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증폭사회 - 벼랑 끝에 선 한국인의 새로운 희망 찾기
김태형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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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IMF를 분기로 한국인의 정신건강이 급속히 악화되었다는 저자의 주장은 상당히 흥미롭다. 사회 전반에 흘러넘치는 배금주의의 물결, 외모지상주의 등을 직접 체험하고 있던터라 한국사회가 '뭔가' 문제가 있다는 건 느꼈지만. 우리 사회는 너무 개인에게 많은 짐을 지운다. 개인의 성공담만해도 어떤 사회에서는 당연히 겪지 않아도 될 고통까지 자기극복의 미담으로 칭송받기도 하니까.  

이 사회에서는 내가 겪는 모든 일이 내 개인의 결함이라는 식으로 생각된다. 그러니까 젊은 세대는 세상이 바뀌면 내 사정도 나아지겠지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거다. 세상이 어떻게 되든 누군가 나를 위해 뭔가를 제공할 거라는 기대가 아예 없다. 나도 젊은 사람이긴 하지만 더 어린 대학생들을 대할 때면 언제부터 세상이 이렇게 인정머리 없어졌나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뼛속까지 경쟁과 자본주의를 받아들인 아이들이 어떻게 더 나은 세상을 꿈꿀 수 있을까.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우리 사회 전체가 정신병을 앓고 있다고 보고 이런 사회구조가 사람을 어떻게 만드는지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불안을 증폭시키는 9가지 심리코드는 각 챕터마다 공감되는 부분이 있었다. 이기심과 고독, 무력감, 의존심, 억압, 자기혐오, 쾌락, 도피, 분노. 특히 나만 잘되면 된다는 이기심과 무한경쟁구도에서 누구도 믿을 수 없고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없는 현실, 어떻게 해도 어차피 '난 안될거야'인 세상. 이 모든 것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람이 선택하는 이민. 이건 말 그대로 요즘 내 정신상태를 그대로 반영하는 느낌이다.  정말로 이 속도전, 돈이면 다된다는 천박한 문화가 싫고 누군가에게 과시하기 위해 또는 사회적으로 왕따가 되지 않기 위해 사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고 벗어날 방법은 이민뿐인가 싶기도 하고 그렇다. 왜 한국사회는 이렇게 불안감을 조장하고 자살을 권하는 사회가 되었을까. 그리고 그걸 바꾸려면, 적어도 나 자신부터 다르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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