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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내 아내의 모든 것 : 초회 한정판 - [디지팩 + 엽서 5종 + 아웃박스]
민규동 감독, 이선균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12년 11월
평점 :
품절
검색하다 보니 같은 제목이 소설이 있길래 원작인가 보다 했는데 전혀 아니네?
김연경의 단편집인데 표제작도 내용이 전혀 다르다.
제목만 땄다 보다?
제목 따는데 저작권을 작가 혹은 출판사에게 주었을까? 궁금하다.
어제 설 특집으로 방송된 이 영화는 상영하는 기간에도 하는 줄 모르고 지났던 영화다.
영화관이 없는 시골에 살다 보니, 상영중인 영화들을 그때 그때 알기가 어렵다.
TV편성표를 보다가 이 제목을 듣고 검색해보고서 재밌을 것 같은 생각에 보게 됐다.
별로 실망스럽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콱, 감동을 받지도 못했다.
배우들은 모두 연기를 잘한 것 같다.
임수정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이선균은 워낙 뭐 잘하리라 여기는 사람이고, 류승룡은...역시...
최근에 재발견되는 배우인 것 간다. 류승룡.
영화마다 아주 다른 사람처럼 나온다고 하니 다른 영화들도 보고 싶네.
누구나 그랬겠지만 초반에 임수정의 다다다다...를 보면서 여자인 나도 이혼하고 싶어졌었다.
그런데 그것이 장점이 돼서 라디오 방송을 듣는 사람들을 시원하게 만들어준다.
이혼을 위해서 유혹해 달라 한 류승룡은 임수정에게 반하고.......
결말은 역시나 제자리로 돌아가는 해피엔딩.
내가 관심있게 본 건 임수정의 수다가 외로워서 였다는 것.
청소기라도 돌려서 소음을 만들지 않으면 안되는 불안감.
끝으로 가면서 그녀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불안감을 덜기 위해 우리는 항상 어떤 대안을 마련해 놓고 있다.
그게 무언지 스스로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고.
난 불안할 때 집을 어지른다.
임수정이 옷을 막 벗어서 아무 데다 두는 거랑 비슷하지 않을까?
나의 불안감이 어디서 왔는지, 그게 왜 집을 어지르는 거랑, 치우지 못하는 거랑 연관이 되는지 아직 알아내진 못했다.
어쨌든 이 영화에서 느낀 건,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누군가는 태생적으로 그렇게 못되게 태어난 게 아니고 뭔가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을 보고 쉽게 미워하고 쉽게 단정하고 쉽게 경멸하면 안될 것 같다.
그 말과 행동이 역겹고 정떨어지고 그래도.
지금 그런 사람 하나가 있다.
그 사람에게도 그런 게 있겠지.
그의 말하는 방식, 말과 행동의 모순 뒤에는 어떤 불안, 어떤 강박이 존재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곧 그것이 내가 갖고 있는 것을 그대로 비추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
융의 그림자 이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