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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을 권리를 소망한다
뱅상 욍베르 지음, 최내경 옮김 / 도서출판빗살무늬 / 2003년 12월
평점 :
품절
얼마전에 아버지가 식물인간딸을 죽인 일이 크게 보도된 적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죽하면 이란 표현을 쓰면서 아버지의 입장을 동정했고, 그후 안락사를 다룬 TV프로그램이 방영되기도 했었다. 아마 그런 일들 때문에 이책에 손이 간것 같다.
이야기는 단순하다. 정신이 온전하지만, 온몸은 꼼짝할 수 없고, 거기다가 극심한 고통을 겪는 청년. 죽고 싶어도 혼자 힘으로는 죽을 수 조차 없어서, 결국 엄마에게 자신을 죽여달라고 부탁하는 뱅상의 이야기다.만약 내가 뱅상의 경우라면 나라도 그렇게 해 달라고 했을것이다. 끝이없는 고통을 맛보며, 남은 가족들에게 짐이 되어 가면서까지 생을 이어가야 할 아무런 의미도 미련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누워있는 사람이 나의 아들이고 내가 만약 뱅상의 어머니라면 나도 그의 어머니처럼 할 수 있을까? 이것은 도덕적인 판단의 문제가 아니다. 나의 욕심의 문제다. 온몸을 움직이지 못하지만,매일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것을 알고 있지만, 매일 얼굴을 보고, 보듬어 줄수 있는 아들을 차마 떠나 보내기 싫은 나의 이기심때문일거다.
뱅상의 말처럼 그의 어머니가 한 행동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증거임이 틀림없다.적어도 내게는...내가 불의의 사고나 병으로 결코 회복될 수 없다는 진단이 떨어졌을 때 자연사에 근접하게 생을 마칠 수 있게 해 달라고,인위적인 생명유지 장치는 내게 필요없다고 미리 유언장을 만들어 놓아야겠다. 나의 죽을 권리를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