에 공을 세운 후 자결하게 되었다는 점을 이미 알고 있었으나 소설로 만나는 호동왕자 이야기는 더욱 생생하게 다가왔고, 굵직한 사건과 객관적인 사실 뒤에 숨겨진 의미가 살아나는 듯 했다.
 

  이 소설에서는 호동왕자의 낙랑공주에 대한 사랑을 ‘흥정’으로 보았다. 태자의 자리를 내걸고 아들을 시험했던 아버지의 사랑 또한 그와 같은 것으로 보았다. 진정한 사랑을 꿈꾸었던 낙랑공주는 호동왕자의 계산된 사랑을 경고하는 의미에서 기꺼이 죽음을 택한 것으로 그려진다. 호동왕자의 친구이자 심복인 미루가 낙랑공주를 연모한다는 설정은 다소 작위적인 감이 없지 않으나, 욕망에 눈이 먼 호동왕자의 잘못을 부각시키고 깨닫게 하는 역할을 한다. 조국이냐 사랑이냐, 결코 비교할 수 없지만 종종 비교되는 두 가지의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계기도 된다. 

  재미와 생동감이 있고 역사적 상상력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역사소설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으며, 젊은이의 꿈과 사랑을 소재로 하고 그것의 의미를 되새겨보게 한다는 점에서 청소년소설이라는 타이틀에도 걸맞다. 저자는 ‘삼국사기’ 대무신왕 편에서 호동왕자에 관한 내용을 읽고 이런 이야기를 상상하게 되었다고 한다. 과연 어떤 내용이길래 이렇게 그럴듯한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었는지 문득 궁금해진다. 저자가 꾸준하게 발표하고 있는 다른 역사소설 작품도 모두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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