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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도 근육이 붙나 봐요
AM327 지음 / 흐름출판 / 2019년 10월
평점 :
나도 항암중에 요가를 했었다. 항암 후유증으로 다 빠진 머리를 단체에 보여줄 용기가 없어서 집으로 친절하게 와주시는 선생님과 함께 했었다. 인도에서 상당기간 살다 오시고 또 자주 왔다갔다 하셔서 그런지 내가 배운 건 아무래도 정통 요가 쪽에 가까웠던 거 같다.
아무튼 요가 중에 나긋나긋 인도어로 알려주셨는데 도무지 기억도 나지 않고, 정확한 단어가 궁금해서 요가 관련 책을 찾았는데, 이렇게 친절한 요가책 있기 없기?
일러스트에세이 찐이 나타났다!
술술 익히면서도 이렇게 오래 곱씹어 보고, 다시 보게 되는 건 그만큼 책이 좋다는 거겠지.
≪마음에도 근육이 붙나 봐요≫ 표지부터가 너무 이쁘다.

내가 요가책을 찾아 헤맨 건 가장 좋아했던 자세,
일명 누워만 있어도 되는 송장자세('사바아사나'savasana)가 사실 너무 궁금해서였다. 그런데, 이 책에 딱 있는 것이 아닌가? 내가 느낀 감정하고 그대로 말이다.
저는 이 시간을 보내며
죽음을 간접적으로 경험한다는 마음으로 머물러요.
-256p
쉬운 자세부터 어려운 자세까지 아주 귀여운 일러스트로 어디에 힘을 줘야 하는지, 어디에 효과적인지, 언제 하면 좋은지 친절하게 써있다. 요가에 입문하거나, 요가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정말 강력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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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 내용만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30대 여성이라면 공감할 만한 엄마와 딸의 관계를 AM327님의 예쁜 일러스트로 표현해 놨는데, 가슴이 뭉클해졌다. 요가에 관심이 없다고 해도 30대 여성에게 이 책을 다른 의미로 또 추천, 선물하고 싶어지는 이유이다.

내가 서른이 넘고 엄마가 육십이 넘고 나서야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나누었어요.
그러고 나니 커다란 나무 같아 보였던 엄마가 나의 친구이자, 한 여자로 보였어요.
-247p
30대가 되어 내가 싫어하는 거 좋아하는 거에 대해 조금씩 알아간다고 해서 좋아했다. 아프고 난 뒤 더더욱 남보단 나의 생각이 중요해졌는데, 이 책은 진짜 내 마음 속은 훤하게 들여다보고 있는 거 같았다.
AM327님도 요가를 통해 마음이 단단해진 탓인지 자신을 바라봐주고, 상태를 살피고, 늘 사랑해주는 것을 상당히 많은 PAGE에서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더욱 마음이 가는 책이다.

아프기 전에는 나한테 많이 인색했던 나.이제는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나를 사랑하게 되었는데... 그런 감정들 하나하나가 담겨 있었다. (나처럼) 아프지 않고도 많은 사람들이 이런 마음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내가 만난 요가 선생님도 AM327님 같은 말을 많이 하셨다.
요가 중 자신의 호흡에 집중하고, 자신이 어디에 힘이 들어가는지 집중하는데, 그것이 쌓이고 쌓이면 운동의 개념이 아닌 자기 자신에 대해 잘 알아가게 되는 거라고 했다.
그 때는 항암 중이라 너무 몸이 힘들고, 내가 도달할 수 없는 경지라고 생각했던 모양인지 인도에서 내려오는 수련의 일종 정도라고 흘러들었다.
이 책을 보고 나니까 어느 정도 알겠다.
비단 요가를 통해서만이 아니라 자신을 사랑하는 과정이 정말 마음에 근육을 붙게 하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가책인 줄 알았는데 인생지침서네,간단하고 어렵지 않은 일인데, 삶에 부딪혀 망각하고 지내왔던 우리에게
조금 더 자신을 사랑하고, 내면을 바라 보고, 마음의 근육을 키워보라고 권면해 주는 책.
가벼우면서도, 결코 얕지 않은 간만에 좋은 일러스트에세이 별 ★★★★★
오늘도 나마스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