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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북소리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한달전에 이 소설을 읽었지만 그 여운은 아직 내 가슴에 남아있다.이 여운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둥둥둥 멀리서 울리는듯한 북소리가 귓가에 맴돌아 떠나야만 할것 같았다는 그의 글이 왠지 나에게는 그것만으로 충분히 설득력이 있었다. 시간이 흘러가면서 나를 뒤돌아 보는 시간보다 지지고 볶으면서도 알콩 달콩한 현재에 안주해 버리고 만다. 그리고 또 시간은 흐르고. 북소리가 울려야 한다. 떠났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야 한다. 그리고 또 다시 떠나고.
"상실의 시대"의 집필 일기라고도 할수 있는 이 책은 하루끼의 일상과 생활 태도를 볼 수있어서 흥미 있었다. 그의 글은 쉽게 읽힌다. 세련되고 문화적으로 다양하게 박식한, 즐길 줄 아는 댄디한 하루끼. 아는것을 떠벌리거나 ,자신의 의견을 타인에게 강요하려거나, 쉬운것을 어렵게 하는거 따위는 일체 하지 않는다. 조깅과 요리를 즐긴다. 그래서 나는 그가 맘에 든다. 친구하고 싶다.
그리스와 로마, 런던에 거주하면서 그는 마라톤 완주 하듯 글을쓰고 달린다. 모든것은 쉬운것이 없다. 산고의 진통만큼이나 우리가 사는 이 3차원의 세계를 한순간 홱 뒤집어 버리듯 고통스러워야 경이로운 무언가가 탄생하나 보다.
하루끼의 글쓰기도 그러 했나보다. 매일 아침 커피를 만들면서 " 죽고싶지 않다"를 믿지도 않는 신에게 외치며, 미완성을 염려 했었다 하는 부분에서 그가 무지 부러웠다.
산다는 것은 그러한 집착이 필요하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