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발라
찰스 폰스 지음, 조하선 옮김 / 물병자리 / 1997년 10월
평점 :
품절


'전통'이란 뜻을 가진, 유대 신비주의 철학을 다룬 개괄서이다.
카발라는 우주의 원리같은 철학적인 문제들을 다루는 사변적 카발라와 마법 카발라로 불리우는 실천적 카발라, 두 가지로 나뉜다. 책은 사변적 카발라와 실천적 카발라의 뿌리가 되는 아인소프, 세피로트의 기본 원리 등을 다양한 도표와 함께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워낙 방대하고 깊은 내용을 300쪽 짜리 책 한 권에서 개괄하기엔 무리가 있는 듯, 카발라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가 전혀 없는 사람이 읽기엔 생소하고 난해한 개념이 많다. 카발라의 기원이나 카발라를 다룬 문헌, 교의 등을 겉핥기 식으로 훑고 가기 때문에 카발라를 제대로 '공부해내겠다'는 각오 없이 시작하기엔 부담이 많은 책이다.

또한 유대 카발라와 힌두 탄트라와의 우연이라 믿기엔 너무 놀라운 일치성 등을 보여준 것까진 좋았는데, 단순히 '이렇게 대응된다'를 넘어서 서로 어떤 연관을 주고받았을 것인지를 알려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아인소프는 인간의 이해를 넘어서 있기 때문에 경험할 수 있는 것이지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카발라의 세피로트와 탄트라의 차크라 지도는 놀라울 정도로 일치한다- 이 정도는 굳이 카발라를 개괄하기로 한 이 책이 아니더라도(다른 좀더 손쉬운 매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중요한 것은 "왜", "어째서"가 빠져있다는 것이다.

카발라 원리에 대해 얕으나마 다양하게 알고픈 사람에게라면 적합한 책이지만 보다 인문학적인 접근을 원한다면 아쉬운 점이 느껴지는 책이다. 그러나 카발라를 다룬 국내 서적이 거의 전무하다는 점 때문에 나도 별 다섯 개 매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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