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스 루케이도를 읽다.



언제부터 맥스 루케이도를 읽었을까. 짐작해 보니 아마도 <예수님처럼>부터였던 것 같다. 희미한 기억을 추스려 보니, 아내에게서 처음 그 책을 소개받고 읽기 시작했다. 결혼 하기 전 아내의 집에 놀러 갔다. 

아내는 푸들 종류의 애완견를 기르고 있었다. 독서를 좋아했던 아내는 적지 않는 책을 소장하고 있었다. 그 중의 하나가 루케이도의 예수님 처럼이다. 이미 잘 알려진 책이기도 했고, 사랑하는 여인이 부탁하니 읽을 수 밖에. 그렇게 이 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그 후, 수년의 시간이 흘러 첫아기를 낳고 둘째 까지 연이어 낳았다. 사인 가족이 된 우리는 적지 않는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재정적인 힘겨움과 사람들과의 관계가 악화되어 살아기가 척박했다. 누군가의 위로와 격려가 필요했지만 찾지 못했다. 그러다 책장에서 루케이도의 예수님처럼을 발견했다. 순간 예수님은 이런 상황 속에서 어떻게 하실까하는 생각이 불쑥 들어왔다. 애완견에게 뜯겨 한쪽이 떨어지고 오줌인지는 몰라도 물에 젖은 것도 보였다. 지저분한 책이 영 내키지 않았지만 이것저것 고민할 사치는 부릴 수 없었다. 그렇게 루케이도와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고난을 통해 거룩하게 하고자하는 하나님의 뜻이라는 이야기다. 주님은 있는 그대로 받아 주시지만 변화되길 원하신다는 단 한 문장으로 요약될 수 있다. 고난과 하나님의 뜻에 대한 책은 다음 책이 좋다.


제럿드 싯처의 책은 고난 속에서 하나님의 음성 듣는 법을 알려 준다. 루이스의 '헤아려본 슬픔'과 '고통의 문제'를 고통의 문제를 다른 시각에서 다룬다. 고통의 문제는 변증서이고, 헤아려본 슬픔은 고백서이다. 고 옥한흠 목사님의 '고통에는 뜻이 있다'는 책은 설교를 책으로 엮은 것임에도 고난에 대한 깊이있는 통찰과 위로를 준다. 

















하여튼 그렇게 루케이도를 입문하게 된다. 그 후로 다시 루케이도는 잊었다. 다시 제자훈련을 받게 되면서 예수님처럼이 필독서가 되면서 루케이도와의 불가피한 만남을 갖는다. 이 책을 계기로 루케이도의 책 몇 권을 읽게 된다. 그 중의 하나가 '하나님은 너를 포기하지 않는다'와 '예수가 선택한 십자가'이다. 루게이도의 책은 한결같이 희망과 소망을 준다. 모호하고 기묘한 하나님의 성품과 섭리를 사랑과 격려라는 단어로 풀어 낸다. 자기애적 교만이 아닌 하나님의 희망 안에서 자신을 소중히 여기라는 충고를 받는다. 그래서 더욱 힘이 난다. 
















루케이도에게 매료된 두번째 이유는 그의 동화다. 어린이 동화인 <너는 최고의 작품이란다>를 읽고 있으면 나의 존재에 자부심이 생긴다. <작은 도토리 속 커다란 참나무> 역시 작지만 커다랗게 자랄 꿈을 이야기 한다. 루케이도의 책을 읽고 있으면 마음이 잔잔해지고 감동이 밀려 온다. 각박한 세상에서 소소한 일상의 은혜를 체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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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을 고르는 6가지의 방법

 

책은 마음의 약식이다. 좋은 음식을 먹어야 건강해 지듯 좋은 책 양서를 골라 읽어야 정신건강에 좋다. 해로운 음식이 건강을 해치듯 악서 역시 정신 건강을 해친다. 그러니 좋은 책을 고르는 안목이야말로 정신건강을 더욱 건강 하게하는 지름길이다. 좋은 책이란 과연 존재할까.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그러나 분명 있다. 좋은 책을 고르는 기준은 따로 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패스트푸는 먹을 때는 맛이 있고, 영양분이 많은 것 같지만 몸에 해롭다. 단맛을 위해 당을 집어넣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 혈압상승과 몸을 비대하게 만들어 여러 가지 병을 가져 온다. 패스트푸드 책이 있다. 당장 먹기는 좋지만 건강을 오히려 해치는 책들이다. 선정선 잡지가 그 대표적인 예다.

 

깊이가 없는 책 또한 악서다. 정신 건강에 별 도움이 안 되지만 해롭지도 않으니 괜찮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잘못된 생각이다. 그런 영양가 없는 책은 아무리 먹어도 양분이 들어오지 않으니 정신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문제는 그런 책을 읽는 인생을 허비하게 된다는 점이다. 시간은 금이라 하지 않던가. 금을 버리는 이들은 없을 것이다.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어떤가. 깊이 없는 책은 그래서 악서다. 당장 버려야 한다.

 

좋다. 그러면 어떤 책이 양서인가?

 

1. 좋은 저자가 좋은 양서다.

사람이 책이다. 악한 사람에게서 좋은 책이 나오지 않는다. 좋은 사람에게서 좋은 책이 나온다. 깊이 사유하고 성찰하는 작가의 책이야말로 최고의 양서다. 그러니 먼저 저자에 대해 공부하라. 좋은 책을 고르는 첫 번째, 그리고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2. 좋은 출판사가 좋은 양서다.

초보 독서가들은 잘 모르나 어느 정도 책을 읽다보면 출판사마다 색이 있고, 운영철학이 다르다는 것을 눈치 챌 것이다. 저명한 출판회사에서 무명의 작가나 깊이 없는 책을 출판하지 않는다. 좋은 출판사가 좋은 책을 출판한다는 공식은 완벽하게 일치하지는 않지만 대부분 들어맞는다. 그러니 출판사를 유심히 살펴보라. 좋은 작가의 책이 많이 출판된 출판사라면 다른 책도 실수하는 일이 적어진다.

 

3. 고전이 양서다.

시대와 역사를 초월하여 살아남는 고전이야말로 최고의 양서다. 즉흥적이고 지금 여기서의 동물적 필요만을 채우는 책은 결코 사랑 받지 못한다. 인간이 내면 깊숙이 고민하고 성찰한 책이 고전이 된다. 시대를 통해 연단되고 다듬어지고 확인된 책이다. 그러나 고전을 읽어야 한다.

 

4. 성찰을 요구하는 책이 양서다.

어떤 책이 영혼을 병들게 하는가. 성장을 막고 복수와 분노에 사로잡혀 살게 하는 책이다. 이런 책을 읽고 나면 편견과 왜곡에 빠져 세상을 그릇된 관점으로 보게 한다. 대가는 문제를 자기 안에서 찾는다. 소인배는 남을 핑계한다. 좋은 책은 자신을 들여다보게 한다.

 

5. 거시적 안목을 제공하는 책이 양서다.

 

대가는 사물에 대한 관점이 다르다. 즉 협소하지 않다. 탁월한 인물로 알려진 이들의 특징은 한결 같이 관점의 전문가다. 아무렇게나 사물을 대하지 않고 다르게 보고 깊이 본다.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원리를 발견하고, 뉴턴이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건 관점이다. 동일한 사건을 다르게 볼 때 세상이 달라진다. 나는 개인적으로 기버의 <로마 제국 쇠망사>와 토인비의 <역사 연구>를 추천한다. 거시적 관점으로 서술된 책은 높은 안목을 준다. 

 













6. 작가의 서재를 들여라 보라.

 

작가는 분명 알려졌든 알려지지 않았든 스승이 존재한다. 그들의 서재를 찬찬히 들여다보면영향을 준 이들을 발견할 것이다. 그 원전을 읽으라. '엄마를 부탁해'로 유명한 신경숙은 김승옥, 조세희 선배 작가들의 글을 필사하며 배웠다고 한다.

 

“필사를 하는 동안의 그 황홀함은 내가 살면서 무슨 일을 할 것인가를 각인시켜준 독특한 체험이었다. 방학이 끝났을 때 필사를 한 노트는 몇 권이 되었고, 그 노트들을 마치 내가 쓴 작품인 양 가방에 넣고 서울에 돌아왔다.”

 

신경숙을 더 잘 알려면 그의 서재로 가야 한다. 가서 김승옥과 조세희 작가의 글도 읽어야 한다. 


신경숙 작가가 필사한 두 권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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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하지 말고 여행 하라.

 

여행은 관광과 다르다. 관광은 채우는 것이고 여행은 비우는 것이다. 관광을 돈으로 하는 것이고 여행은 마음으로 하는 것이다. 관광은 마치고 나면 더욱 탐욕스러워 지지만 여행은 더욱 성숙해지고 자아를 찾아 간다. 여행의 의미는 나를 버리고 나를 찾는 것이다. 버리지 않으면 찾을 수 없고, 잊지 않으면 기억할 수 없다. 이것이 여행의 의미다.

 

언제부턴가 여행에세이를 사 모으기 시작했다. 여행에세이는 여행지의 정보를 가르쳐 주기 위한 책이 아니다. 여행을 통해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무료한 일상을 벗어 던지고 나라는 존재의미, 삶의 의미를 찾는 여정이다. 이병률의 책이 마음에 와 닿는다.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 또한 여행의 진정성을 가르쳐 준다. 신영복의 <나무야나무야>는 여행을 넘어 시공간을 넘나드는 하나의 예술이다.

 

 















낯선 공간으로 이동은 모든 것을 신경쓰지 않으면 애를 먹게 한다. 일상의 범주 안에 들어있는 삶의 영역은 반복을 통해 익숙하기에 크게 지장이 없는 것들은 간과(看過)한다. 그러나 낯선 여행지는 그럴 수 없다. 무엇인 중요한지 아닌지를 분간할 수 없다. 그럴만한 경험의 축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그의 여행에세이집인 <하루키의 여행법>에서 속도 방지턱인 토페를 불평한다.

 

“범죄보다 더 현실적으로 우리를 괴롭힌 것은 토페였다. 차의 속도를 줄이기 위해 도로에 뭉툭하게 만들어 놓은 융기물로서 말하자면 고속 방지턱이다. 거기서 속도를 낮추지 않으면 덜컥하는 불쾌한 진동을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원래의 도로가 너절하기 때문에 어디가 토페이고 아닌지 언뜻 봐서는 잘 모르는 곳이 많다. 토페인 것 같아서 속도를 줄이면 토페가 아니고, 토페가 아닐 거라고 생각하며 그냥 달려가다 보면 그것이 토페인 경우가 있다.”(75쪽)

 

낯선 환경은 일상에 익숙해진 생각을 무너뜨리고 몸의 근육을 다르게 사용하도록 요구한다. 여행을 대비해 적절한 운동과 주의력을 길러 놓지 않으면 낭패가 보기가 십상이다. 모든 것이 중요하고 모든 것이 새롭고 모든 것이 혼돈스럽다. 여행은 지금까지 잊혀진 것을 끄집어 내고 익숙해진 것을 무효화 시키고, 불필요한 것들을 긴요하게 만든다. 다르게 살도록 요구한다. 여행은 나를 재정비하는 과정인 셈이다.

 

그러나 관광은 그렇지 않다. 변하지 않아도 된다. 생각을 바꾸지 않아도 된다. 약간의 어색함을 참아내면 된다. 돈으로 모든 것을 자신이 익숙한 환경과 비슷하게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태국에서도 예루살렘에서도 맥도날드를 찾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뉴욕에서 한인식당에서 벗어나지 않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여행이 아닌 관광을 즐기고 있다. 그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자신의 탐욕과 자만심을 키워 갈 것이다.

 

관광을 하지 말고 여행을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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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 이야기


전에도 이런 적이 있나? 책벌레 이야기를 한 적이? 책을 좋아하면 벌레가 된다. 책벌레! 스티븐 영의 <책벌레 이야기>란 책이 있다. 이 책이야 말로 책벌레 만드는 비법을 전수한 책이다. 근데 왜 벌레라고 할까? 그게 좀 궁금하다. 벌레는 인간 편에서 볼 때 해롭고 더럽고 약간 꺼려지는 존재가 아닌가. 아들은 곤충-벌레 박사가 되겠다고 집을 온통 벌레 천국으로 만들었지만 그것과는 다르지 않는가.

 

생각해 보건데 책벌레란 별명이 붙은 것은 책을 너무 좋아해 벌레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책 좋아하는 사람치고 운동 좋아하는 사람 많지 않고, 통이 큰 사람 별로 없고, 돈 많은 사람 별로 없다. 아내의 편에서 볼 땐 그야말로 벌레다. 책만 먹어대는 벌레. 그냥 나의 생각이다. 그런데 알고는 있는가. 책벌레는 영원히 벌레가 아니다. 어느 순간 나비로 탈바꿈한다. 사람들은 그래서 책벌레를 벌레로만 보면 안 된다. 그들은 아직 징그러운 벌레지만 나중엔 화려한 나비가 된다. 알기나 아는지 몰라. 그래서 하는 말인데 <세상을 바꾼 위대한 책벌레들>은 전적으로 옳은 말이고 아주 좋은 책이다. 제발 읽고 각성하길.















권일한 선생님의 <책벌레 선생님의 행복한 책 이야기>는 실전 이야기다. 꼭 읽어 보길 바란다. 현재 교사로 아이들과 함께 나누고 이야기 했던 책 이야기를 엮었다. <아이 스스로 즐기는 책벌레 만들기>는 앞의 책 <책벌레 이야기>의 초등학생용이라고 보면 된다. <도서관 산책자>는 우리나라의 특이한 도서관을 찾아 나선 여행기다. 필자는 이 책을 읽고 개인 도서관을 만드는 아이디어를 얻었다. <책 세상을 탐하다>는 책을 통해 변화된 이야기를 담았다. 마지막 <책의 우주>는 책 그리고 다른 것들의 진지한 담론이다. 책벌레들이 좋아할 만한 음식이 가득한 책이다. 
















가을이 맛이 들었다. 여기 저기 볼 맛이 난다. 이젠 굳이 산꼭대기까지 가지 않아도 거리에서 가을 맛을 즐긴다. 탐스럽게 익은 가을 거리가 마음을 울렁이게 한다. 행복한 가을 저녁. 책이나 읽자! 난 책벌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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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전집 50% 할인, 탐난다 탐나!


검색해보니 박완서 전집이 두 군데 나왔다. 문학동네와 세계사출판사다. 그동안 박완서의 책을 한 권씩 사서 모았다. 읽은 책이 열권이 넘는다. 솔직담백하고 진솔하고 다부진 글이 절로 감동이 된다. 그런데 이번에 세계사에서 전집을 출간 해 50% 세일을 한다. 글쎄 다른 출판사에서도 나온 책이 모두 합해진 것인지 나로서는 알길이 없다. 다만 50%라는 미끼가 너무 크게 다가온다. 빚이라도 내어 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누가 보태둘 사람 없나. 


언제부터 박완서의 글을 읽었는지 모르겠다. 기억도 없다. 어느 순간 그녀의 글의 좋아졌고, 읽어 갔다. 그러다 그녀의 죽음 소식을 듣고 마음 속에서 '쿵'하고 소리가 났다. 이제 더이상 글을 쓰지 못하는 구나. 더이상 박완서의 글을 읽을수가 없구나.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냥 이름만 붙이기에 송구하다. 박완서 선생님이라고 부르고 싶다. 그러나 아직 나에게는 그런 친분이 없기에 그냥 작가 박완서가 편하다. 


지금껏 읽은 노트에 보면 박완서의 명문장들이 곳곳에 기록되어 있다. 가장 기억이 남는 문장은...

 “아무리 어두운 기억도 세월이 연마한 고통에는 광채가 따르는 법이다.” 

그립다. 

많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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