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문득 책꽂이 구석에 꽂혀있는 내가 만든(만들었다기 보다는 짜깁기에 가까운) 그림책에 눈길이 갔다.
2004년에 만들었으니 벌써 6년이라는 세월이 지나갔군...
지금 다시 살펴보니 살짝 창피하기도 하지만 그 때의 열정만큼은 그리워진다.
원주의 패랭이꽃 그림책버스에서 자원봉사 하는 엄마들은 대부분 이렇게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그림책'을 가지고 있다.
창작 아이디어부터, 글, 그림, 편집, 제본까지...모든 걸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작업이었지만(물론 이상희선생님의 피드백을 받는다) 다 해냈을 때의 성취감은 정말 대단했다. 무슨 박사학위라도 받은 양 모두들 기뻐했으니...
글도 그림도 모두 자신없었던 나는 내가 알고 있는 그림책 주인공들을 총동원해서 콜라주기법으로 한 권의 그림책을 완성했다.
제목은 바바의 결혼식 A TO Z (벌써 제목에서 부터 콜라주의 냄새가 화~악 풍긴다)
겉표지와 면지다.(있을 건 다 있다)
헌사도 있다.(사랑하는 남편과 도은이에게)
서지정보까지...정말 있을 건 다 있네 ㅋㅋ
펴낸날 초판 1쇄 2004년 10월 20일
(초판? 정말 재밌다. 달랑 2권 만들어서 한 권은 내가 갖고 다른 한 권은 이상희선생님 드렸는데..초판 찍자마자 바로 절판됐다는)
펴낸곳 도서출판 똑똑공주(이상희선생님이 도은이에게 지어준 별명이다)
앨피, 앤디, 안젤리나 그리고 앵거스가 어디론가 달려가고 있어요. 무슨 일일까요?

아! 맞아요. 맞아! 코끼왕 바바의 결혼식이 바로 오늘이에요.
크릭터는 꼬마 손님들을 즐겁게 해주려고 열심히 숫자 만들기를 연습하고 있어요.
오늘은 C 까지만...
제가 어떤 그림책들을 보고 만들었는지 눈치채셨나요?





알파벳에 맞는 주인공들 찾느라 진짜 힘들었던 기억이 새록 새록 나네요.
아마존까지 기웃거렸다는거 아닙니까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