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낮은산 그림책
정소영 글 그림 / 낮은산 / 200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최근 비슷한 책을 몇 권 봤기 때문일까. 얼마 전에 나온 그림책 [딸은 좋다]에 대응하여(?) 이번에는 아들을 둔 부모를 타겟으로 하는 책이 아닐까 싶었다. 혹은 외국 작가의 그림책 [언젠가 너도]와 같이 자녀를 둔 부모로 하여금 감회에 젖게 만드는 책은 아닐까. 아이보다는 어른을 위한 그림책이 아닌가 잠시 생각하게 만드는 그림책들이었고, 때맞춰 비슷한 분위기의 책들이 참 많이 쏟아져 나온다고 생각되었던 것이 솔직한 첫 인상. 

  아들에게. 이 책을 읽고 난 소감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가슴이 뭉클하다. 자신의 어린 시절을 추억으로 돌아보다가, 그 소녀의 얼굴이 아들의 얼굴로 바뀌는 장면. 이 장면에서 무척 깊은 인상을 받았다. 옛 추억 속에는 지금의 아들 같은 엄마가 있고, 지금의 엄마 같은 부모님이 계시다. 똑같은 부모, 똑같은 자녀, 똑같은 마음... 나에게도 그런 분들이 계시지. 나도 어느새 그런 부모가 되어 있지만 절대 더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못하는.

  이 책이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요소 중의 하나는 연필로 매우 실감나게 표현한 뎃생이다. 중요하지 않은 배경을 과감하게 생략하고 오로지 주인공에게 주목하도록 만드는 그림. 그리고 예전에 한때 나도 사용했던 추억의 타자기 글씨. 조금만 글씨가 컸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책의 회상 분위기와 잘 맞는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며 자꾸만 설명하게 된다. 열심히 펌프질했던 수동 수도의 기억, 부모님과 나들이 가서 돗자리 위에서 재롱을 떨던 기억...


  지금은 쓰지 않는 타자기를 설명하려고 하니 아이가 의외로 알고 있다. 영화 [라따뚜이]에서 보았다고. 이 책 역시 어른을 위한 그림책인가, 잠시 생각이 들지만 지금까지 봤던 책들보다 훨씬 아이들에게도 통하는 책인 듯싶어 무척 반갑다. 그 옛날 사진첩을 열어본다면 나도 내 아이와 나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 쏟아져 나올 것만 같다. 우리 아이에게도 그런 날이 오겠지. 아이가 책 표지의 한지 질감이 무척 좋다고 자꾸만 만져본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오기 2007-11-10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관심이 가네요~~~ 이제는 정말 추억을 회상하는 나이라는게 실감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