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아이가 놀러왔다.
그 애가 움직일때마다 냄새가 난다.
나이가 들면서 코가 더 예민해지는걸까? 아래층에서 노는 아이 냄새를 맡고 있다니...
어린 아이를 남의 손에 맡기면서 냄새에 유난히 더 신경을 썼다.
외국 아이, 괜히 지저분하게 느껴질지도 모르는데 낯선 냄새까지 나면 한 번 더 안아줄 것도 멀리하지 않을까해서.
세탁소를 하는 분 말씀이 옷만 들어봐도 어느 나라 사람 옷인지 안단다.
마늘같은 양념은 몸에 들어가 피부로 냄새를 풍긴다고 하고.
우리가 매일 먹는 것, 거기서 나는 냄새, 거기에 젖은 옷, 몸.
매일 하는 짓, 생각, 거기에 젖은 표정, 눈빛....
근원을 바꿔야 결과가 바뀔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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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층 화장실에는 재작년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며칠전에 얻어다 놓고 몇 줄씩 읽고있다. 전경린이란 이름을 보고 전혜린이랑 무슨 관계가 있나 싶어서 찾아보니 전혀 무관. 대신 전혜린 (1934-65)의 동생 전채린(1939-), 전채린의 남편이자 요절한 천재 감독 하길종(1941-79), 그 동생 하명중(1947-), 전채린과 하길종의 아들 신경정신과 전문의 하지현... 한 특이한 집안의 가계를 꿰었다. 
전혜린은 아직도 무슨 주술처럼 내머릿속에서 떠나지않는다.
처음알고 눈물 흘린지 20년이 다되어가는데 그동안 단 하루도 내 원대로 그 원대로
순간을 지속하며 미친듯이 살아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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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덕화 2009-03-22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혜린, 그리운 이름이군요.
고등학교때 처음 만난 이름이니 벌써 30년쯤 흘렀습니다.
저도 눈물을 흘릴 만큼 감동을 받았었는데, 지금은 그 분의 무엇에 내가 그렇게 감동받았었는지도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흔히들 말하지요. 우리에게 있는 것은 오로지 지금 이 순간 밖에는 없다고.
지금 딛고 선 이자리에 백프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것, 참 어려운 일입니다.

paintsilence 2009-03-22 18:22   좋아요 0 | URL
어려워서 동경하는건가봐요.
 

지금같아선...
아름다움이라는게 삶의 이유라고 말할 수 있을 것같다.
아름다움이라는 파편을 붙잡을 수 없다면 하루하루를 지탱하기 어려울거다.
가난 (혹은, 물질)과 아름다움이 내 삶의 과목이 되지 않을까.
거기에 연주자라는 역할의 의미를 찾으면...
연주든 논문이든 삶이든... 목적은 모두 같이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일.
그 중 연주자는 아주 상징화되어 전방에 서있고
삶이라는 형식으로 아름다움을 보여내는 것은 가장 궁극적이고 어려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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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글을 올리고는 늘 바로 최근 페이퍼로 간다. 같은 시간에 새로 글 올린 이들 서재에 가보려고.
가서 나처럼 처음 시작해 외로운 사람인 것같으면, 그리고 글이 마음에 와닿으면 친구하자고 하려고...
그런데 잘 없다.
며칠 했는데 벌써 같은 사람 서재에 몇 번이나 들어갔다. 모르는 사람들만 많던 곳인데 점점 사람들이 익는거다. 여기도 다른 모임들과 마찬가지로 활발한 사람은 정해져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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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의 종소리에서,

1. 여자와 남자는 사랑한다. 여자는 아이를 낳지 못한다. 그래서 여자는 언젠가 이혼하겠다고 마음 먹고 있다. 여자의 생각을 남자도 어렴풋이 느끼고있다.

2. 남자는 자기가 다니던 회사가 사정이 좋지 않은중에 다른 회사로부터 스카우트된다. 세상 눈으로 보면 잘 된 일이다. 하지만 남자는 점심시간마다 전 회사에 가서 옛동료들과 점심을 먹는다. 두 회사가 사활을 건 경쟁에 들어가면서 남자는 음식을 먹지 못하고 죽어간다.

3. 여기에 덧붙여진 상징은 새이다. 집 베란다에 둥지틀고 새끼낳아 키우는 새. 새끼 새들이 둥지를 떠났을때 남자도 세상을 떠난다. 새처럼 가벼워져서.

4. 그런데 제목은 왜 종소리지? 종 얘기가 한 번이라도 있었나? 이런....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일까? 내가 요즘 많이 하는 생각. 결국 내가 너였고 네가 나였다는... 내가 나인건 잠깐의 우연일 뿐.

널 위해 떠난다는 구속이 없는 사랑은 늘 나를 의아하게 만든다. 그게 지극히 이타적으로 보이지만 결국 너와 나의 이기심과 따로됨을 인정하는 것같아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그런 이유로 나를 떠나려고 한다면 나도 소설속의 남자처럼 아플 것만같다. 너를 위해... 라는 말의 허구.

반대로 자기만 살겠다는 세상의 경쟁. 나만을 위해라는 말의 허구야 말해 무엇해. 물론... 내 남편은 말한다. 내가 먼저 살고 보겠다는건 인간의 본능이고 당연한 심리다, 그걸 기반으로 세상은 발전해왔다. - 나는 말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마음이 아픔으로 몸이 아픈건 진실하고 아름답다.
마음이 그렇게 한결같이 아플 수 있다는 것도.
보통사람들에게 잘 없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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