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정말 몇십년만에 처음보는 초등학교 동창을 만나기로 약속한 날이다. 우리 학교는 한학년이 180명밖에 안 되는지라 거의 모든 아이들을 알고 지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스쿨버스가 있어서 같은 반이 아니더라도 매일 보는 친구들이 있었고, 버스 타는 아이들끼리는 서로의 동생이 누군지까지 훤히 알 수 있었다.
어제 오래간만에 본 친구 외에 다른 아이들은 몇년전부터 꾸준히 만나는 편이라 어색할 틈도 없이 수다의 세계로 빠져 들었다. 거기다가 우리가 예약한 곳은 방이었으니 정말 아무 눈치 안 볼 수 밖에..ㅎㅎ
이태리 식당이었는데, 맨처음 나온 요리라고 하기엔 너무 섭섭한 딸기 1/4쪽과 샐러리가 나왔다. 모양은 참 예쁘다. 물론 우리 벌써 맨처음 나온 빵 2개를 다 먹어치우고 빵을 더 달라고 했다.

아래에 있는 것은 새우이며, 위에 있는 것은 매쉬드 포테이토 같은 맛이었다. 새우는 데쳐서 그런지 기름기 없이 땡글땡글한 맛이었고, 드레싱도 괜찮았고 같이 나온 야채-이름을 모른다-도 맛 있었다.

맨 위에 얇게 펼쳐진 것은 파마산 치즈이고 아래 하얗게 보이는 것은 수란-달걀을 물에 중탕한것-이고 옆에 있는 것은 아스파라거스이다. 수란 자체는 약간 심심한 맛이나,위에 있는 치즈와 아래있는 토마토와 함께 먹으니 간은 적당했다. ^^

내가 시킨 것은 해산물 리조토였고 친구는 게살 스파게티를 시켰는데, 리조또는 약간 싱거웠고 스파게티는 나에게 간이 맞았다. 그래서 친구를 꼬셔서 서로 반반씩 먹었다는 말씀..ㅎㅎ

마지막 요리로 레드와인으로 맛을 낸 안심요리 ..아래있는 것은 감자이다. 나는 주로 미디엄으로 먹는데, 내가 원하는 것보다 약간 더 익혀져나왔지만 모 그래도 괜찮았다.

디저트를 잊으면 섭섭하다. 티라미수이다. 옆에 있는 높은음 자리표가 예쁘다.
허브차와 같이 마셨는데, 허브차는 별 감동이 없어서 패스~~
이 많은 걸 설마 다 먹었겠냐고 생각하시겠지만, 마지막 티라미수 한 숟가락 남기고 다 먹었다. 솔직히 케익도 다 먹을 수 있었으나, 너무 늦은 시간인 관계로 살 찔까봐 - 앞에까진 신나게 먹고 케익 한조각에 연연한다 -_-;;;- 예의상 한 숟가락 남겼다. 거기다가 빵도 맛있다고 올리브 오일과 발사믹에 찍어서 4개나 먹었다. 물론 나만 그런게 아니라 친구들 모두 거의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 ㅎㅎ
7시15분쯤에 만나기 시작해서 그 레스토랑 문 닫는 시간인 11시의 10분 전까지 줄기차게 수다떨면서 먹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첨에는 지금 사는 이야기부터 시작해 옛날 누가 그렇다는 이야기에서 요즘 연예계 가쉽까지 무궁무진한 소재들을 거의 쉴새없이 떠들어 대었다.
11시에 강남에서 헤어져 집에 오니 12시 좀 넘었고, 집에 도착한 친구랑 잘 들어갔니 하면서 안부전화로 또 20분 수다떠니 1시.....6시에 겨우 일어나 전날의 과식으로 안 꺼진 배로 아침은 생략하고 출근...
지금은 졸려 죽을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