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중학교 시절 1학년때부터 좋아하던 국어 선생님이 있었다. 유일한   총각선생님에다가 국어란 과목이 주는 묘한 분위기가 겹쳐서 잘 생기지 않았지만, 인기가 많은 선생님이셨다..학기초에 멋모르구 정하는 특별활동에서 난 가고 싶었던 부에서 제비를 뽑았지만,떨어지고 우연히도 국어선생님이 담당하시는 바둑반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때만 해도 학기초라서  다른 학년에 비해 국어선생님의 인기가 아직 실감나지 않았던 때라 난 너무도 쉽게 바둑반을 들어갈수 있었다. 그러나 2학년이 되자 분위기는 반전되어 바둑반에 들어가겠다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아서 다시 제비뽑기를 해야 할 지경이었다.그러나 나는 1학년때 했다는 이유로 무사통과.. 특활시간에 가보니 1학년때 했던 사람은 거의 없는 지경이라 자연스럽게 바둑에 대해서는 정말 암것두 모르면서 바둑반 반장이 되었다..

여고 바둑반 선생님 역시 여고 제일의 미남 선생님이셧는데, 자석 바둑알을 같이 쓰는 관계로 난 특활시간전에 여고에 가서 그 선생님이 주시는 바둑알을 가져 와야 햇다..자연스레 그 선생님과도 안면을 트고 , 길가다가 마주쳐도 인사 받아주시는 그런 사이가 되엇다. 거기다가 이름까지 불러 주시면서 아는 척을 해 주셨으니.여중에서도 무척이나 인기가 있던 관계로 주위아이들의 질시를 받았다..그래도 좋았다..사춘기 소녀에게 선생님의 존재란 것이 어떤건지 아는 사람들은 알테니까..

여기까지는 정말 좋은 기억들이다.행복한 학교 생활이었다. 제일 가기 싫엇던 고등학교에 배정된 난 그때부터 암흑이 시작되었다. 넘 재미없는 학교생활이었다.그러던 2학년 만우절날...학교에 가자마자 나에게 온 칭구가 하는 말..."국어선생님이 어제 결혼하셨대" "뭐야 오늘 만우절인거 내가 모를까바 , 그런 거짓말에 안 속아" "아니야 내동생이 여중 다니는데 어제부터 결혼휴가가셨대"

어린 마음에 참 놀랬다..하필이면 만우절에 들어서 아니라구 부인하구 싶었던 일이었다..그날 하루 종일 우울했었다..그때는 20살 차이쯤은 어떻게 극복되지 않을까 하는 맘까지 가지구 있었으니까... 그후 대학 졸업때쯤까지 만우절 날이면 어제가 국어선생님의 결혼기념일이었구나 하면서 혼자서 생각하곤 했다..

 

2. 두번째로 안 좋은 기억은 바로 작년이다..집에서 한가롭게 테레비젼을 보구 있는데, 다른 방에 있던 동생이 "언니 장국영이 자살했대" "무슨 소리하는거야" 하면서 난 뛰어갔고 ytn뉴스 속보로 장국영 자살이라고 나오고 있었다..도대체 이게 무슨 말이람...전혀 실감이 나지 않았다.ytn에서 만우절 거짓말을 할 리는 없을테고..이번 만우절의 상처는 하루하루가 갈수록 더 심해졌다..정말 보름 넘게 그 충격에서 헤어날 수 가 없었다. 아니 시간이 갈수록 그 강도가 더 심해졌다..도대체 그렇게 아름답고 재능있는 사람이 ,수천  수만명의 사랑을 받는 사람이 도대체 왜.. 나같은 사람이 왜 살아가야하나 의문이 들 정도였다.내자신이 장국영을 그렇게까지 좋아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나도 놀랄 지경이었으니까..

아마 내또래 사람들에게 그는 하나의 아이콘이었다..난 그의 도무지 나이를 짐작할 수 없는 미색(?)에서 도저히 헤어나올수가 없었다.그와 같이 늙어간다는 것이 좋았다. 나이를 먹으면 그가 어떻게 변할까 상상하는 것이 즐거웠다. 한참동안이나 안 사던 그의 음반들을 다시 사고 한동안 끊임없이 들었다.그를 잊고 지냈던 시간들이 너무나 그에게 미안헸다..

 

다시 만우절이 돌아온다. 즐겁게 지내라고 만들어진 날이지만, 어느순간부터 나에게는 아픈 기억들만 있는 날이다. 올해는 놀랄일 없이 그냥 웃으면서 지나갔으면 한다.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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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3-29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국영의 죽음은 정말 큰 충격이었지요. 저도 파비아나님처럼, 만우절 거짓말이겠지, 그치만 거짓말도 참 악질이다-라고 생각했는데...기사를 제눈으로 보고도 못믿겠더라구요. 여기저기서 떠들어도 꼭 거짓말 같던...반평생을 함께한 배우인데, 너무 슬픈 마지막이었어요...

잉크냄새 2004-03-30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지금까지 파비아나님이 남자분이실줄 알았는데...
아마도 김광석에 대한 문화코드 일치성에서 그렇게 본 모양이네요.
앤티크님이 저를 여자로 착각하신적이 있었죠...
올해 만우절에는 서글픈 거짓말같은 진실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paviana 2004-03-30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앤티크님 / 님도 장국영에 대한 좋은 추억이 계시는군요. 제가 생각해도 참 슬픈 마지막이랍니다. 지금도 가슴이 아프답니다.
잉크냄새님/ 저 남자 아니에요 ^^ 올해 만우절은 정말 웃고만 넘어갈수 있었음 합니다..

*^^*에너 2004-03-30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만우절은 슬픔도 충격도 없었으면 좋겠어요.

paviana 2004-03-30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네 님 저도 암일 없이 지나갔으면 좋겟어요..

조선인 2004-04-02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때요? 별일 없이 만우절 잘 지나간 거 같으세요? 전 하루종일 알라딘 이벤트에 매달려 놀았답니다.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