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운이 좋아서 나를 아는 사람이 없는 저 먼- 이를테면 뉴욕정도- 나라의 낯선 곳에서 열흘넘게 어스렁거릴 기회가 생긴다면 그 전까지 머리를 한번 길러보고 싶다. 어깨와 허리 중간까지 길러서 말괄랑이 삐삐나 포카 혼타스처럼 양갈래로 길게 따아서 길가를 다녀 보고 싶다. 50이 넘어서 아줌마라 부르기도 우스운 할머니라 불러야 어울릴 그런 나이가 되면 꼭 양갈래 머리를 해보고 싶다.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다니면 아마도 길가던 사람들이 모두 다 쳐다볼테니 날 아는 사람이 없는 먼 곳에 가서 해야겠지... 음 결국 난 긴머리를 이쁘게 땋아보고 싶은건가 아니면 먼 이국의 낯선 곳을 거닐고 싶다는건가 아니면 둘다를 원하는건가.....
2.실은 창피하게도 내 핸폰에는 요즘 꽃남 윤지후의 1분짜리 녹화파일이 10개가 넘게 저장되어 있다.흐흐 지상파 dmb는 녹화가 1분밖에 안 되는 지라 오호통재라. 왕자가 신데렐라에게 유리구두를 신겨준 이후로 여자들의 로망중에 하나가 된 그 지후님의 신발신겨주기 신공과 무릎꿇고 앉자서 눈 맞추고 이야기 하기 신공 이후로 솔직히 난 마귀할멈이 있는 준표보다는 윤지후와 잘 되기를 바라는 열린 결말의 신봉자가 되고 말았다고 할까..ㅋㅋ
3. 하지만 새벽 2시가 지나면 이런 로망들 대신 악몽이 스물스물 기어 나온다. 얼마전 Jude님의 글을 읽다가 폐지 줍는 악몽을 나만 꾸는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 얼마나 안도했는지...가끔 친한 친구들에게 나중에 나 폐지줍는 할머니 되면 어쩌지하고 걱정을 늘어놓곤 한다. 친구들은 말도 안 되는 소리 하고 자빠졌다고 타박을 하지만, 요즘은 그런 악몽이 어쩌면 정말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 깰 수도 없는 현실이 더 악몽스러워지고 있음을 실감하면서, 개인의 힘이라는게 얼마나 미약한지를 점점 더 좌절하게 된다. 그러나 어쨌든 4월 8일 교육감 선거는 역시 또 꼭 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