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젤과 그레텔 비룡소 세계의 옛이야기 14
앤서니 브라운 그림, 그림 형제 원작, 장미란 옮김 / 비룡소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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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릴 때 제대로 읽어보지 못한 서양 동화를 제대로 읽어보려 하는 중이다.

 

<터널>에서 본 숲의 이미지가 이 책에도 비슷하게 등장하는데, 이야기와 제법 잘 어울린다.

배경은 현대의 영국인 듯하다. 새엄마만 좋은 옷에 좋은 신발을 신고 있는 게 튄다. 나쁜 계모 이미지의 한 축을 담당하는 분이시다.

먹을 게 없으니 숲에 애들을 버리자는 계모보다 그 말을 괴로워하면서도 두번이나 따르는 아빠가 더 이상하다.

<라푼첼>에서도 그러더니 힘이 없는 남편이다.

 

울기만 하는 여동생이기만 했던 그레텔이 가둬진 오빠를 대신하여 기지를 발휘하는 모습이 이 이야기의 핵심이 아닐까.

마귀할멈을 속여 없앤 후 강을 건내줄 오리를 둘이 타선 안되고 한 명씩 타야 한다며, 당당하게 그레텔 혼자 오리를 탄 모습은 자못 신성하다.

 

집에 가보니 새엄마는 죽어서 없다. 그럼 새엄마=마귀할멈?

많은 계모설화가 엄마의 이중성을 상징한다. 무력했던 아이들이 마귀할멈,마녀 같은 나쁜 엄마를 죽이고 성장해가는 이야기인 것이다.

 

 

사족: 이 책에는 '앤터니 브라운'으로 표기가 되어 있는데 이 발음은 불편하다. 앤서니 브라운이 자연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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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푼첼 비룡소 세계의 옛이야기 32
펠릭스 호프만 글 그림, 그림 형제 원작, 한미희 옮김 / 비룡소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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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푼첼은 독일어로 상추라고 한다. 우리가 말하는 양상추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펠릭스 호프만의 그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아름다운 왕자와 공주가 등장하더라도 음울한 분위기를 띠기 때문이다.

남편은 옆집 마녀의 상추를 너무나 먹고 싶어한 아내를 위해서 상추를 훔친다. 아마 임신으로 인한 식욕이었던 것 같다. 세번째로 걸리면 아이를 데려가겠다고 했음에도 아내는 상추를 원하고 남편은 기어이 또 훔치러 간다. 아이를 뺏길 수 있음을 알면서도 상추를 꼭 먹어야 한다니! 인간의 절제되지 못하는 욕망을 보는 것 같다. 아내의 말에 꼼짝을 못하는 남편은 《헨젤과 그레텔》에도 나온다. 상징성이 있는 이야기 같은데 생각해보면 재밌겠다.

호프만의 그림들은 글과 매치가 안되는 것도 있고, 탑안에 있던 기다란 막대기에 걸려있는 실꾸리 같은 게 뭔지 궁금하다. 그에 대한 언급이 없다.
그리고 가장 처음에 탑에 가둘 때 어떻게 그 꼭대기에 마녀가 라푼첼을 데려간 건지 궁금하다. 마녀라서 마법을 써서? 그랬다면 왕자를 따라 라푼첼이 떠나버렸을 때 남겨진 마녀가 못 내려간 건 왜지?
조만간에 개작되지 않은 그림동화들을 찾아 읽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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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우 치는 밤에 - 가부와 메이 이야기 하나 아이세움 그림책 저학년 22
키무라 유이치 지음, 아베 히로시 그림, 김정화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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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와 염소가 폭풍우치는 밤에 한 오두막에 피신한다. 너무 어두워 둘은 서로의 모습을 확인할 수 없다. 목소리와 스킨십으로만 상대의 모습을 짐작할 뿐이다. 뭔가 염소 같고 늑대 같기도 한데...하지만 속단은 금물. 판단을 중지한다. 번개가 번쩍! 서로를 확인할 찰나였지만 놀라서 둘 다 눈을 감는 바람에 위기는 지나간다.

이 과정이 제법 흥미진진하고 아슬아슬하다. 일단은 염소가 위험하니까 염소의 입장에서 심장이 쫄깃해지며 지켜보았다. 둘이는 공통점도 많다. 알고 보면 전혀 다른 차원이지만 어둠속에서는 좋은 친구가 되었다. 다음날 낮에 만나기로 했는데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염소가 알아서 잘 피했기를. 밝은 곳에서는 친구가 되기 힘든 관계라는 게 아쉽지만 폭풍우치는 밤을 좋은 추억으로 가지고 가기를.

겉모습이라는 게 선입견을 갖기 쉽게 만든다. 그걸 배제했을 때 쉽게 친구가 될 수 있는데, 눈에 보이는 것들을 두고서는 재고 따지고 섣불리 판단해버리는 게 많다. 가끔은 마음의 눈을 감고 상대를 바라봐야 할 것 같다. 편견을 배제한 감성으로 만나보자.이래라 저래라 하지 않지만 재밌으면서도 생각할 꺼리를 던져주는 좋은 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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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보다 - 동물들이 나누는 이야기
윤여림 글, 이유정 그림 / 낮은산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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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공원에 동물쇼가 없어졌다고 한다. 더불어 결국엔 동물원도 없어져야 할 것이다. 동물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직접 좀 안 보면 어떤가. 인터넷과 각종 도감과 다큐멘터리에 동물들의 희생으로 만들어진 자료들이 차고 넘치는데. 멸종 위기 동물이나 다친 동물들을 구조해서 보호하는 개념으로만 갔으면 좋겠다. 구경거리로 삼기 위해 자연에서 잘 살고 있는 애들을 잡아오는 일이 더이상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그런 얘기를 나눌 때 매개로 삼기 좋은 책이다. 자칭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 얼마나 자기중심적인 사고로 생태계를 뒤엎어놓는가.

"그 누구보다 자유로운 동물, 인간.
...
자연을 이해하는 능력이랑
자연을 파괴하는 능력
모두 뛰어나다고."

몹시 찔리는 구절이다. 하지만 인간이 정말 자유로운가? 나는 누군가에게도 사육당하지 않고 살고 있는 자유의 몸이 맞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자연에 있는 애들은 제발 그냥 좀 놔두고, 유기견 문제랑 대량으로 동물을 사육하다가 방치해 굶겨죽이는 일들부터 해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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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과 수, 진성과 희선이 놀러가서 영과 수가 이야기를 나눈다.

다른 오수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영이가 한 말에 오수는 주르륵 눈물을 흘린다.

 

"사람이 사람한테 해줄 수 있는 건 용서가 아니라 위로야..."

시력을 잃어버렸을 당시 주변사람들이 해준 말은 "괜찮아", "넌 이길 수 있어", "항암치료 별 거 아니야" 이었지만

영이가 듣고 싶었던 말은 "영이야, 안 괜찮아도 돼. 무서워해도 돼. 울어도 돼." 였단다.

 

"기억도 못할 나이에 나무 밑에 버려졌고, 처음 본 엄마는 5만8천원 주고 떠났잖아. 게다가 열아홉의 어린 나이에 사랑하는 여자를 영원히 잃어버렸는데 아무한테도 위로받지 못했어..."
"물론 아이를 지키지 못한 것은 큰 잘못이야. 아주 큰 잘못. 하지만 그 사람은 자기도 책임질 수 없었던 열아홉이었어. 그 나이에 자기 인생을 꼭 빼닮을 거 같은 그 아이가 무서웠을 거야…"

 

노희경식의 위로가 이제 나오는구나, 생각하며 공감하며 오수를 따라 울었다.

그렇다. 많이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용기를 가지라고 쉽게 말한다.

울지 말라고, 괜찮을 거라고, 잘될 거라고, 두려워하지 말라고....

눈물이 쏟아지는데, 괜찮지 않은데, 세상이 무너져내리는 것 같은데, 두렵고 슬퍼서 미치겠는데...하지 말라고 한다.

영이의 말처럼 6살 아이에게는 너무 힘든 용기를 가지라는 것처럼

우리는 쉽게 내 안의 어린아이, 타인의 어린아이에게 용기를 가지라고 한다.

 

우리가 그동안 위로랍시고 말했던 언어들이 사실 위로가 아니였던 게다.

진정한 위로는 같이 슬퍼해주고 같이 아파해주는 게 아니던가.

지금의 외로움이, 아픔이, 슬픔을 인정해주는 것. 그걸 같이 느껴주는 것. 그게 위로일 게다.

내 아이들에게도 쉽게 울지 말라고, 괜찮다고 하지 말아야겠다.

그건 위로가 아니였네.

그저 빨리 그 상황을 그치기를 바라는 조급함에서 나오는 말이였지 위로가 아니었다.

그래, 슬프지, 아프지, 속상하지, 눈물이 나오지...

그게 더 나은 위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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