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한복판에 조성된 남산골 한옥마을. 이곳에 두번 다녀오면서 각각 다른 느낌을 받았다. 아무 준비 없이(?) 무작정 갔던 첫번째 방문에는 그곳에서 마침 만난 김장대축제만이 눈에 들어왔다. 반면 이 책을 여러 번 읽고 간 두번째 방문에서는 정말 많은 것들이 눈에 들어오고 확인이 되는 느낌이었다. 겉표지만 보고 재미없고 따분한 학습서라고 생각한 우리 아이, 남산골 한옥마을에 갈 것이니 한번 읽어보라고 던져 주니 마지못해 읽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두번 세번 읽고 또 읽는 것이, 재미있다고 한다! 가장 재미있는 것이 뭐냐고 물으니 남녀의 공간을 구분한 별담, 그리고 비밀복도라나? 이 책만 들고 3, 4 호선 충무로역 3번 출구에 내리면 가이드 없이도 남산골 한옥마을을 알차게 돌아볼 수 있다. 한옥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안채, 사랑채, 별채, 부엌...) 는 물론이고, 그동안 무심히 지나쳤던 한옥에 숨겨진 많은 것들을 알 수 있다. 대청마루에 올라 천장에서 내려진 끈을 잡고 사극에서처럼 <이리오너라~> 하고 불러보기도 한다. 책에 <잡을끈>이라고 설명되어 있는 바로 그것. 지체높으신 양반들이 고개를 숙이지 않고 신을 신기 위한 도구였다고 한다. 중간중간 마주치는 우물, 장독대, 석지가 새롭게 눈에 들어오고, 마주치는 담벼락 앞에서 자연스럽게 크기에 맞는 돌을 쌓아올려진 것도 확인하고, 인공적이지 않은 우리 정원의 아름다움도 느낄 수 있다. 또한 키, 광주리, 체, 디딜방아가 있는 코너에서도 책과 대조하면서 볼 수 있다. 초등학생들의 눈높이로 설명되어 있지만, 엄마가 읽어도 좋은 책이다. "여기에 숨은 비밀은~" 하면서 어깨에 힘주고 자녀에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