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표지를 보면 양복을 입은 개미 한마리가 일어서서 우리를 쳐다보고 있다. 말끔하게 차려입은 양복 상의에는 소매가 무려 네 개. 도대체 이 녀석의 정체는 뭘까?궁금증을 가지고 넘겨본 건축가 로베르토 이야기는 무척 흥미진진한 내용이었다.책 표지를 넘겼을 때 나타나는 여러 가지 모양의 - 개미를 닮은 - 집 모양만 가지고도 수많은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어떤 집이 맘에 들어? 왜 맘에 드는데? 누가 살기에 좋을까? 등등...본문으로 들어가면 콜라주 기법으로 불리는 여러 가지 그림과 사진들이 흥미를 끈다. 무엇보다 독특한 것은 역시 주인공인 개미 로베르토의 모습. 무슨 옷을 입던지 네 개의 손과 두 개의 다리가 사람 같으면서도 기발해보인다. 책을 함께 읽던 우리 아이가 하는 말, 엄마, 로베르토는 손이 네 개여서 좋겠다. 가방을 여러 개 들 수 있으니까... 그렇구나! 집을 떠나 대도시로 향하는 로베르트의 손에는 모두 큰 가방이 여러 개씩 달려 있었다. 그 뿐 아니라 건축 도안을 그릴 때에도 네 개의 손이 참 편리해 보인다.아무도 인정해주지 않지만 건축가가 되고픈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로베르토! 그리고 우연히 마주친 이웃들의 어려운 사정을 그냥 넘기지 않고 보금자리를 만들어주는 마음씨 고운 로베르토! 어렸을 적, 누구나 먹이감으로 생각하는 나무조각을 가지고 집을 짓는 놀이를 자주 했던 엉뚱한 아이 로베르토는 이제 엉뚱한 일을 하는 아이들을 격려할 수 있게 만든 엄청난 존재가 되었다. 그동안 흔히 보아왔던 그림책과는 뭔가 다른 특이한 점이 이 책에 들어 있다. 딱 꼬집어 말하기는 쉽지 않지만, 상당히 독특한 느낌을 준다. 무엇보다 보면 볼수록 로베르토의 모습이 친숙하게 다가오고, 로베르토의 성공담이 유쾌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