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트가 다양한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

페스트
알베르 카뮈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25년 4월

- 고전은 역시 고전이었다. 이토록 철학적이고 전염병으로 배경에 놓였을 때 인간들이 취하는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다니! 확실히 코로나를 겪고 이 책을 다시 보니 인물들에 더 공감할 수 있었다고나 할까? 14세기 흑사병이 창궐했을 때도, 얼마전 코비드19 시기에도,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이 살아 있었을 것 같다. 의사 리외를 중심으로 다양한 인물들의 등장이 흥미롭고 알베뤼 카뮈만의 인물 성찰이 도드라졌다.

- 오히려 전염병 때에 멀쩡한 범죄자 '코타르', 전염병을 신앙적으로 이용하는 신부 '파늘루',  공무원 '그랑' 등 다양한 사람들의 직업과 전염병에 대한 태도가 나오지만 나는 도시가 봉쇄되면서 떠나지 못한 이방인 기자 '랑베르'가 독서하는 내내 마음이 쓰였고, 그의 탈출 시도를 응원하게 되었다. 이처럼 각 독자에 따라 응원하거나 공감하는 인물들이 달라서 이 책은 계속 사랑받고 있는 것 같다.

/ 랑베르가 맹렬하게 말했다. "저는 제가 해야 할 일이 뭔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내가 사랑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 잘못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215p /

- 한 도시 페스트의 시작과 소멸을 다룬 다소 혼란스러운 배경임에도 불구하고 카뮈만의 잠잠한 문체가 이 책 전체 분위기를 끌고 가서 좋았다. 아니면 원문의 숨결을 고스란히 담은 완역본의 맛일지도 모르겠다. 다른 페스트 번역본과 비교해 보고 싶어졌다.

/ 코타르, 타루, 리외가 사랑했던 그들과 그녀들. 그리고 죽거나 죄를 짓고 사라진 이들. 모두가 잊혀졌다. 노인이 옳았다. 사람들은 언제나 똑같았다. 392p /

- woojoos_story 모집 @saeumbooks(새움출판사) 도서 지원으로 우주서평단 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

이 여름 ‘아무 말‘에 대하여

자음과모음 2025.여름 - 65호
자음과모음 편집부 지음 / 자음과모음 / 2025년 6월

#도서협찬

 아직도 독서 생활 갈길이 멀었다고 생각했다. 자음과모음에 이런 훌륭한 계간지가 계속 나오고 있었을 줄이야? 비평부터 시작해서 시, 단편소설, 장편소설, 에세이 외 다양한 글들이 그득 담겨있었다. 벌써 65호 자음과모음 여름 계간지이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이번 여름호 포문 '크리티카'에는 많은 분들의 계엄과 탄핵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는데 그 안에 '아무 말'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이런 문장이 남았다.

- 거짓이 판치면 사람들은 진실을 갈망하게 되지만, 개소리가 판치면 사람들은 진실 자체를 하찮게 여기게 되기 때문이다. 13p -

 이념 갈등을 넘어, 진실 여부를 떠나 우리는 말도 안되는 소리들과 싸워야 하는 세상이 도래했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했는데 생각해보게 되었다.

 사실 나는 아직 시는 어려워서 곱씹어 읽다가 단편, 장편 소설에서 더 즐겁게 읽었다. 계간지의 매력은 내가 노력하지 않아도 고르고 골라주신 소설가들의 글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어떤 글들은 공감되었고, 어떤 글들은 낯설어서 신선했다. 

- 하지만 모든 관계에는 시효가 있는 것일까? (중략) 일정한 임계 지점을 지나면 더 이상 나아갈 곳이 없다는 것. 343p -

 평론가님들의 이메일로 주고 받으며 뜯어보는 이 여름의 시나 소설에 대한 이야기는 '자음과 모음' 계간지에서 가장 흥미롭고 부족한 어휘력이나 표현력에 도움이 되는 부분인 거 같다.

 이 계절 문학 흐름과 시대를 많은 지성인들이 다양하고도 꽉꽉 차게 표현한 한 권의 책이 나오기 까지 얼마나 많은 노고가 있었을지, 다른 한 권의 책 가격과 같이 구매해도 괜찮을지 고민이 많고 계속 계절이 바뀔 때 마다 눈여겨 볼 책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솔직하게 서평했습니다 -

암 이길 수 있다! 아자아자!

뫔 - 제대로 알면 재발 전이암도 반드시 낫는다
이재형 지음 / 아미북스 / 2025년 4월

- 한창 유방암 방사선 치료를 하고 있을 때 병원 대기실에 앉아 병원에서 틀어 놓은 영상을 보고 있었는데 암환자 중 치료에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환자와 부정적인 사고를 가진 환자의 예후가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는 영상을 봤었다. 명확한 수치와 결과로만 이야기하는 극 T 같은 병원 내에 이런 영상이 나와서 신기했는데 이 책을 보니까 비로소 이해가 되었다.

- 우리 몸은 아주 복합적이고, 무수한 신경과 세포들이 연결된 집합체이다. 문제가 되고 있는 암세포만 제거하는 현대 치료 방법은(어느 정도 길은 제시하지만) 일시방편일 뿐. 기존의 쌓여 왔던 나쁜 습관들, 고질적인 만성염증 등 근본적인 원인이 제거되지 않는다면 암세포 스위치는 또 켜질 수 밖에 없다.

- 하지만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 기존의 너무 불치병인 이미지가 강한 이 '암세포'와 나 자신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다면 반드시 이길 수 있으니 걱정마시라. 심신치유와 더불어 생활습관개선 등 굉장히 다양한 방법이 나와 일일이 말할 순 없지만 가장 놀랐던 것은 심리적인 것만 개선되도 상당한 치유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 나도 암을 확진 받은지 꽤 오랜 시간이 흘러 너무 안일하게 살아 왔는데, 암이 좋아하는 환경 '저산소', '고혈당', '산성' 상태를 만들지 않도록 노력해야겠고, 영양제에 의존한 부분이 많은데 음식으로 섭취할 수 있도록 식생활도 좀 개선해야 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다.

- 나처럼 암에 걸렸던 사람 뿐만 아니라, 걸리지 않은 비환우들도 건강 유지를 위해서 읽기 좋은 책이다. 특히 자연치유에 회의적인 부분이 조금 있었는데 적절한 예시와 데이터, 방법을 알려주니 쉽게 이해할 수 있었던 좋은 책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솔직하게 리뷰하였습니다. - 

두 고양의 모험이 펼쳐지는 깜냥 6 ‘하품이의 가족을 찾아라‘

고양이 해결사 깜냥 6 - 하품이의 가족을 찾아라! ㅣ 고양이 해결사 깜냥 6
홍민정 지음, 김재희 그림 / 창비 / 2023년 10월

#도서제공

- 초등학교 입학하니 1교시 전에 읽을 책 1권을 꼭 가지고 오라고 하더라구요. 학습만화는 금지고, 그렇다고 글밥이 많은 것을 싫어하는 초등학교 저학년 우리 딸에게 재밌으면서도 귀엽고, 교훈적인 책은 그렇게 많지 않았어요. 이 어려운 조건에 부합하는 책이 바로 이 '깜냥 시리즈'입니다.

- 학교 학부모 도서도우미 활동을 하면서 작년에 북활동 봉사를 많이 했었는데요. 올해의 추천하고 싶은 책이나 가장 재밌었던 책을 고르라면 아이들의 절반은 '깜냥'을 적어내더라구요. 벌써 누적 판매수가 80만부라는 것이 실감이 나더랍니다.

- 그 인기의 비결은 책의 배경인 거 같아요. 시즌 6권의 배경은 '동물병원'인데요. 1권의 아파트를 시작으로 태권도 장, 편의점 등 초등학교 아이들이 좋아하는 배경을 어찌나 쏙쏙 잘 뽑아서 귀엽게 그려냈는지, 거기다가 시크하면서도 마음이 따뜻한 '깜냥' 고양이의 매력에 어른인 저도 읽다가 빠져듭니다.

- 벌써 7권까지 나온 시리즈인데, 제가 가장 좋아하는 건 5권부터 랍니다. 왜냐하면 한 마리도 귀여운데 귀여운 고양이가 2 마리나 나오거든요. '하품이'와 '깜냥', 6권에서는 이 두 고양이가 동물병원에서 지내게 되는데 하품이가 갑자기 집고양이가 되고 싶어하거든요. 어떤 에피소드일지 기대해 주세요.

- 연내에 8권까지 나온다는 행복한 소식과 캠핑하는 깜냥이를 볼 수 있는 '깜냥 7권'도 어서 모두 소장하고 싶어집니다. 깜냥은 사랑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서평합니다 /

천하무적 개냥이수사대 보스를 잡을 수 있을 것인가?

천하무적 개냥이 수사대 시즌 2 : 5 - 블랙 사냥단 검거 대작전 ㅣ 천하무적 개냥이 수사대 시즌2 5
이승민 지음, 윤태규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월

#도서협찬

뭉치 형사와 까미 형사!

'개냥이 수사대'가 드디어 돌아왔어요.

과연 블랙 사냥단 보스를 잡을 수 있을까요?

초등학교 저학년 우리 딸은 책을 너무 좋아하고, 특히 탐정물을 좋아하는데요.

그래서 학교에 입학하고 학교 내 도서관에 자주 있어서 저도 '학부모 도서도우미'를 하게 되었어요. 이 와중에 우리 아이 성향을 아신 사서 선생님이 직접 추천해주신 책이 바로 이 '개냥이 수사대'시리즈 였답니다.

아시다시피 어린이책의 세계는 냉정해서 인기가 없으면 이렇게 시즌2-5화까지 나오기 쉽지 않지요. 또 인기만 있다고 다 좋은 책인가요? 내용도 부모님들이 꼭 들쳐보시길 바래요. 비속어가 난무하고 의미없는 장난으로 가득찬 책이 범람하는데 개냥이 수사대는 너무 알차요.

특히 이번 블랙사냥단검거대작전에서 보스 제이슨이 개냥이 수사대에게 함정을 파 놓아요. 바로 얼마전까지 우려되었던 '딥페이크'로 나쁜 일을 저지르는데요. 그런 잘못된 행동과 용어들에 대해서도 쉽게 배울 수 있는 책이랍니다.

과연 우리 개냥이 수사대가 함정에서 잘 빠져나와서 성공적으로 보스를 잡을 수 있을지, 흥미진진하게 지켜봐 주세요.

아쉬운 것은 시즌2도 시즌1처럼 5화가 끝인가봐요. 시즌3도 새로운 개냥이수사대와 보스로 또 우리에게 찾아오겠죠? 적절하게 있는 글밥양과 탄탄한 스토리로 가득한 개냥이수사대 시리즈, 저의 개인적인 견해로는 초등학생(특히 저학년)이 읽기 딱 좋은 어린이 추리책 같습니다. 추천해요.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솔직하게 평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