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네 집
박완서 지음 / 현대문학 / 200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추억을 한다” 와 “ 추억을 기록으로 남긴다” 라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을 것이다.  박완서의 “ 그남자네 집”을 읽으면서 그녀의 기억력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마치 카메라 셔터를 누른 듯 순간 순간의 장면을 그대로 글로 보여준다.  마치 그녀 자신의 자서전 일 것 이라는 근거 없는 확신까지 들면서 난 어제 한일도 기억 하지 못하는데 그녀는 50년전 거리 모습이나 음식요리법이나 옷감의 세세한 촉감까지도 생생하게 표현해내는 이책은 단순한 첫사랑의 보고서가 아니라 역사적 가치로 따지면 더하면 더했지 싶은 생각을 한다.

시간이 흘렀지만 그녀의 두근거리는 심장 소리를 느낄 수 있다. 전쟁후의 행과 불행, 가난으로 겪어야 할 시대적 문제점 , 예를 들어 미군부대 안에서의 양공주 문제들을 소설을 통해 가슴으로 느끼면서 과연 그녀는 이 시대 최고 작가임을 개인적으로 자리 매김한다.

혹자는 이 작품에 플롯이 어설프다느니 구성이 치밀하지 못하느니 하면서 깎아 내리기도 하지만 시냇물 흐르듯 때로는 파도 치듯 집필하는 그녀의 작법에 빠지기 시작하면 더 이상의 가감할 구석이 없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으리라.

70이 넘은 나이에 이렇게 감정에 충실하고 솔직하고 시원스럽게 토해내신 그녀의 작품에 다시 한번 경이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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