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과 수, 진성과 희선이 놀러가서 영과 수가 이야기를 나눈다.

다른 오수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영이가 한 말에 오수는 주르륵 눈물을 흘린다.

 

"사람이 사람한테 해줄 수 있는 건 용서가 아니라 위로야..."

시력을 잃어버렸을 당시 주변사람들이 해준 말은 "괜찮아", "넌 이길 수 있어", "항암치료 별 거 아니야" 이었지만

영이가 듣고 싶었던 말은 "영이야, 안 괜찮아도 돼. 무서워해도 돼. 울어도 돼." 였단다.

 

"기억도 못할 나이에 나무 밑에 버려졌고, 처음 본 엄마는 5만8천원 주고 떠났잖아. 게다가 열아홉의 어린 나이에 사랑하는 여자를 영원히 잃어버렸는데 아무한테도 위로받지 못했어..."
"물론 아이를 지키지 못한 것은 큰 잘못이야. 아주 큰 잘못. 하지만 그 사람은 자기도 책임질 수 없었던 열아홉이었어. 그 나이에 자기 인생을 꼭 빼닮을 거 같은 그 아이가 무서웠을 거야…"

 

노희경식의 위로가 이제 나오는구나, 생각하며 공감하며 오수를 따라 울었다.

그렇다. 많이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용기를 가지라고 쉽게 말한다.

울지 말라고, 괜찮을 거라고, 잘될 거라고, 두려워하지 말라고....

눈물이 쏟아지는데, 괜찮지 않은데, 세상이 무너져내리는 것 같은데, 두렵고 슬퍼서 미치겠는데...하지 말라고 한다.

영이의 말처럼 6살 아이에게는 너무 힘든 용기를 가지라는 것처럼

우리는 쉽게 내 안의 어린아이, 타인의 어린아이에게 용기를 가지라고 한다.

 

우리가 그동안 위로랍시고 말했던 언어들이 사실 위로가 아니였던 게다.

진정한 위로는 같이 슬퍼해주고 같이 아파해주는 게 아니던가.

지금의 외로움이, 아픔이, 슬픔을 인정해주는 것. 그걸 같이 느껴주는 것. 그게 위로일 게다.

내 아이들에게도 쉽게 울지 말라고, 괜찮다고 하지 말아야겠다.

그건 위로가 아니였네.

그저 빨리 그 상황을 그치기를 바라는 조급함에서 나오는 말이였지 위로가 아니었다.

그래, 슬프지, 아프지, 속상하지, 눈물이 나오지...

그게 더 나은 위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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