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소녀 뗏목으로 44명 목숨구해

‘기적은 있다.’ 세기적 지진해일(쓰나미) 참사 속에서 극적으로 생환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잇따라 외신을 장식하고 있다.

인도령 니코바르 군도의 필로바섬에 사는 18세 소녀 마기 지푸스는 뗏목 한 대로 자신과 부모, 이웃 등 44명의 목숨을 구했다고 인도 일간 타임스 오브 인디아가 30일 보도했다. 마기는 지난 26일 해일이 밀어닥치자 대형 대나무 뗏목에 몸이 불편한 부모를 태우고 자신은 뗏목에 매달려 거친 바다를 헤쳐갔다. 파도에 휩쓸려 아우성치는 이웃들을 본 그는 그들에게도 “뗏목에 매달리라”고 했다. 필로바 사람 44명은 뗏목에 의지해 이틀 밤낮을 표류한 끝에 해안경비대에 구조됐다.

또다른 인도 소녀 메간 라지셰카르(13)는 해일로 불어난 물 위에서 꼬박 이틀동안 문짝을 붙잡고 견뎌내 목숨을 건졌다.

현지 신문 힌두스탄 타임스에 따르면, 군인인 아버지를 따라 니코바르 군도내 카르섬의 공군기지에 머물던 메간은 해일이 기지를 급습하자 물에 휩쓸렸다. 그러나 이틀 동안 문짝을 붙잡고 떠다니다가 물이 빠지면서 살아났다.

두살배기 스웨덴 남자아기는 태국에서 해일을 만나 미아가 됐으나 인터넷 덕분에 아버지와 만날 수 있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 아기는 카오락에서 해일에 휩쓸렸다가 혼자 길거리에 남겨졌다. 의사소통이 안돼 주위의 애를 태웠으나 태국의 한 병원이 웹사이트에 올린 그의 사진을 삼촌이 발견, 아버지와 재회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기민한 행동으로 고아 28명의 목숨을 구한 스리랑카계 미국인 다얄란 샌더스의 이야기를 전했다. 스리랑카에서 고아원을 운영해온 샌더스는 해일이 다가오자 고아들을 모두 모터보트에 태워 고아원을 빠져나갔다. 몇초 지나지 않아 고아원은 거대한 파도에 휩쓸려 만신창이가 됐다.

2004년 12월 30일(목) 오후 6:00 [경향신문]-김민아기자 makim@kyunghyang.com

사진은  31일 태국 반 남 켐에서 지진해일로 부셔진 자신의 집앞에 놓인  한 소녀의 영정

사망자들의 영혼에 안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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