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하루의 묵상


아침부터 마음이 우울하다.

오전 근무를 마치고 점심을 먹고 나니 잠깐의 여유가 생겼다.

책상에 앉아 하는 일이 많다보니 웹서핑을 하기도 하지만,

오늘은 노트북을 켜지도 않고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코이케 류노스케의 <혼자인 순간 나를 만나라>를 책을 읽다가 '고독'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 보았다.

진정성이란 무엇일까? 

나만의 시간을 갖는다는 것이 무엇일까? 

그냥 혼자 답도 없는 질문을 던졌다. 누군가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한다는 것은 '나'를 들여다보게 한다. 진실이란 늘 갑자기 소외당함으로 찾아오는 것 같다.


"고독감을 느끼게 만드는 그런 구조를 인정하지 않고 상대방을 탓하게 되면 관계만 악화될 뿐입니다."


"증오로 마음을 불태우고 질투로 몸이 달아오를 동안은 고독감이 사라집니다. 사실 그런 감정 속에 '다음 고독'의 씨앗이 점점 자라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채지 못하는 게 바로 덫이죠. 이 덫게 걸리면 증오나 질투는 마음의 습관이 되어 버립니다."


알고 보면 증오도 습관이다. 홰내는 습관을 가진 사람은 언제나 화를 낸다. 우울증도 습관이다. 한 번 화를 내는 것은 그냥 한 번이지만, 열번을 화를 내면 습관이 되어 고착화 된다. 우리는 이것을 중독 또는 우울증이라고 말한다. 


우울에 관한 좋은 책들이 몇 권있다. 브래들리 트레버 그리브의 이 책은 표지부터 재미나게 우울하다. 우 앳킨슨의 <우울의 심리학>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우울증에 관한 심리치유 이야기이다. 알고보면 사람은 누구나 우울증 환자이다. 다만 그 정도가 다를 뿐이다. 앤드류 솔로몬의 <한낮의 우울>은 6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임에도 우울에 관한 진한 고민이 담겨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난 주 읽을 책<20112년 10월 17일(수))


김훈 <흑산> <남한산성>

황상민 <대통령과 루이비통>

류태형 <한국인의 열정으로 세계를 지휘하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통령과 루이비통]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대통령과 루이비통 - 마케터도 모르는 한국인의 소비심리
황상민 지음 / 들녘 / 201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평 대통령과 루이비통

저자 황상민

출판사 들녘

 

진짜 마케팅을 하고 싶다면!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Cogito, ergo sum) 근대정신의 시작을 알리는 데카르트의 명언이다. 모든 것은 다 부인할 수 있어도 ‘생각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므로 존재는 생각하는 것을 통해 증명 되어야 한다. 그러나 황상민 교수는 현대인을 일컬어 ‘나는 소비한다. 고로 존재한다’라고 말한다. 생각의 주체를 소비의 주체로 바뀐 현대인들의 자아상을 표현한 말일 것이다. 화폐의 발견과 근대 산업혁명이 이후 쏟아지는 물품의 비약적인 증가를 인간을 생각하는 것에서 소비하는 주체로 변형시켜 버렸다. 이제 소비를 논하지 않고는 현대문명을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연세심리학교수인 황상민교수는 소비의 주체로서의 현대인들을 추척하며, 소비가 곧 존재가 되어버린 현대인들의 심리코드를 탐구한다.

현대인들은 이선균의 선택한 ‘과학적’인 침대에서 일어나고, 김태희처럼 디오스 냉장고 문을 열고, 송중기처럼 서울우유를 거내 마신다. 단순한 상품을 넘어 특별한 그 누구나 무엇과 자신을 매치시켜려한다. 보편적 개체를 넘어 특별한 존재로 보이기를 원하는 현대인의 심리를 그대로 보여준다. 이것은 그만큼 특별함이 사라진 시대임을 반증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

 

황상민교수는 이러한 명품소비에 파묻힌 현대인들의 심리를 추적하면서, 기업이 마케팅을 하면서 소비자의 심리를 전혀 엄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비판한다. 소비자가 왜 샤넬을 선택하고, 루이비통을 선택하는지 기업은 염두에 두지 않고 천편일률적인 사고로 경직되어 있다. 동일한 시기에 어느 신문은 경기침체로 명품소비가 ‘뚝’ 떨어졌다고 말하고, 어느 기사는 오히려 증가했다고 말한다. 황교수는 소비심리가 위축된 것이 아니라 방향이 달라진 것이라고 말한다. 진정한 마케팅을 원한다면 소비심리를 객관적으로 연구해야 한다. 황교수는 소비심리탐구를 ‘일상생활 속에 나타나는 다양한 소비현상을 탐색하고 사람들의 다양한 소비행동을 통해 그들의 감춰진 심리를 추리하면서 그 사람의 속마음, 진짜 마음을 알아보는 과정’으로 정의 한다. 즉 소비자들의 감추어진 진짜 마음을 연구하는 것이 올바른 마케팅의 시작인 셈이다.

 

기업이 일반적으로 범하는 오류는 소비자의 마음은 ‘단 하나’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펩시가 새로운 컨셉의 상품을 계획하면서 가장 좋은 ‘단 하나의 맛’을 찾으려 했다. 그러나 소비심리학자 하워드는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일축한다. 단 하나가 아니라 여러개의 맛을 원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톡 쏘는 맛도 좋지만, 새콤한 맛도 좋아한다. 사람의 입은 하나가 아니다. 스파게티 소스를 만드는 연구에서도 전혀 다른 상품이 떠오르게 된다. 단맛, 마늘 맛, 톡 쏘는 맛만 필요한 것이 아니고 소스의 덩어리가 큰 것도 필요하다고는 결론을 내렸고, 그것은 적중했다.

또 하나의 오류는 문제를 파악하고서도 답을 엉뚱한 곳에서 찾는다는 것이다. 나이키는 매출이 감소하자 그 원인을 이동용 게임기인 ‘닌텐도’에서 찾았다. 닌텐도 게임기 때문에 아이들이 나이키 신발을 사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이 걸었던 패치프레이는 ‘나이키의 경쟁자는 닌텐도다.’였다. 정말 그럴까? 황교수는 이러한 결론에 대해 ‘소비자의 마음이나 소비행동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막연한 경쟁상대를 찾은 결과물’이라고 말한다. 소비자를 보지 않고 자신들이 팔아야할 물건에만 집착하여 일어나 판단오류인 셈이다.


기업은 이러한 오류에서 벗어나 소비자의 심리코드를 먼저 읽어야 한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2-10-22 09: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김훈, 조지오웰, 마크 트웨인

-인생을 성찰하라 한다.


김훈의 흑산과 남한 산성을 읽고 있는 중이다. 재미있다. 

유난히도 소설을 싫어하는 나에게 김훈의 소설은 소설에 대한 편견을 확실하게 바꾸어 놓았다. 그의 문장들은 숨이 막히도록 서사적이다. 멸시하고 두려워했던 변두리 인생을 삶의 중심부로 끌고 온다. 때론 불편함이 양심을 짖누른다.  두 권을 다 읽고 나면 그의 '굉장한' 베스트셀러인 '칼의 노래'를 읽을 참이다. 


그런데 김훈의 흑산을 읽으면서 어디선가 많이 읽은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무엇인지 정확하게 감이오지 않는다. 





















마크 트웨인의 소설도 몇 권 샀다. 재미난 톰 소여의 모험과 허클베리핀의 모험, 그리고 왕자와 거지다. 완역판으로 읽기 위해 성인용으로 구입했다. 허클베리핀의 모험은 출간 당시 많은 사람들이 저속어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반대했다고 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최고의 영문학 작품으로 인정하기에 이른다. 문학이란 도덕적 관점으로만 보면 안 된다. 휴머니즘에 입각한 관점이어야 한다.





























조지 오웰의 호밀밭의 파수꾼도 사두었다. 아직 읽지는 않았다. 마크 트웨인의 책을 다 읽고 다면 읽을 계획이다. 다음주 말이면 가능할까 싶은데... 호밀밭의 파수꾼은 두고 두고 읽어 야할 명작이고, 동물농장 역시 그렇다. 




















조지오웰의 책은 심장을 벌렁이게 한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 카탈로니아 찬가, 숨쉬러 간다. 는 모두 인생에 대한 의미를 재고하도록 촉구한다. 작가의 꿈을 가진 나에게 그의 글쓰기 에세이 <나는 왜 쓰는가>는 쓰지 않으면 살 수 없는 그의 극단적 글쓰기를 알려준다. 어쩔 수 없이 썻찌만 억지로 쓰지는 않았다. 돈을 벌기 위해 섰지만, 양심을 팔지는 않았다. 그래서 그의 글은 슬픈 희망이다.


















오늘 고른 책들은 모두 가슴이 저며오는 책들이다. 자기계발서에 유난히 마음이 끌리는 나에게 오늘 책들은 인생의 의미는 성공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래 좀더 생각하며 살자.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해 보자. 삶에 대해 좀더 사유하도록 하자.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labboki 2012-10-28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밀밭의파수꾼은 셀린져의 작품입니다

낭만인생 2012-12-20 11:00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제가 가지고 있는 책을 정리하다가 두분을 같은 분으로 착각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인생은 그렇다 2015-06-02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책들 있는데 그것들이랑(?) 햇갈린 적이 100번정도 있어요 감사함니다.
 
흑산 - 김훈 장편소설
김훈 지음 / 학고재 / 2011년 10월
장바구니담기


흑산, 버림받은 실존의 파편들

그저 유명한 사람이라기에 서점에 들르자마자 '김훈 소설이 있나요?'라고 물었다.
'네 몇 권 있기는 하지만...'
그리고 내어준 책이 흑산과 남한산성이다. <흑산>부터 읽었다. 아무래도 정약전의 일대기를 그린 소설인 것 같아서였다. 표지를 넘기고 한 장 한 장 넘겨 가면서 실망과 놀라움이 동시에 스며들었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할지 모를 묘한 분위기가 문장 하나하나에 깊이 박혀 있었다. 처절하게 써내려간 문장은 설레임과 두려움으로 몰아갔다.

김훈의 문장이 좋다고 하기에, 그분의 이름이 유명하다고 하기에 그저 집어든 책인데 받은 충격이 너무 강하다. 뒤통수를 한 대 얻어 맞은듯한 혼미함이 쓰나미처럼 밀려 들어왔다.
'잘 못 샀나?. 그냥 다른 소설책을 살걸!'
약간의 후회가 밀려 왔다. 싫어서가 아니다. 마약처럼 영혼의 미각을 중독 시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분간 김훈의 작품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 같다는 두려움이 생긴다. 유난히 바쁜 10월과 11월이 아니던가. 그렇다고 잠시 읽다 한쪽에 내팽개쳐두고 두어달을 모른체 할 수도 없는 노릇은 더더욱 아니기 때문이다. 밤을 새서라도 다 읽어야할 압박감이 파죽지세로 밀려온다. 기분좋은 흥분, 그러나 절제할 수 없을 것 같다는 두려움도 함께 밀려 왔다. 젠장 무슨 소설이 이래!


개인적으로 정약용은 조선인물 중에서 가장 존경하는 분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정약용을 세속적인 존재로 그리고 있다는 것이 영 맘에 들지 않는다. 신앙을 부인하고 세속으로 돌아가 목숨이나 구걸하며 사는 나약하고 추한 존재로 비춰진다. 실망이다.

이 소설도 실망이다. 정약전의 ‘자산어보(玆山魚譜)’가 나오기까지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인줄 알았다.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약전은 변두리로 밀려나 있다. 오히려 수많은 버림받고 소외되어 현세를 떠들았던 실존의 파편들만 잔뜩 책을 메우고있다. 그들의 한 맺힌 이야기를 들으려니 가슴이 답답하고 코끝이 찡해져서 책을 몇 번이나 덮어야 했다.

실망이다. 좀더 재미난 이야기, 어떻게 그렇게 멋진 자산어보를 쓸 수 있었는가를 학문적 관점에서 풀어가는 줄 알았다. 공부법, 책쓰는 법 등을 배우려는 얄팍한 나의 속셈이 드러나는 것같아 부끄러워진다. 그래서 괘씸하다. 편하게 읽고 싶은데 양심을 깨우는 문장들이 심장을 찔러대서 따금따금하다.

흑산도의 어부들을 이야기하는 부분에서는 미치도록 부패한 정부가 미웠다.

"슬픔은 비빌 곳이 없어서 지층처럼 (흑산도)사람들의 마음 밑바닥에 쌓였고, 사람들은 다시 바다로 나아갔다."(87)

김훈의 소설을 처음이다. 아니 김훈의 책 자체가 처음이다. 내가 김훈에게 불만을 표시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중독성이 너무 강하다는 것이고, 불편한 진실을 자꾸 들추어 낸다는 것이다.

숨막힐듯 풀어내는 그의 수사학적 현란함에 혀를 내두른다. 그러나 전혀 가볍지 않다.

"길은 늘 앞으로 뻗어 있어서 지나온 길들은 쉽게 잊혔지만, 돌아올 때는 지난온 길이 앞으로 뻗었고, 갈 때 앞으로 뻗어 있던 길이 다시 잊혔다. 길은 늘 그 위를 걸음으로 디뎌서 가는 사람의 것이었고, 가는 동안만의 것이어서 가고 나면 길의 기억은 가물거려서 돌이켜 생각하기 어려웠다."(43)

주저앉아 울고 싶은 대목도 있었다. 버려진 인생,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인생, 사람으로 대우받지 못하고 젖공장이 되어 젊은 나이에 죽어간 '아리의 어미'는 유배지 흑산도의 상징 그 자체였다.

"젖 잘 나오는 여종은 팔려간 상전집 아이가 두 돌이 지나 젖을 떼면 몸값이 반으로 떨어져서 전의 상전한테로 다시 펼려왔다. --- 아리의 어미는 아리를 낳고 젖이 흔했다. --- 장단진사의 아들은 두 돌이 지나서 젖을 떼었고 아리 어미의 젖은 마르지 않았다. --- 아리 어미의 젖을 첩의 아들에게 먹였다. 장단에서 아리 어미는 젖 잘 나는 여종으로 소문나서 이 집 저 집으로 팔려 다니며 젖을 빨렸다. 접이 마르면, 상전들은 아리 어미를 다시 남자 종과 붙여서 임신시키고 자식을 낳게해서 젖을 뽑아내었다. --- 아리 어미는 임진강을 건너오지 못하고 장단에서 젖을 빨리다가 죽었다. --- 마흔 다섯 살에 죽었다."

이건 분명 이용 당한 거다. 젖이 나오지 않으면 남자종과 억지로 '교접'하게 해서 젖이 나오로록 만들었다. 그리고 그녀는 죽었다.

흑산에는 이렇게 실존의 파편들이 널려있다.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이름도 없는 존재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