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동거가 결혼보다 간편하다 말했던가!
거둬야 할 입이 11개, 후빌 귓구멍이 22개, 깎을 발톱이 무려 220개!
타잔 농장 동물들과의 동거는 쓸고, 닦고, 씻기고, 먹이고 …온 집안을 개 발에 땀나게 뛰어다녀도 모자라게 바쁘다. 이 와중에 급기야 고양이 러브호텔을 차린 사연은?
정숙한 고양이 수녀님
물루는 2살된 암컷 샴 고양이.
샴 고양이는 영리하고, 애교 많고, 번식력 왕성하고, 튼튼해 일찍부터 애완 고양이로 사랑 받아 왔다. 단, 발정기 때 조금 시끄럽게 울어 대는 게 흠이라면 흠이랄까. 우리 물루도 평소에는 있는 것 같지도 않던 녀석이 발정기 때는 엄청나게 큰 애기 울음 소리를 낸다. (어쩔 땐 내가 들어도 무서워 귀신 영화 찍는데 녹음해 팔고 싶을 정도… ^^; )
그러나 그 울음 소리야 말로 고양이들의 특성이요 매력이니 울다가 시집 잘 가 애기 쑥쑥 잘 낳으면 무슨 걱정이 있을까. 하지만, 우리 물루는 가슴 속 뜨거운 열정과는 달리 어찌나 몸가짐이 정숙하신지 도통 시집을 못 가신다.
다른 언니들은 낯선 수컷을 만나도 하루 이틀 경계하다 곧 친해져 한 두 번 교배를 한 후, 서로 핥아주고, 뒹굴고 해 가며, ‘젖소부인 시리즈’저리 갈 정도의 X등급 에로버전 애정을 과시하는데 정수한 고양이 수녀님께서는 무어가 그리도 수줍고, 부끄러운지 도무지 수컷을 근처에도 못 오게 하시는 것이다.
그렇게 부끄러우면 발정이나 안 올 일이지, 보름마다 한번씩 잊지도 않고 뱀처럼 배배 꼬며, 스리슬쩍 제 언니 등은 왜 올라탄단 말이냐, 뿐일까. 디즈니 만화처럼 달빛 드는 창가에 고운 자태로 앉아서는… 동네 떠나가라고 “악악~” 대며 온 동네 수컷을 죄 불러 모으는 것이다. (아…주인 할머니는 오늘도 밤잠을 못 이루시겠지…정로환이라도 한 알…)
고양이 러브호텔, 지금 영업중!!
발정은 자꾸 오는데 낯선 곳& 낯선 고양이를 두려워 하니 이러다 “우리 딸 처녀귀신 만들지” 싶어 아예 집안에 신방을 차려 놓고 데릴 사위를 맞기로 했다. (안 그래도 할 일 많아 죽겠는데 살다 살다 별 짓을 다 한다, 진짜 …ㅜ.ㅜ) 행여 누가 들여다 볼 새라, 핑크빛 나풀거리는 커튼 창에 곱게 달고, 푹신한 침대에 (침대 위가 아니라 침대 밑에 기어 들어가는 용임 ^^;) 쌍쌍 밥그릇까지 마련된 무궁화 5개급 고양이 러브호텔 개장!
이제, 남은 일은 ‘고서방’ 찾기 뿐!
그러나, 한국의 애완동물계는 여자들만 산다는 아마조네스 왕국이란 말인가. 도대체 신랑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우리 나라에서는 아직도 고양이가 개보다 대중적이지 않은데다, 대개의 가정에선 얌전하고 새끼도 낳는 암컷을 선호하며, 수컷을 데리고 가도 “바람 나서 집 나간다”며 중성화 수술을 많이 시키기 때문이리라.
상황이 이렇다 보니, 1년 365일 신랑이 기다리는 펫샵이 제일 적당하기는 하다.
그러나 인간들이 교배라 부르는 그 행위는 그네들에게 있어서 단순한 교미가 아니라 일생에 몇 안 되는 은밀하고 소중한 사랑의 순간이 아니던가. 웬만하면 낯선 사람들로 시끌벅적한 가게의 좁은 철장 안으로 등 떠밀 듯 디밀며 퀴퀴한 사랑의 기억을 만들어 주고 싶지는 않은 것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자유연애는 엄마, 아빠가 행복하므로 애기도 더 잘 들어서고, 사랑을 하고 난 두 마리 고양이는 털의 윤기도 달라지고 아주 예뻐진다.)
때문에 우리 모녀는 오늘도 고양이 러브호텔을 열어놓고, 멋쟁이 샴 신랑을 기다리고있다. 그러나 영 영업이 시원치 않은 관계로 물루에게 ‘삐리리’한 드레스 입혀 사진 찍고 전단지 만들어 전봇대나 차 창에 끼어놓기라도 해야 할 판인 것이다. ㅜ.ㅜ
힘 좋고, 잘 생긴 고양이 신랑을 키우시는 어머님들~!!
옆구리 허전해 벽만 박박 긁고 앉은 고양이 신랑님들~ !!
미녀 항시 대기, 1년 365일 논스톱 고양이 러브호텔로 지금 연락 주시라!!
<평상시엔 요롷게 요조숙녀인 것을 ^^;;; 아우~ 내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