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방학 숙제 조작단 사계절 아동문고 103
이진하 지음, 정진희 그림 / 사계절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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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름방학 숙제 없는데? 바뀐 실정을 모르고 쓴 거 아니야? 과중한 부담을 주는 숙제를 없애고 시상은 지양하는 추세다. 하지만 가만 생각해보니 필수가 아닌 선택, 권장이란 말로 에둘러 강요하는 숙제는 여전히 살아있다. 학교와 학부모는 방학이라는 기나긴 시간을 그저 즐겁게 보내기만 바라지 않는다. 아이들이 노는 꼴을 못 보는 것이다. 아이들이 자율적으로 알아서 보람차게 보낼 것이라 믿지 못하는 어른들은 숙제를 안내한다.

책 속 준보는 안내된 숙제들에, 많은 아이들이 공감, 동의할 만한 근거를 들며 다 엑스 자를 친다. 책 밖 아이들은 통쾌하고 어른들은 몹시 찔리고 말 것이다. 정답은 안 알려주고 틀렸다는 말만 하는 어른들, 본인들은 안하면서 하라고만 하는 몹쓸 어른들이 많다. 그런 어른이라서 참 부끄럽다.

아이들이 주연이고 어른이 조연인 세상, 모르는 척 속지 않고 가만히 당하지 않는 아이들 이야기.. 이 동화 속 세상이 옛날 판소리가 꿈꾼 전복처럼 유쾌하다. 할 말 못하고 눌려사는 하층민 삶의 해방구가 되었다는 판소리처럼 동화는 약자인 아이들의 마음을 기꺼이 대변해준다. 아이들의 실제 삶에 말걸기, 익숙하고 당연한 것들이 아닐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 보게 하는 조금 다른 말 듣기, 거기에 동화의 자리가 있다고 믿는다. 책을 읽으며 배움, 숙제, 방학은 어때야 하나 고민하다 동화의 의미에 대한 생각까지 미쳤다.

구봉이, 경수, 준보 세 캐릭터가 다 살아있다. 그 중 속깊은 깔깔이 구봉이가 참 좋다. 세 캐릭터와 조금씩 다 닮았을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싶은 충동이 막 생긴다. 격하게 공감하며 귀기울여 들으리란 확신이 들기에 자신있게 흥분하며 소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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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화 2021-07-28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숙제는 선생님마다 다르답니다~ 일기 일주일에 다섯번 내주시는 선생님도 있고 아예 없는 선생님도 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