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샤베트>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달 샤베트
백희나 글.그림 / Storybowl(스토리보울) / 2010년 8월
구판절판


<구름빵>으로 유명한 백희나 작가의 새로운 창작그림책 <달 샤베트>
책을 처음 보았을 때 예상했던 것보다 판형이 작아 조금 놀랐다.(구름빵을 너무 많이 의식하고 있었나보다)
'달 샤베트'라는 제목을 보고 딸아이가 샤베트가 뭐냐고 묻는다.
생각해보니 샤베트라는 단어가 요즘 자주 쓰이는 단어는 아닌 것 같다. 예전 나 어릴적에만 해도 샤베트를 집에서 자주 만들어 먹었었는데 요즘엔 통 못들어봤다.
말 나온 김에 샤베트가 뭔지 찾아보았다.
샤베트 : '셔벗'의 잘못된 표현. 과즙에 물, 우유, 설탕 따위를 섞어 얼린 얼음과자.
그렇다면, 정확한 표현을 하자면 '달 셔벗'인데 음~~아무래도 이상하긴 하다. '달 샤베트'가 우리네 정서상 맞는 듯.

겉표지를 넘기자 마자 면지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더운 여름날, 모두들 창문을 꼭꼭 닫고 에어컨을 쌩쌩, 선풍기를 씽씽 틀며 잠을 청하고 있다.
똑...똑...똑...창밖을 내다보니 커다란 달이 똑똑 녹아내리고 있었다.
부지런한 반장 할머니가 큰 고무대야를 들고 뛰쳐나가 달방울들을 받았다.
이걸로 무얼 할까?
할머니는 노오란 달 물을 샤베트 틀에 나누어 담고 냉동칸에 넣었다.

앗! 저런.
전기를 너무 많이 써서 정전이 되었다.
온 세상이 깜깜한데 오직 반장 할머니 집에서만 밝고 노란빛이 새어나왔다.
할머니는 문을 열고 아주아주 시원하고 달콤한 달샤베트를 하나씩 이웃들에게 나눠 주었다.

여기서 옥의 티 발견!
할머니네 집은 분명 계단형 아파트(503호)였는데 이 장면에서는 통로형이다. 501, 502, 503호가 나란히 이어져 있다.
어찌된 걸까? 기회가 되면 한번 물어봐야겠다.

똑 똑 똑...이번엔 또 무슨소리지?
달이 사라져 버려서 살 곳이 없어진 옥토끼 두 마리가 할머니집 문을 노크했다.
절구를 짊어지고 나타난 옥토끼들의 표정이 정말 압권이다.(내 집으로 달샤베트 만들어 먹고 이제 어쩔껴? 하는 표정)
옥토끼들은 과연 집으로 자~알 돌아갔을까?

이 그림책에 나오는 '달'자가 들어간 말들이 참 예쁘다.
달샤베트, 달방울, 달물, 달맞이꽃...

아이들과 함께 백희나 작가의 다음 책은 어떤 내용일까 하고 이야기 나눠봤다. 구름빵, 달샤베트에 이어 별사탕, 해님아이스크림, 벼락쿠키, 천둥떡볶이, 눈솜사탕 ㅋㅋ 먹는 이야기 하니까 아주 신이 났다.

백희나 작가는 자꾸만 뜨거워져가는 지구를 걱정하다가 '이러다 달도 녹아버리겠네' 하는 상상끝에 이 그림책을 만들게 됐다고 한다.
책 뒷면지에 '이 책은 지구의 내일을 위해 콩기름 인쇄를 했고, 비닐코팅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더러움이나 파손의 가능성이 있습니다만 넓게 이해해주신다면 감사드리겠습니다.' 라고 씌여있다. 당연히 이해한다. 백번 천번 이해한다. 어린이 책을 만드는 작가의 마음이 이렇게 아름답다니 엄마로서, 독자로서 마냥 기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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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0-08-23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역시 사랑스러운 책이군요.^^

엘리자베스 2010-08-23 17:02   좋아요 0 | URL
네. 근데 구름빵보다는 약간 2% 부족한 느낌이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