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이 담긴 명화 이야기 - 돋보기를 들고 떠나 볼까요
클레르 다르쿠르 지음, 신수경 옮김, 이주헌 감수 / 주니어김영사 / 2005년 9월
평점 :
절판


  최근 아이들과 미술관 나들이를 하면서 부쩍 그림에 관심이 많아졌다. 사실 엄마는 미술에 별다른 관심이 없어서 그 옛날 학교에서 배웠던 지식이 거의 전부라고 해야 맞는 상황. 유치원 때 미술학원을 다니면서 잠시 화가의 꿈을 가진 적도 있었으나,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미술은 나의 재능이 아니라는 걸 뼈저리게 느꼈던 기억도 슬며시 떠오른다.

 

  서울대 미술관에서 하는 "앤디 워홀 그래픽전"을 보러 가면서는 [안나와 함께 떠나는 미술관 여행]을 보았고,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하는 "반 고흐부터 피카소까지"를 보러 가면서는 [빈센트 반 고흐]를 읽었다. 모두 그림책으로 아이의 동기 유발을 위해서였고, 엄마도 사실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아는만큼 보인다'는 경험을 미술관에서도 할 수 있었다.  

 

  두 차례 미술관을 다녀오고 나서, 아이와 엄마는 미술에 대해 관심이 커졌다. 그리고 내친 김에 루브르박물관 전도 보러가기로 한 상태. 그래서 그림책 외에 지식과 정보를 담은 미술책을 찾아보다가 눈에 띄게 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큼직한 책 크기에 일단 놀랐고, 책장을 넘기면서 놀라운 그림 이야기들에 또 다시 놀라움을 느꼈다. 40점의 그림들이 선명하고 큼직하게 눈 앞에 펼쳐지고, 돋보기로 들여다 본 부분 그림들이 눈을 크게 뜨도록 만든다.

 

  엄마는 그 옛날 어렴풋하게나마 이름을 알고 있는 많은 화가들을 만날 수 있어 반갑다. 화가의 이름과 유명한 작품, 미술의 경향 정도만을 알고 있었기에 그림과 글은 대부분 신천지나 다름 없이 느껴질 정도. 렘프란트의 '야경' 한 작품을 꼼꼼히 보는데에만 10분이 넘게 걸린다. 위치에 따라 모두 다르게 그려진 사람들, 비평가의 마음을 끌어들인다는 소녀의 모습, 암스타르담을 상징하는 깃발, 정신이상자가 그림을 훼손하였으나 복원되었다는 사실 등 한가지 작품에만도 숨어있는 이야기들이 이렇게 많을 줄이야!

 

  자화상은 아니지만 화가의 모습이 들어있는 그림 속 그림도 흥미로웠고, 비유와 상징의 장치로 숨겨진 비밀을 찾아보는 것도 흥미롭다. 그림을 보며 온갖 추리와 상상을 해보고, 새로운 이야기를 무궁무진하게 만들어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그림을 보며 아이와 함께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어보는 즐거움을 만들 수 있다.              

 

  그림이 시대 순으로 배열되기 때문에 미술사의 흐름을 어렴풋하게 알 수 있는 것도 큰 수확이다. 그리고 미술관에서 만난 화가의 그림들은 더욱 반갑다. 아이가 마릴린 먼로의 그림을 보더니 대번 앤디 워홀과 판화를 떠올리고, 흐르는 듯한 붓터치와 고유한 색감을 보더니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임을 알아 맞춘다. 모네와 피카소도 마찬가지.

 

  기왕이면 미술관 나들이와 연계해서 보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 그리고 모든 그림에는 비밀이 있다는 귀중한 사실도 알게 되었으니, 이 세상 모든 그림이 예사로 보이지 않을 것 같다. 돋보기를 들고 그림을 바라보라. 새로운 비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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