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찾아서 - 대한민국 박물관 상상하기
배성호.변상철 지음, 오승민 그림 / 에듀니티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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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가봐야 한다는 막연한 의무감이 있다.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관광 온 외국인이 방문하는 모습을 보면 우리나라 역사관임에도 아직 가보지 못한 부끄러움이 들었다. 이번 겨울엔 더 미루지 말고 꼭 다녀와야지 벼르던 차, 이 책을 만났다.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쓴 책이라 부담 없이 편하게 읽으며 사전답사를 한 기분이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봐야 하는지 자세히 안내되어 있어 빠뜨림 없이 탐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되겠다.

이제는 약간 식상한 말이긴 하나 변함없이 맞는 말, ‘아는 만큼 보인다’! 다른 어떤 곳이 아닌 이 서대문형무소는 결코 우리가 설렁설렁 둘러보고 인증샷이나 남겨서 되는 곳이 아니지 않는가. 제대로 알고 가서 의미에 공감하며 관람해야 하는 곳이다. 더 깊이 더 넓게 공부하고 갈수록 좋겠지만 이 책에 나오는 내용만이라도 기본적으로 알고 가는 것이 예의 아닐까.

서대문형무소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 민주화 운동가의 정신을 이해하고 기념하는 공간이다. 이 땅에 평화롭고 자유롭게 사는 우리 후손 모두가 빚진 선열의 피땀을 마땅히 기억하고 새겨야 할 것이다. 아이들에게, 알고자 하는 많은 이들에게 이 곳을 자신 있게 소개할 수 있도록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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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기린을 만난다면 사계절 동시집 15
김륭 외 지음, 신슬기 그림 / 사계절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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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선물세트, 내가 특별히 더 좋아하는 과자도 있고 덜 좋아하지만 그래도 다 맛있는 과자들이 한아름 있어 받는 것만으로도 봉봉 마음이 떠오른다. 이 시집이 어릴 적 그 추억을 소환한다. 김륭, 김개미, 송선미, 신민규, 정유경 등 익숙한 이름, 좋아하는 시인들의 작품이 한 권에 다 실려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대가 되는 시집이다. 상투적인 비유지만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사람은 각기 다 소중한 한 권의 책이다. 시인 사람은 조금은 더 특별한 사람책이다. 그 사람책이 잔뜩 꽂혀있는 도서관에 들어서 헤매다니는 기분은 행복 그 자체이다.

수요일은 시요일, 아이들과 시 한 편씩 나눈다. 매주 어떤 시를 나눌까 고민이 되는데 이 시집 한 권으로 한동안 고민은 접어둬도 되겠다. 아이들과 시 제목 또는 시어 한 두 개를 괄호 비워놓고 맞히는 놀이를 종종 한다. 아이들에게 시인의 생각과 네 생각이 다를 수 있고, 달라도 좋다고 늘 강조한다. 때로 아이들의 생각이 더 훌륭하기도 하여 진심 놀라기도 한다. 이 시집에는 그런 놀이를 하고 싶게 하는 시가 많다. ‘마음을 심는다’, ‘반딧불이’, ‘우산을 받고 걸으면’, ‘하고싶다의 일생’, ‘누가 맞아?’ 등등. 또한 시집 4부에서는 2016 광화문광장의 꼿꼿함, 밀양 송전탑 어르신들의 아픔, 625전쟁 중 사람 살이 등 마주해야 하는 역사를 담고 있다. 아이들이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히는 마중물로 삼을 수 있겠다.

펼칠 때마다 다르겠지만 오늘 내게 와닿은 시는... ‘내 마음에 숲 울타리를 쳐 두겠어이다. 제목에서 폐쇄적인 기운을 느끼기도 했는데 정유경시인의 특기인지 다 읽은 후엔 스르르 마음이 열린다. ‘널 기다린단 말이야. 나의 숲이 네 마음에 부디 들기를.’ 마지막 싯구가 내 맘에 맴맴거린다. 내 숲에도 풀과 꽃이 이슬을 머금고 작은 새 한 마리가 포롱포롱 날아들면 좋겠다. 그런 내 숲에 누구든 머물고 웃음 지었으면 좋겠다.  

길에서 기린을 만난다면 나도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기린과 눈 맞추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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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베트남
심진규 지음 / 양철북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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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베트남은 매력적인 경제 투자처,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다. 한류, 박항서 축구감독의 신화 등으로도 자주 언급되는 나라다. 그러나 그 이면에 우리가 기억해야할 역사가 있다. 제주를 관광지로만 소비할 것이 아니라 4.3 역사현장으로 기려야 하듯, 베트남은 월남전의 과오를 반성하는 역사현장으로 기억해야 할 것이다.

안녕!베트남이 책을 통해 외면하고 싶지만 기억하고 사과해야 하는 역사를 마주한다. 막연하게만 알고 있던 역사에 대해 좀 더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통해서 증오비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되었다. 큰 충격이었다.

 

하늘에 닿을 죄악, 만대에 걸쳐 기억하리라. 한국군들은 이 작은 땅에 첫 발을 내딛자마자 참혹하고 고통스런 일들을 저질렀다.”(빈호아 마을 입구에 세워진 증오비에 적힌 글)

 

한국군이 주둔했던 지역에서 죽은 민간인 피해자는 9천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다. 그 안에는 죄없는, 많은 여성과 어린 아이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 전쟁의 참혹함을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이 증오비인 것이다. 한참전 기사에서 베트남의 살육의 역사를 기억하리라는 등의 내용이 담겼던 위령비 뒤쪽 비문 자리가 연꽃 그림으로 가려져 있는 사진을 봤다. 참전군인 단체와 한국 정부가 비문 내용을 문제 삼고 베트남 정부가 압력을 가했기 때문이라 한다. 우리의 소녀상과 일본 정부의 입장과 기묘하게 오버랩된다. 우리 역시 월남 참전의 당위성, 고엽제 피해 등에만 관심을 갖고 드러내고 싶지 않은 역사는 쉬쉬 숨기려는 것이 아닌가. 우리도 누군가에게 그런 상처를 준 역사가 있다니 충격적이고 부끄러운 역사이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알려야 하고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가르쳐야 할 것이다.

이 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고 싶다. 철없는 할아버지 캐릭터가 초반 진입장벽을 낮추고 판타지와 현실의 드나듦이 흥미롭게 접근할 만하다. 하지만 독서 전후 배경지식, 실상을 어찌 알려야 하나 조심스럽고 고민되는 지점이다.

일본군 위안부를 소재로 한 권윤덕의 꽃할머니마지막 장면은 한국군의 베트남 양민학살 역사를 상기시킨다. 일본에 당한 아픈 역사에 분노하고 슬퍼하다 우리 역시 베트남 국민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주지 않았는가라는 환기에 전쟁 자체에 대한 회의, 평화 자체에 대한 열망을 갖는다. 그리고 안녕!베트남에서 한국인 증오비 근처에 평화를 상징하는 호아쓰를 가꾸는 할아버지의 실천은 전쟁과 평화에 대해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가를 보여주는 것같다. 두 책을 함께 읽어봐도 좋겠다.

우리가 일본에게 바라는 진정한 사과를, 우리 역시 베트남에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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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 소녀 Wow 그래픽노블
데이비드 위즈너 그림, 도나 조 나폴리 글, 심연희 옮김 / 보물창고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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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숨에 빠져들어 읽었다. 데이비드 위즈너의 왕성한 창작 활동에 감탄하고 감사한다.
이 책의 그루밍에 분노한다면 어린왕자 속 모럴 해러스먼트를 지적한 <누가 어린왕자를 죽였는가>도 심화편으로 읽어볼만 하겠다. 넵튠은 실체가 드러났지만 장미는 아직도 많은 사람이 왜곡해 보고 있는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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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 소녀 Wow 그래픽노블
데이비드 위즈너 그림, 도나 조 나폴리 글, 심연희 옮김 / 보물창고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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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숨에 빠져들어 읽었다. 데이비드 워즈너의 왕성한 창작 활동에 감탄하고 감사한다.
이 책의 그루밍에 분노한다면 어린왕자 속 모럴 해러스먼트를 지적한 <누가 어린왕자를 죽였는가>도 심화편으로 읽어볼만 하겠다. 넵튠은 실체가 드러났지만 장미는 아직도 많은 사람이 왜곡해 보고 있는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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