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치규(1759-1838)는 <독서설>에서 이렇게 적고 있다.
금생이 말했다. "지금의 선비된 자들은 과거 시험에만 골몰하는지라, 비록 책을 읽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독서의 보람이 있는 경우가 보기 드뭅니다. 저는 이것을 병통으로 생각합니다. 원컨대 한 말씀을 얻어 스스로 살펴 경계로 삼을까 합니다."
내가 말했다. "그렇다네. 대저 독서란 장차 제 몸을 닦기 위함이 아닌가. 그런데도 과거 시험을 준비하는 자들은 영리에만 다급하므로, 외워 암기하고 슬쩍 베껴 표절하는 것만 일삼을 뿐, 성현께서 말씀하신 본 뜻은 살피질 않는다네. 때문에 책은 책이고 나는 나인 채로 몸과 마음에 얻는 것이 없는 게지."
- 정 민, 책읽는 소리 pp.54-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