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 & 시티 시즌 4 박스세트 (3disc) - 섹스 & 시티 재출시 할인전
마이클 패트릭 킹 감독, 킴 캐트럴 외 출연 / 파라마운트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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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정적인 이름이다.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던 중 화면 오른쪽 귀퉁이에 떠 있는 시리즈명을 보지 못했다면 아마 팬이 될 확률은 극도로 낮아졌을 거다. 과연 이름값은 한다. 편당 평균 한두번은 새로운 남자의 나체를 볼 수 있다. 그렇지만 그게 전부였다면 시간표까지 챙기는 열혈 시청이 모자라 결국 DVD를 구입해서 볼 정도로 열성적인 팬이 될 수는 없을 거다.

 화려한 도시, 화려한 옷차림, 화려한 인간관계는 처음에는 이 시리즈의 전부인 것 같지만 결국 그 화려함은 배경일 뿐이다. 내 생활이 소박하다고 해서 내 인생의 주제가 소박함은 아닌 것처럼. 나보다 예쁜 여자에게 열등감을 느끼고 내가 사귀던 남자의 새로운 여자가 나보다 못나길 바라는 그런 사소한 일부터 직장에서 우는 것, 가족을 잃는 것 그리고 얻는 것까지 그녀들의 삶이 꼼꼼히 들어차 있다. 물론 그녀들은 여전히 지나치게 능력있고 아름답고, 믿을 수 없을만큼 좋은 친구들을 가지고 있지만.

 별점 하나는 빈약한(라기보다는 전무한) 서플 때문에 깎았다. 이번 시즌은 그나마 체면치레라도 하던 캐스트 페이지마저 없다. 심의 통과하는 것만도 감지덕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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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장 뉴 호라이즌 (재발매)
김덕수 연주 / 티엔터테인먼트/코너스톤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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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2개반 합반으로 커다란 교실에서 듣던 음악 수업 시간을 통해 알게 된 음반이다. 그때의 선생님은 여러가지 음악적인 체험을 할 수 있게 많은 배려를 해주셨던 분인데, 이 음반에서 토끼전을 들려주셨던 기억이 난다. 서양악기와 국악기의 차이점에 대해 이 음악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음악이 흐르는 동안에도 리듬을 타고 이런저런 설명을 해주시곤 하셨다. 사실 이 음반은 그 선생님이 아니었다면 내가 재미있게 듣기 힘든 음악일지도 모른다. 재즈가 그렇고 국악이 그렇다. 친절한 안내자가 필요하다.

2번째 트랙인 THINGS CHAGE는 몇해 전인가 '개달리다'란 재일교포를 소재로 한 영화의 홍보영상물에 삽입된 적이 있고, 구준엽이 랩에 참여했다. 김덕수 사물놀이패는 그보다도 몇해 전에 서태지가 서태지와 아이들로 활동하던 무렵에 하여가 작업을 통해 참여하고 콘서트에도 출연했다. 그리고 그 후론 잘 모르겠다. 국악을 챙겨듣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알기 힘들 거다. 우리 음악이라지만 가까이 가려면 안내가 필요하다. 그러나, 열린음악회가 답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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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
토마스 베른하르트 지음, 김영옥 옮김 / 범우사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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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시간에 우연히 베른하르트의 책을 접하고 번역되는 족족 사들이고 두번 읽지 않는다. 좋아하는 작가라고 하면 반사적으로 떠오르는 이름 중에 하나지만 누군가 왜냐고 묻는다면 대답하기 어렵다. 느낌표에서 마이크를 들이대며 그 책은 어땠어요?하고 묻는다면 나는 당장 얼어붙을테다. 그것이 나의 문학적 소양 부족 탓인지 베른하르트라는 작가가 원체 그런 건지는 알 수 없다.

항상 사춘기 - 이 단어가 가진 뜻 중 설익음과 미숙함을 완전히 도려낸 - 같은 작가의 사춘기 시절 얘기다. 예민하고 항상 혼자다. 내가 직간접으로 만난 사람 중 가장 자아가 강해서 이상하게도 가끔 위안이 된다. 그리고 항상 그렇듯 책을 읽고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가지런히 감상을 정리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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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엔지니어를 위한 C/C++ 완벽 가이드
박규환 지음 / 홍릉(홍릉과학출판사)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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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사기 전에는 표지나 목차부터 볼 게 아니라, 가장 뒷장부터 봐야한다. 왜냐면, 색인이 정말 형편없으니까! 1600페이지에 육박하는 책의 색인이 10페이지가 안된다. 물론 책 제목은 가이드지만, 당연히 이정도 범위를 다루는 책이면 한번 읽고 모든 것을 터득하고 버리는 게 아니라, 대략 훑어보고 참고로 두고두고 보는 게 상식이다.

'시스템 엔지니어를 위한'이란 말에 속지 말자. 그냥 C 기초/기본과 C++ 기초/기본을 책 하나에 구겨넣었을 뿐이다. 차라리 책을 따로따로 한권 내는 게 낫지 않았을까. C/C++간의 비교를 오목조목 해 놓은 것도 아니라, 한권에 들어 있어서 얻는 이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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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우울 - 최영미의 유럽 일기
최영미 지음 / 창비 / 199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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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그대로 최영미라는 개인의 '일기'다.

이 일기는 마치 기념사진 촬영 같다. 다른 나라나 도시를 여행할 때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찾아내 확인하는 작업, 그런 사전지식이나 선입견은(그것이 좋은 쪽이든 아니든) 오직 자신만의 것으로 친절하게 얘기해주지 않으면 읽는 사람은 공감하기가 힘들다. 특히 그 것이 읽는 사람의 취향에 반하거나 동떨어져 있다면. 쓴 사람은 그런 공감에 대해 그다지 고려하지 않는 것 같다. 하긴 일기니까.

여행과 미술, 자신의 사상과 생각, 모든 것이 들쑥날쑥 뒤섞여 있다. 물론 이런 뒤섞임은 다른 사람의 책이나 글에서도 굳이 찾아내려면 찾아낼 수 있다. 훨씬 부드러운 형태로. 몇 페이지 들춰보고 이주헌의 50일간의 유럽 미술관 체험이나 서경식의 나의 서양미술 순례를 떠올리고 선택한 경솔함을 후회했다. 이주헌의 친절함이나 서경식의 따뜻함과 굳이 비교하지 않더라도.

최영미란 개인에게 호감, 아니 최소한 관심이 있었다면 훨씬 즐겁게 읽을 수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녀를 하나도 모르니까. 하지만 당신의 독자 중에는 당신의 책을 처음 읽는 사람도 있답니다. 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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