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이 지나갔다. 한 주에서 월/화가 제일 힘들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육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가장 피폐한 시기. 내일은 수요일이고 또 한주의 절반이 지나갔다며 안도하게 될 것이다.  

내가 관계하고 있는 모든 블로그와 수년째 사용하고 있는 일기장의 가장 최신 글은 '정말 오랜만에 쓴다'로 시작된다. 어찌나 게으른지 몇개째 수개월 혹은 수년 간격으로 이런 의미없는 글들만 업데이트 해오고 있는 것이다. 한번씩 '아... 뭐라도 해야지' 하는 마음에 열어보지만 거기에는 긴 시간전에도 똑같은 모습이었던 내가 존재할 뿐이다. 

어쨌거나 결론은 습관이 무섭다는 것이다. 사랑의 블랙홀처럼 하루하루 반복되는 매일이나 수년째 전혀 변하지 않은 것만 같은 나 자신이나. 이렇게 나이만 먹어가는 것 아닌가 하는 두려움, 공상만 하다가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욕망은 짧은 기간동안만 지속되고 남는 것은 습관 뿐이다. 욕망을 습관으로 바꿀 수 있는 능력, 내겐 지금 그게 필요하다.  

어떻게 하면 스스로에게 만족하는 삶을 살 수 있을까? 매일 조금씩 더 무감각해 지는 것만 같아 두렵다. 오감도 그렇고 감정도 그렇고 사고도 그렇고 조금씩 무뎌진다. 언젠가는 맑은 하늘을 보는 것만으로도 세계평화를 상상할 수 있었는데 요즘은 멜로 영화를 봐도 '아..그래라' 이런 느낌이다.  

초식녀 건어물녀가 되어가는 것인가? 하긴 되어간다는 표현보단 원래 그랬는데 진화하고 있다는 게 더 적절하겠다. 아무튼 이 지겹게 반복되는 일상, 한심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고치지 않는 습관 이 모든걸 통쾌하게 깨부수고 싶다. 격렬하게 무엇인가를 원하는 감정, 참을 수 없는 욕망과 열정, 뭐 그런 청춘의 상징들은 다 어디에 갔단 말인가! 내 나이 서른도 안되었건만...  

아. 여행이나 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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