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더불어 살아요

농게의 모험 - 자연은 내친구 4
김종문 지음, 조광현 그림 / 창조아이 / 2007년 1월

  붉은 색 집게발 하나가 유난히 큰 농게 한마리. 하필 갯벌에 놀러온 민철이에게 잡힌 것이 길고 긴 고생길의 시작이었다.  아빠의 충고를 들은 민철이가 농게를 집에 가져가지 않기로 한 것은 천만다행이었으나, 원래 살고 있던 진흙 벌이 아닌 큰 바위에다 농게를 놓아두고 가버린 것. 민철이에게는 마음의 짐을 털어버린 것이지만 평생 진흙에서만 살았던 농게는 이제 어떻게 고향으로 갈 수 있을까?

  누구나 이런 경험은 한두번 쯤 있기 마련이기에, 쉽게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소재다. 큰 아이는 계곡에 놀러가면 올챙이나 작은 물고기를 열심히 잡아 통 속에 담고,  그걸 꼭 집으로 가지고 가겠다고 고집을 부렸었다. 민철이처럼 말이다. 그러나 자라면서 이제는 스스로 풀어주고 온다. 그런데 혹시 민철이처럼 편한 곳 아무데나 그것들을 놓아두고 왔던 적은 없던가?

  농게가 자기 집을 찾아가는 길을 따라 가면서, 실로 많은 갯벌 생물들을 만날 수 있었다. 게의 종류가 그렇게나 많았던가. 칠게, 바위게, 엽낭게, 달랑게, 길게, 집게 등 사는 곳도 다르고 특징도 다른 게들을 만나 서로 돕기도 하고 싸우기도 한다. 마침내 누군가의 손이 농게를 움켜 쥐는데, 설마 민철이처럼 농게에게 가혹한 일을 하지는 않겠지? 

  사람이 자연에게 행하는 잘못을 되돌아보고 반성하게 만들고, 자연을 더욱 친근하고 소중하게 바라보게 만든다. 군데군데 글자체나 색깔이 바뀌어 책 읽기를 더욱 재미있게 한다. 갯벌의 생태계를 잘 아는 저자가 쓴 자연 소설이라는 느낌이 들어 참 반가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