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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쿠바의 새들처럼

 

서정홍

 

 

쿠바에는 새들도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더라

쿠바에는 개들도 자유롭게 돌아다니더라

해치지 않을 줄 알기 때문이다.

 

길가에 옥수수도

골목마다 핀 아까시도 해바라기도

잔디밭에 누워서

까닭 없이 하늘을 쳐다보는 어린 학생들도

벌건 대낮 길거리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애인을 안고 있는 젊은 경찰도

모두 자유롭고 행복하게 보이더라

 

'저렇게 살갗이 검을 수 있을까' 싶은 여인과

'저렇게 살갗이 하얄 수 있을까' 싶은 사내가

팔짱을 끼고 걸어가더라

아무렇지도 않게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그런데,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들이 사는 낡은 집을 보고

그들이 타고 다니는 오래된 자동차 소리를 듣고

가난하다고 한다 못산다고 한다

 

이 세상에는

모든 조건을 다 갖추고도

불행한 사람이 있고

아무런 조건도 갖추지 않았는데도

행복한 사람이 있다.

쿠바는 결코

가난하거나 불행하지 않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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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내 아내의 모든 것 : 초회 한정판 - [디지팩 + 엽서 5종 + 아웃박스]
민규동 감독, 이선균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12년 11월
평점 :
품절


검색하다 보니 같은 제목이 소설이 있길래 원작인가 보다 했는데 전혀 아니네?

김연경의 단편집인데 표제작도 내용이 전혀 다르다.

제목만 땄다 보다?

제목 따는데 저작권을 작가 혹은 출판사에게 주었을까? 궁금하다.

 

어제 설 특집으로 방송된 이 영화는 상영하는 기간에도 하는 줄 모르고 지났던 영화다.

영화관이 없는 시골에 살다 보니, 상영중인 영화들을 그때 그때 알기가 어렵다.

TV편성표를 보다가 이 제목을 듣고 검색해보고서 재밌을 것 같은 생각에 보게 됐다.

 

별로 실망스럽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콱, 감동을 받지도 못했다.

배우들은 모두 연기를 잘한 것 같다.

임수정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이선균은 워낙 뭐 잘하리라 여기는 사람이고, 류승룡은...역시...

최근에 재발견되는 배우인 것 간다. 류승룡.

영화마다 아주 다른 사람처럼 나온다고 하니 다른 영화들도 보고 싶네.

 

누구나 그랬겠지만 초반에 임수정의 다다다다...를 보면서 여자인 나도 이혼하고 싶어졌었다.

그런데 그것이 장점이 돼서 라디오 방송을 듣는 사람들을 시원하게 만들어준다.

이혼을 위해서 유혹해 달라 한 류승룡은 임수정에게 반하고.......

 

결말은 역시나 제자리로 돌아가는 해피엔딩.

내가 관심있게 본 건 임수정의 수다가 외로워서 였다는 것.

청소기라도 돌려서 소음을 만들지 않으면 안되는 불안감.

끝으로 가면서 그녀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불안감을 덜기 위해 우리는 항상 어떤 대안을 마련해 놓고 있다.

그게 무언지 스스로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고.

 

난 불안할 때 집을 어지른다.

임수정이 옷을 막 벗어서 아무 데다 두는 거랑 비슷하지 않을까?

나의 불안감이 어디서 왔는지, 그게 왜 집을 어지르는 거랑, 치우지 못하는 거랑 연관이 되는지 아직 알아내진 못했다.

어쨌든 이 영화에서 느낀 건,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누군가는 태생적으로 그렇게 못되게 태어난 게 아니고 뭔가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을 보고 쉽게 미워하고 쉽게 단정하고 쉽게 경멸하면 안될 것 같다.

그 말과 행동이 역겹고 정떨어지고 그래도.

지금 그런 사람 하나가 있다.

그 사람에게도 그런 게 있겠지.

그의 말하는 방식, 말과 행동의 모순 뒤에는 어떤 불안, 어떤 강박이 존재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곧 그것이 내가 갖고 있는 것을 그대로 비추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

융의 그림자 이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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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노라니 낭만적 감수성에 잠긴다.

바쁘고 살기 힘든 시대에 시란 사치 같지만 일부러 찾아가야 할 쉼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늘 어려워하는 시이지만 그 안에 깊은 무의식의 원형이 들어있을지도 모르겠다.

결코 빠르게 읽어질 수 없는, 시의 깊이에 다가가면 뭔가 새로운 걸 발견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김소현의 시를 찾아 읽어 보리라.

빨리, 많이 책을 읽고자 하는 욕심을 좀 비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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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에 영상물 리뷰 카테고리를 넣으려고 했는데 상품 검색이 안되면 글을 올릴 수가 없네그려.

그래서 페이퍼에 다시 만들었다. 팔지 않는 상품이 아닌 영상물은 리뷰를 쓸 수 없다는 거는 쫌...

여튼.

 

sbs스페셜 <학교의 눈물> 시리즈 3부를 본방으로 보고 오늘에야 1,2부를 보는데...제목처럼 눈물을 쏟았다.

책모임에서 같이 1,2부를 보면 좋겠다 싶다. 3부는 출연자 요청으로 다시보기가 안된다 하네.

어차피 3부보다는 1,2부가 훨씬 더 사무친다.

 

가해자와 피해자로 나누는 학교와 사회에서 아이들은 다치고 다쳐왔다.

어른들이 보듬어주지 못하고 몰아붙인 결과로 몸과 마음을 다친 그 아이들의 고백이 정말 아프다.

공부 잘하니까 모범생이니까 누군가를 괴롭힌다는 건 꿈도 못꿨다는 선생님과 부모의 말이 머리에 남는다.

그거 하나면 그 아이는 이미 완성체니까, 지 할 몫 다 한 거니까...슬픈 현실이다.

어른들은 아이들을 결코 모른다. 내게도 곧 떨어질 숙제이다.

 

재판중인 가해자 아이의 엄마가 곧 졸업이니 학교 시험만 칠 수 있게 판사에게 애원을 하니

판사가 벌은 벌이고 기회는 줄 수 있는 한 주겠다고 학교 가보라고 보냈다.

찾아간 학교는 시험은 커녕 자퇴서를 내민다. 헉!

학교는 그 아이에게 그동안 뭘 했을까? 뭘 책임지고자 했을까?

폭력의 책임을 그 아이와 학부모에게만 떠맡기는 처사에 치가 떨렸다.

학교가 학교폭력을 방조한다고 아이들은 말했다. 정말 그렇다.

 

그래도 어쩌면 처음 시도해봤을 가해자와 피해자 아이들이 함께 만나 치유해나가는 소나기학교가

나름 결실을 맺은 거 같아 기쁘다. 

아이들보다 선생님이 더 많은 학교. 희망을 보여준 것 같다. 그 프로젝트가 더 퍼져나가길 빌어본다.

그리고 아름답게 단장한 그 학교가 방송용 말고도 계속 활용되었음 하는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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