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법, 종이 책 읽기를 권함
고서점에 갔다가 책이 너무 탐이 난 나머지 통장에 있던 돈을 다 찾아들고 나간 사람, 돈이 없던 유학시절 옥스퍼드 영어사전 한 질이 너무 갖고 싶어 책 한 트럭을 내다판 사람, 인사동 고서점에서 혼자 책과 놀기를 좋아하는 사람, 한때는 책을 읽기 위해 기차를 탔던 사람, 책 읽는 일보다 더 즐거운 일을 아직 찾아내지 못한 사람. 그는 바로 책 속에서 행복을 구현하는 우리시대 간서치, 김무곤 교수다.
"내 이 세상 도처에서 쉴 곳을 찾아보았으되, 마침내 찾아낸, 책이 있는 구석방보다 나은 곳은 없더라." 마치 성 어거스틴의 참회록을 읽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한 대목이다. 가만있자 한 사람 더 있다. "모든 곳에서 안식을 구했지만 찾지 못했다. 다만 작은 책 한 권 들고 구석자리 앉아 있을 때는 예외였다." 그리스도를 본받아를 쓴 중세의 신비주의자인 토마스아 켐피스의 말이다. 책에서 안식을 찾을 수 밖에 없는 운명이다.
제목이 참 맘에 든다. '종이책 읽기를 권함' 저자는 지독한 독서광이다. 특히 종이책에... 그건 필자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독서에 관련된 자신의 체험담을 거침없이 들려 준다. 그는 강연에서 책 이야기를 하면 청중들이 못알아 먹다가, 텔리비전에서 나온 이야기를 하면 고개를 끄덕이고 웃어주는 것에 대해 못내 아쉬워 한다. '책따위'로 치부하는 풍토도 서운해 한다. 그러나 그는 알고 있다. 세계의 리더(Reader)들은 리더(Leader)들이라는 것을... 빌게이츠, 오프라 윈프리, 마우쩌뚱 등등 수도 없이 많은 리더들이 리더들이다. 그러니 '책따위'로 치부해 버리는 것이야말로 오만이 아니건다.
개인적인 체험이다. 속도법을 배워 진짜 빨리 되었지만 진작 공허함과 아쉬움은 배로 커져 버렸다는 것을... 그리고 그는 천천히 읽는 버블 배우러 다녔다. 책도 지식을 쌓이 귀한 수단을 넘어 자시 수양을 위한 것으로 되돌아아 가야할 것을 말한다.
"저 위 하늘나라에 있다는 천국은 엄청나게 큰 도서관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가스통 바슐라르, <몽학의 시학>에서
정말 아름다운 문구다. 나도 그런 천국을 꿈꾸어야 겠다.
혼자 책 읽는 시간
무엇으로도 위로 받지 못할 때 <혼자 책 읽는 시간>이야 말로 가장 아름답고 좋은 시간다. 책은 도끼이기도 하지만, 양약이기도 하다. 나를 안아주고, 부듬어주고, 위로해주고, 격려해주는 친구이다.
"나는 독서를 하나의 규율로 정해두려고 한다. ... 그렇게 몰두하지 않으면 삶의 다른 부분들이 슬금슬금 침범해 들어와 시간을 훔쳐 가버릴 수 있다."(43쪽) 쓰라린 고독과 아픔을 독서를 통해 치유하고 이겨 내었다.
"말은 살아있고, 문학은 도피가 된다. 그것은 삶으로부터 도피가 아니라 삶 속으로 들어가는 도피이다." -시릴 코널리 <조용하지 않은 무덤>에서..
언니의 죽음 앞에서.. 상실의 아픔을 부둥켜 안고 이는 여인에게 찾은 그렇게 찾아왔고, 그녀의 도피처가 되 주었다. 그리고 그녀는 <혼자 책 읽는 시간>을 만들어 숨어 들어갔다.
이 내용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려진 것으로, 소리를 내어 공부하는 것은 새로운 내용을 효율적인 방법으로 배우고 익히게 해 준다네. <중략> 몸을 움직이면 좀 더 효율적인 방법으로 지식을 흡수하게 되지. 이것이 토라 공부와 다른 분야 공부의 다른 점일세. 일반 학교의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거나 도서실에서 책에 파묻혀 조용히 공부를 하지. 토라를 공부하는 곳은 큰 목소리로 이야기하고 온몸과 온힘을 다해 공부하느라고 항상 시끄럽고 격렬한 분위기라네. <중략>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읽기를 통해 내용을 기억하기 때문에 시각에 만족하곤 한다네. 소리를 내어 공부하는 것은 또 다른 감각, 청각이지. 이것은 텔레비전을 볼 때 소리를 들으면서 보는 것과 소리를 듣지 않으면서 보는 것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쉽다네. 소리를 내어 공부하는 것은 영혼에 기록을 남기는 것과 같은 일이지
책으로 크는 아이들, 제목이 참 맘에 든다. 부모가 키우는 것이 아니라 책이 아이들을 키운다.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하고, 여행을 떠난다. 책의 이야기가 서린 곳으로 말이다. 예절도 배우고, 저자도 만나고, 주인공도 만난다. 책이 아이들을 키운다. 정말이다. 온 가족이 독서에 흠뻑 빠져 산다. 우리집은 텍도 없는 소리다. 그래도 잠 자기전 들려주는 동화책은 그야말로 꿀맛이란다. 그나마 다행이다.
상큼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책에는 말이다. 나의 독서 이야기도 잔뜩 써 놓아야 겠다. 결론은 종이책이다. 디지털이 아닌 손으로 느끼고, 코로 맡고, 귀로 듣는 종이책이다. 그래서 종이책이 참 좋다. 이사갈 때의 괴로움만 뺀다면 종이책은 나의 영원한 쾌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